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로 인해 물류의 공간적 범위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글로벌 수송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인 해운시장은 기존 단순한 공동운항의 제휴관계에서 벗어나 단기간에 전 세계에 걸친 서비스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개별선사의 운항빈도를 확대하고 운송시간 단축을 목표로 하는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연대별 M&A 사례와 특징을 살펴보았다.

▶ 글로벌 제휴체제의 생성기 (1995년~1996년)
해운업계 최초의 얼라이언스는 1995년 3월 APL, MOL, Nedlloyd, MISC(일부 항로 참여) 4사가 ‘Global Alliance’ 그룹을 결성한 것으로, 세계 정기선해운시장에서 글로벌 제휴체제가 가시화됐다. 이어 1996년 1월 Hapag-Lloyd, NOL, NYK 3사가 ‘Grand Alliance’ 룹을 결성하였으며 OOCL은 글로벌 얼라이언스 그룹에 합류하였다.

1996년 6월 Maersk사와 Sea-Land사가 이미 주요 항로에서 다양하게 실시해 오던 단순 제휴관계를 통합하여 글로벌 제휴관계로 확대 개편했으며 구주항로에서 Maersk사와 공동운항을 실시해 오던 P&OCL사는 ‘Grand Alliance’그룹에 합류하였다.

그 결과 세계 정기선해운시장에는 APL / MOL / Nedlloyd / MISC / OOCL의 ‘Global Alliance’그룹, Hapag-Lloyd / NOL / NYK / P&OCL의 ‘Grand Alliance’그룹, 그리고 Maersk / Sea-Land 그룹 등 3개 그룹에 의한 글로벌 제휴체제가 형성되었다.

▶ 글로벌 제휴체제의 1차 개편기 (1997년~2000년)
초창기 글로벌 제휴체제 시기는 지속되는 선복량 증가와 해상물동량 증가세 둔화에 따른 해운시장의 수익성 악화로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따라 1996년 하반기부터 주요 선사들은 전략적 제휴 체제 하에서 발생하는 관리조직의 중복성, 조직통제의 복잡성 등을 해소하고 불필요한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경쟁 또는 협력선사와의 M&A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1997년 1월 P&OCL사와 Nedlloyd사가 P&ON사로 합병되었으며, 이어서 한진해운이 DSR-Senator사의 지분 70% 이상을 인수하고 NOL이 APL사를 인수하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국제적인 M&A가 진행됐다.

또한 CP(Canadian Pacific) Ships사가 CAST, Lykes Line 및 Contship 등을 차례로 매입하여 선대 및 영업력을 확충하였으며, CMA사가 자국의 국영선사 CGM사의 지분을 인수하여 경영권을 확보하였다. Hapag-Lloyd사는 자사의 소유권을 재벌그룹인 Preussag사에 매각하여 재정적 경영기반을 조성하였다.

1999년 7월 덴마크 Maersk사의 모기업인 A.P. Moller그룹이 미국 CSX사의 해운부문 자회사인 Sea-Land사의 국제 컨테이너운송부문을 인수하여 세계 최대의 선사 Maersk-Sealand사가 탄생하였다.

한편 Evergreen은 1998년 자회사인 이탈리아의 Lloyd Triestino사를 인수하고 1999년에는 자회사인 Uniglory Marine사를 합병함으로써 글로벌 서비스체제를 구축해 나갔다.

그러나 1998년 초 글로벌 얼라이언스 그룹의 의무존속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글로벌 제휴그룹의 출현과 함께 추가적인 제휴체제의 확대가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먼저 합병선사인 P&O Nedlloyd사는 합병 이전에 소속되어 있던 2개의 글로벌 제휴그룹 중 그랜드 얼라이언스 그룹을 선택했고, MISC 및 OOCL사의 합류로 크게 보강되는 그랜드 얼라이언스 그룹의 최대선사로 글로벌 제휴체제의 서비스 재편을 주도했다.

현대상선은 북미항로에서만 실시해 오던 단순한 공동운항에서 벗어나 M&A에 의하여 초대형선사로 부상한 APL(NOL) 및 MOL사와 새로운 뉴월드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한진해운도 1998년 3월 이미 인수한 DSR-Senator사와 조양상선의 트라이콘 공동운항그룹과 글로벌제휴를 결성했으며, UASC사를 이에 합류시켜 새로운 글로벌 제휴그룹 ‘United Alliance’를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세계 정기선해운시장은 그랜드 얼라이언스(Hapag-Lloyd/MISC/NYK/OOCL/P&O Nedlloyd), 뉴월드 얼라이언스(현대상선/APL/MOL), 그리고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조양상선/한진해운/Senator/UASC)의 3개 글로벌 제휴그룹으로 재편되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망을 구축한 Maersk-SeaLand 및 Evergreen/Lloyd Triestino의 2개 초거대 선사가 세계 정기선해운 글로벌 제휴체제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COSCO는 일본 K-Line과 대만의 Yangming과 CKY그룹을 형성, 세계 주요 항로에서 다양한 공동운항서비스를 실시하여 상당 수준의 글로벌 서비스체제를 구축했다.

또한 중국의 CSCL은 프랑스의 CMA-CGM사 및 스위스의 Norasia사와 협력관계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글로벌 서비스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정기선해운의 글로벌제휴체제는 다시 3개 글로벌 제휴그룹과 2개의 초대형 선사에 의한 체제로 재편되었다.

▶ 2차 개편기 (2001년~2010년)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해운시장의 글로벌 제휴구조는 2002년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에 속한 한진해운이 CKY 얼라이언스그룹(COSCO, K-Line, Yangming)과 제휴함으로써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의 해체와 함께 새로운 CKYH 얼라이언스 그룹이 탄생하였다.

이로써 CKYH 얼라이언스 그룹의 5개 선사는 총 337척의 선박, 85만 TEU의 선복량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CKYH 얼라이언스 그룹으로 출범하게 되었다. 그러나 국내 3대 선사이자 유나이티드 얼라이언스에 속한 조양상선은 무리한 항로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001년 9월 파산했다.

한편 2005년 8월에는 Maersk-Sealand가 그랜드 얼라이언스에 속한 P&O Nedlloyd를 인수하고 Maersk Line으로 출범함으로써 P&O Nedlloyd는 그랜드 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게 되었다.

이로써 세계 정기선 해운시장의 제휴그룹은 뉴월드 얼라이언스, 그랜드 얼라이언스, CKYH 그룹의 3개 제휴 그룹과 Maersk Line 및 Evergreen의 2개 초대형 선사에 의한 글로벌 서비스체제로 재편되었으며, CMA-CGM, CSCL, MSC, Zim 등의 대형 선사들은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유지하였다.

이처럼 2000년대 들어서도 해운업계에서는 M&A의 움직임이 가속화됨에 따라 제휴그룹 또한 재편되었으며 주요 정기항로는 M&A로 기업을 확대시키는 기업과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 기업그룹에 의해 시장이 점유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었다.

▶ 3차 개편기 (2011년~2014년)
해운시장에 있어서 글로벌 제휴체제의 3차 개편기에는 현대상선이 소속된 TNWA(The New World Alliance) 얼라이언스와 GA 얼라이언스의 양대 해운동맹이 합쳐져 2011년 ‘G6’라는 새로운 해운동맹체가 탄생됐다. 이후 2014년 2월에는 CKYH그룹이 그 동안 독자 경영을 해오던 Evergreen을 영입, ‘CKYH+E’그룹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올해 해운시장의 최대 이슈가 되었던 글로벌 3대 선사인 Maersk, MSC, CMA-CGM의 ‘P3 네트워크’ 결성 계획은 중국의 반대로 결국 무산됨에 따라 Maersk와 MSC는 CMACGM을 제외한 채 지난 6월 ‘2M’그룹을 결성하였다.

한편 세계 1, 2위의 해운선사의 얼라이언스 결성에서 소외된 세계 3위의 CMA-CGM은 지난달 9월 중국의 CSCL, 중동의 UASC와 ‘Ocean 3’라는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Ocean 3는 중국의 CSCL이 포함된 만큼 중국노선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G6 얼라이언스 그룹에 속해 있는 Hapag-Lloyd는 2014년 4월 20위권의 칠레의 CSAV와 합병계약을 체결한 후 9월 EU로부터 승인을 받음으로써 evergreen과 COSCO를 제치고 세계 4위의 컨테이너 선사로 부상하였다.

정기선사들이 이처럼 M&A 및 글로벌 제휴를 통한 기업결합에 의하여 초거대 메가 케리어(mega carrier)로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네트워크화 시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원가절감, 시장지배력 강화라고 하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해운선사들의 물류자회사 출현 현황
글로벌 해운선사들은 1999년 OOCL의 OOCL Logistics 설립을 필두로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자사 산하의 물류자회사 설립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현재 NOL에 합병된 APL의 APL Logistics(1999)과 Maersk Line의 Maersk Logistics(2000), MOL Logistics(2001), K-Line Logistics(2001), Hanjin Logistics(2001), CMA CGM Logistics(2004) 등 대부분의 글로벌 선사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앞다퉈 물류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이처럼 선사들이 3PL기능을 갖춘 물류자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이유는 화주들의 통합물류서비스에 대한 니즈에 부응하면서 자사의 해운물량을 기반으로 고부가 물류서비스를 창출하여 이윤 증대를 도모하려는 것이며, 소위 ‘탈중개업자 현상(disintermediation)’이라고 지칭되는 선사들의 3PL업체 배제과정은 화물운송주선인의 역할 축소를 의미한다.

이처럼 선사들의 물류자회사들은 화주에 대한 3PL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결국 선사로부터 선복을 구매하는 화물운송주선인과 선사 간 경쟁관계 돌입을 의미한다. 이러한 선사계 물류자회사의 출현은 기존의 트러킹 기반의 물류업체, 포워딩업체, 해운선사로 구분되던 서비스 영역의 경계가 점차 파괴되면서 국제물류시장에 있어서 해운기업과 대형물류업체간 경쟁으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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