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의 물류전략<마지막회>

세계화·정보화·민주화
현재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모두 미래학자라고 한다. 그만큼 변화가 많아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예측이 어려움은 물론, 불안과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 사슬(Global Supply Chain, GSC), 글로벌 가치 사슬(Global Value Chain, GVC)로 특징짓는 경제적 세계화, 기업 활동의 세계화는 경제적 변화의 주된 흐름으로, 글로벌 물류, 물류의 고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물류의 역할은 더욱 늘어나며, 기능은 더욱 다양해지며, 서비스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그러나 삶의 여러 측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다 폭넓은 변화들은 무엇이며, 물류 측면에서의 대응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질문을 던져야 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세 가지 큰 흐름은 세계화, 정보화, 특히 후기 정보화, 그리고 민주화 내지 개인주의의 확산이라고도 얘기된다. 물론 이 세 현상은 밀접히 연관되며, 상호작용으로 변화를 촉진시킨다.

특히 정보화는 이들 변화의 핵심이며, 생산, 유통, 물류, 소비 등 경제활동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기업 글로벌화의 특징인 GVC, GSC 등도 정보화와 관련된 통신, 교통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 현상의 기본적인 두 축도 정보와 물류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발달이 변화를 주도한다면 물류는 이 변화를 지탱해 주는 동맥이며. 특히 후기정보화사회의 전개는 물류서비스 형태를 크게 변화시킨다. 후기 정보화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의식기술, 뇌 공학, 인지공학에 나노, 바이오 등을 합쳐 융합의 시대가 전개되고, 정보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미세하게 생활 속에 침투하고, 인류 활동영역을 확장하며 인간의 상호 관련성을 증진시키고 있다(유엔 미래보고서 2025). 이는 삶의 개별화를 촉진시키고 상호 관련성, 융합, 통합도 증대시킨다.

이러한 물류 환경 변화 들은 물류서비스 제공에도 커다란 도전을 제공하고 있다. DHL(Logistics Trend Radar, Version 2014)에 따르면 글로벌화와 더불어 지역화, 지역 힘의 강화가 일어난다(Regional empowerment).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가변성이 증가하고, 공급사슬이 더욱 복잡해지며, 새로운 소싱 전략이 필요해지는데서 연유한다.

또한 자원과 환경의 문제로 순환경제(Circle Economy)와 지속성(Sustainability)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공급사슬(Supply Chain)은 공급서클(Supply Circle)로 변화한다. 정보사회는 또한 소유권(Ownership) 선호의 사회를 자산 공유, 공동 사용, 즉 나눔경제(Share economy)로 바꾼다. 이는 크라우드(Crowd) 기법을 사용하는 매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잉태케 하며, 크라우드 소싱 물류서비스를 활용케 한다.

3D프린터 기술의 출현은 ‘제품의 이동 대신 프린팅 하라(Stop Moving Goods - Start Printing)’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물류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혁신적인 물류기업은 전통적 기업과 3D기업을 포함하는 복잡한 네트워크를 편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 중심화 현상 증가로 메가 도시들이 출현하여 도시 물류가 주 관심사가 된다. 도시 중심화 현상은 대한상공회의소의 ’2020 공급체인 보고서’에서도 지적되었다. 이 보고서는 이밖에도 글로벌화로 일어나고 있는 다음의 여러 변화들이 물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디지털미디어(Digital media)로 무장한 첨단 소비형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서비스 증대. 건강과 안위의 중요성 증대.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증대. 중국, 인도 등으로 경제 권력의 이동. 에너지, 물, 식량 등의 자연자원의 희소화, 생산비의 상승. 환경, 지속가능성, 식품안전 같은 민감한 분야를 비롯한 규제 강화, 가시성(Visibility)과 추적능력을 갖춘 동기화된 가치사슬 탄생 등 각종 공급망 기술의 도입 가속화.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정보기술의 보급 확대 등이다.

위 두 보고서에서는 도시화, 클라우드를 비롯한 여러 정보기술의 발전, 자원, 환경과 지속성의 문제, 소비자 서비스의 변화 등이 물류가 대면할 주요 변화로 공통적으로 제시되었다.

물류가 대처하는 방안으로는 글로벌 공급 사슬 네트워크의 조직에 있는 슈퍼 그리드 로지스틱스 회사의 출현, 실시간 서비스의 확장(실시간 정보를 지능 적이고 상호작용적인 분석 틀에서 통합함), 예측적 물류(Anticipatory Logistics, 빅데이터 사용, 분석 후 예측, 활용 과정의 효율성과 서비스질을 높임)등이 예견되었다.

순환적 물류에 따르는 지방적, 지역적 물류, 그리고 글로벌 초 그리드(Super Grid) 형성, 물류 흐름의 묶음화(Bundling), 동시적 복합운송화(Synchro Modality), 네트워크 조직화(Network Orchestration) 등의 현상을 가져올 것이 전망되고, 미래의 물류 주제로 서비스로의 물류(Logistics-as-a-Service, LaaS), 물류장터(Logistics Mall), 서비스로의 공급사슬(Supply Chain-as-a-Service, SCaaS), 그리고 수요공급사슬관리(on-demand SCM) 등이 떠오를 것이다. 공동의 공급망의 최적화, 이를 위한 공동 복합운송망 구축이 요구되고, 도시화 물류 확대로 전자상거래 및 택배가 성장하고, 도시에 맞는 특성화물류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별화·공유화·통합화
미래의 변화에 대한 전망은 어디까지나 예측이다. 인간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업 공급측면에서의 GVC, GSC, 즉 글로벌 네트워크 경제 형성과 공급사슬에서 소비자 힘의 증대는 비교적 뚜렷한 두 개의 변화의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화가 제공하는 편리성, 연결성은 도시화속에서 개별 소비자, 개인의 힘과 역할을 크게 증대시킨다. 경제활동의 주도권이 제조기업에서 소비자에게로 넘어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글로벌화, 정보화와 기술 발전은 개개인의 힘과 경제활동에의 참여 정도를 높이고 있다.

프로슈머 활동의 확산에서도 보이듯이 소비자는 점점 생산과정, 생산 활동에도 깊이 참여하고 있고, 자신들의 기호를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비록 글로벌화는 기업의 대규모화, M&A를 통한 대형 글로벌 기업을 태동시키고 있지만, 시장에서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지고, 개별화하고, 특수화하고 있다.

소비행태(구매와 유통과정 포함)의 다양화, 개별화, 특수화는 앞으로 더욱 진전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물류서비스는 더욱 강조되고, 물류활동의 기본 동기도 바뀌어가고 있다. 이제까지의 물류에 대한 관심이 제조기업 입장에서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통합적 물류의 실현이 주였다면, 이제는 이에 더하여 소비자 기호에 맞추는 탄력적 물류 서비스, 개별적 맞춤 물류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수요 견인(Demand-pull)물류가 강화되고, 위에서 언급한 수요 공급사슬관리(On-demand SCM), 공급과 수요의 통합적 공급사슬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더욱 새로운 정보기술의 개발은 이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함은 물론, 욕구의 고도화·다양화·개성화를 강하게 자극하며 이러한 경향을 촉진할 것이다.

흥미 있는 것은 후기 정보사회는 개별화와 더불어 통합과 융합의 특성을 지니고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유보다 나눔, 공유가 강조되고, 한계 비용 제로시대의 전개가 주장되며, 정보와 지식의 공개, 공유,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융합, 통섭, 화합 등이 시대의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물류는 GSC, GVC의 전개, 도시화 등에 대비하여 보다 고도화된 기업 활동 서비스를 강화함은 물론, 개별 소비자에 대한 탄력적이며 특화된 서비스제공, 그리고 공동물류 서비스 제공 등 크고 작은 여러 형태의 공동체적 활동에 대한 서비스 체제 구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종래의 물류, 공급사슬의 범주에 유통과 마케팅기능이 더욱 긴밀하게 결합된 복합물류 형태를 요구할 것이다.

물류 변화는 세계화와 더불어 진행되는 지역화, 도시화에 맞추어 정보화에 토대를 둔 지역의 경제활동 거점화, 통합화를 국가적 핵심적 과제로 만들고 있다. 이에 최근 글로벌 물류 교류가 편리한 임해지역에 해양도시의 성장, 항만 배후부지의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

항만은 국제 교역상의 편리로 인하여 제조·유통 기능까지 항만지역으로 집중되면서 공항과 더불어 GSC, GVC, 글로벌 물류관리의 거점이 되고 있다. 항만의 운영과 서비스 제공이 글로벌 기업의 공급 사슬 관리에 부합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배후지에 글로벌 기업의 물류 관리, 조립, 가공, 제조가 집중되고 있다. 이는 항만 지역을 글로벌 경제 활동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항만 배후지, 인접지역에 자유무역 지역, 경제자유구역 등을 설치하는 등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하여 기업의 물류, 유통, 제조 활동의 거점으로 조성하고, 정보의 발달을 활용한 금융, 통상, 연구, 문화, 교육, 의료 등 각종 서비스 제공으로 상호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통합적 첨단 도시로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부산과 인천 등, 여러 항만에 항만 배후지가 광범위하게 공급되고 있는 바 이들 지역을 세계적 변화 추세를 잘 활용하는 통합적 첨단도시로, GVC, GSC 거점으로 개발함이 국가발전을 위하여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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