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지난 달 물류신문 17주년 창간 세미나에서 아마존의 물류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강의를 한 시간 정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물류회사들이 아마존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필자도 세미나 준비를 하면서 아마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이제까지 정리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이 교통 정리가 되어서 한 동안 숙제를 미루다가 한번에 끝낸 느낌이 든다.

올해도 어느새 11월이다. 모든 회사들이 한 해 동안 자신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다가오는 2015년을 준비하는 달이 된 것이다.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회사도 있고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아예 목표 근처도 가지 못하는 회사도 있을 것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모든 것은 스마트폰으로 통한다는 말처럼 이제는 쇼핑도 앱쇼핑이 가장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오프라인 유통회사 역시 온라인 쇼핑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에 대한 규제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는 내수 부진의 영향에 견딜 수 있는 유통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온라인 유통은 이제 로컬을 벗어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단일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역사적인 유통 트렌드 하나만 보더라도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와 리스크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방식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통기업은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인터넷 쇼핑몰을 리뉴얼하고 쇼핑앱을 만들었다고 해서 저절로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탈바꿈되지는 않는다.

대다수 유통기업이 착각의 늪에서 잘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하고 연계해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 사업에 진출하면 훨씬 큰 시너지가 발생하고 이를 통해서 신규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1994년 아마존 출범 이후 오늘날의 세계 최고 온라인 쇼핑기업인 아마존이 되기까지 언제나 자신의 태생인 온라인 쇼핑사업을 강화하고 집중화하는 것에서 결코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온라인 유통 기업도 마찬가지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수익을 많이 내고 있다고 해서 그걸 기반으로 오프라인 유통으로 확장하거나 다른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여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서 온라인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회사가 너무나 많다.

그런 일을 기획하거나 신규 사업을 해야 하는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면 위의 사유가 정말 타당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타당성도 있고 매우 논리적이다. 말 그대로 그냥 논리적일 뿐인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아무리 쇼핑몰을 근사하게 리뉴얼하고 쇼핑앱을 만들고, 엄청난 프로모션을 진행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해도 그건 단지 그때 뿐일 수 밖에 없다.

오프라인 DNA와 오프라인 사고 방식으로 이루어진 토대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온라인 DNA와 사고 방식으로 전환 될 수 있겠는가? 그건 불가능한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앱은 단지 고객을 만나는 채널이지만 그 뒷면에 숨어 있는 온라인 사고에 대한 철저한 동기화가 없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온라인 쇼핑에 집중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온라인 사고에 대한 동기화 과정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집중화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농후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 글로벌 온라인 트렌드라는 전무후무한 메가 트렌드로 인해 유통과 물류의 사업 영역이 허물어지고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통합되는 파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사업 영역의 벽을 허물고 있는 회사가 대부분 유통기업이라는 점이다. 특히 아마존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물류산업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물류의 메가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유통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물류기업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온라인유통기업이 자신의 온라인 사업 집중화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더 많은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그런 아마존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의 핵심이 상품이 아니라 물류이며 물류경쟁력이 바로 온라인 쇼핑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정확히 알고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자세인 것이다.
결국 아마존의 지향점은 대외적으로는 ‘A~Z까지 모든 것을 판다’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물류회사가 목표가 될 것으로 필자는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물류회사가 되어야만 지구상에서 가장 고객을 중요시하는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처럼 유통기업에서 물류 영역으로의 확장은 기존의 물류기업들에겐 새로운 기회이자 엄청난 리스크가 될 것이다.

그런 흐름에 우리나라 유통기업도 예외 일 수 없다. 일부 유통 대기업은 이미 물류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활발히 M&A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기업도 물류 인프라 확보와 서비스에 점점 더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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