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2014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었다. 동지를 보면 그해 겨울의 추위와 다음 해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하니 선조들의 지혜에 그저 탄복만 나올 뿐이다. 그런 지혜는 요즘 말로 해석해 보면 전부 빅데이터에 근거한 놀라운 분석력과 예측력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서양처럼 실제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지는 않았지만 기록의 산물을 실제 생활에 접목하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변환시키는 것은 매우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로 ‘24절기’를 꼽을 수 있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24절기’
빅데이터 분야에 있어서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것은 바로 날씨와 지진이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지진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적으로 봐도 정말 미미했다.

하지만 날씨는 모든 사람이 매일 접하는 삶 그 자체이고, 특히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었던 시절에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빅데이터가 바로 날씨다.

일년의 날씨 변화와 농사에 대한 정보를 서로 연계해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24절기다. 시대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렇게 멋진 빅데이터를 필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이제 빅데이터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24절기가 빅데이터 산업에 있어서는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의 24절기, 지금은 어느 절기인가?
겨울에 해당하는 24절기에는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이 있다. 입동(立冬)은 말 그대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고, 대한(大寒)은 겨울의 끝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실제로 입동부터 점점 추워져 소한 무렵에서 추위의 절정을 이루게 되고 겨울의 끝자락은 대한이 맡는다. 대한은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날씨와 마찬가지로 경제 역시 커다란 사이클을 반복한다. 날씨처럼 경제를 24절기에 비유할 수도 있다.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종합해 현재 어느 시기에 해당하는지를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필자가 그런 현상들 중에서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이 바로 온라인쇼핑의 성장과 관련한 뉴스다. 특히 요즘 중국의 싱글데이 매출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중국의 아마존에 해당하는 알리바바가 싱글데이 하루 동안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하니 이건 상상 이상이다.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 경제 역시 호시절은 지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입동(立冬)을 지나 소설(小雪)로
지금 우리 경제를 날씨로 비유해보면 겨울인 것은 틀림없다. 그럼 겨울 중에서 어느 절기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한데 필자가 보기엔 이제 막 입동을 지나 소설을 향해가는 중인 것 같다.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양극화로 인해 유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가격이 되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똑똑한 소비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양극화는 심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경제가 이제 소설을 향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격이 최우선 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온라인쇼핑은 점점 더 활성화 된다는 말이다. 이런 트렌드가 특정한 날이나 기간에 접목되면서 요즘 말로 데이 마케팅이 빛을 발하고 있는 데, 그래도 역시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최고라 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 최대 호황기 ‘블랙 프라이데이’
중국의 싱글데이는 11월 11일 단 하루지만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말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지라 이 기간 동안 가격 때문에 사지 못했거나 좀 더 싸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한꺼번에 몰린다. 지갑이 얇아서 평소에 사지 못했던 상품을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사는 것이다.

필자가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만의 세일 행사가 아니라고 말씀드린 바가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인이 기다리는 할인 행사 기간이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인한 양극화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고 전 세계가 인터넷과 모바일로 실시간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동조화 현상의 리드타임도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의 누구와도 실시간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다른 말로 정보 교환 리드타임이 실시간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또한 정보와 다른 한 축인 물질 교환 리드타임이 아직 정보 교환 리드타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주일이면 배송이 가능하게 된 것도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물질 교환 리드타임은 점점 더 단축될 수 밖에 없다. 정보 교환 리드타임의 속도에 일정 밸런스를 맞춰야만 어느 정도 균형이 이룰 수 있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해 더 많은 산업이 발전하면서 관련 또는 연관 업종이 한 단계 발전하는 선순환 사이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의 핵심산업은 물류업종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는 우리 물류산업이 빛을 보지 못하고 늘 그림자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서는 가장 뜨거운 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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