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늦은 장마와 빠른 추석으로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9월이 어느덧 중순이다. 그냥 요즘 날씨만 보면 여름과 가을의 중간인 여을(여름+가을)이라는 간절기를 만들어도 될 것 같다.

우리 경제의 흐름도 자연의 흐름과 별반 다른 것 같지 않다. 지금 상황은 경제의 간절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 간절기가 경제가 좋았다가 나빠지는 상황이면 그나마 불행 아닌 불행이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가 장기 침체로 전환되는 간절기인지라 엎친 데 덮친 격인 것 같다.

2014년 3분기도 그렇게 다 지나갔지만 경기 침체 여파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여기에 빠른 추석으로 인해 예전 같은 추석분위기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그런 쓸쓸한 추석 풍경이 현재 우리의 경제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는 우리 말이 이제는 무색할 지경이다. 기존에 명절 특수를 누렸던 업종의 경우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특수라는 단어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온라인을 통한 단일시장화 잘 살펴야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기존의 명절 특수 업종이 사라지는 만큼 새로운 업종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명절을 보내는 우리의 행동 패턴 자체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그런 현상이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조금 더 빨리 진행되는 것일 뿐이다. 이런 현상은 진화 과정을 거쳐온 프랙탈 법칙과 동일한 것 같다. 마치 현재 생존해 있는 모든 생물의 유전자가 우성인자로만 구성되어 있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전 세계가 온라인을 통해 단일 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지금이지만, 그러한 유통의 변화와 함께 사회적인 트렌드 역시 함께 동조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한 양극화 문제는 비단 경제 문제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경기 침체 현상은 전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것이며, 경기 침체로 인해 점점 더 심해지는 양극화 문제 역시 전 세계가 동조화되어 함께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다.

일례로 좋은 일자리의 감소와 청년 실업률의 증가로 인한 대도시로의 집중화 현상도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트렌드라 할 수 있겠다.

변화의 흐름을 절대 놓쳐서는 안돼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그 흐름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런 흐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역행하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만 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나무를 보는지 숲을 보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나무를 보고 있으면서 자신은 숲을 보고 있다고 착각하며 행동하는 것이다.

한 순간의 착오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동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렇게 해서 되돌릴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 격차를 좁히는 것은 기존 방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흐름을 바꾸겠다는 정책이나 전략은 늘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전 세계의 트렌드를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는가? 애당초 그건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 변화의 흐름에 잘 대응을 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그러질 못하기 때문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변화에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나 회사의 정책이나 전략을 바라보면 그 정책과 전략이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대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정부에 국한 되지 않는다. 민간 기업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온라인 집중에 따른 구조적 문제 해결 시급
그림에서 보듯이 경기 침체의 파생 구조로 인하여 발생한 온라인 집중과 대도시로의 집중은 전 세계가 동조화되어 나타나고 있는,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트렌드라 할 수 있다. 즉, 온라인 집중과 대도시 집중을 억제하는 정책이나 전략은 그래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우리 모두가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파괴로 인해 좋은 일자리가 감소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오프라인의 온라인화로 인한 실업률 증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나 전략이 절실하다 하겠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유통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고 앱 쇼핑몰을 만들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온라인 유통회사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날의 아마존이 하루아침에 탄생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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