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수의 콜드체인과 적정물류온도

 

콜드체인물류를 적용해야 하는 총 물동량이 얼마인지 공식적인 통계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국내 생산지에서 유통기지를 거쳐 소비자에게 운송되는 국내 생산 식품과, 해외에서 수입되어 공항이나 항구에서 유통기지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운송되는 수입식품을 합한 전체 양 중에서 콜드체인 관리를 해야 하는 식품의 양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물류입장에서 궁금할 수밖에 없다. 또한 수급 변화에 따른 물동량이 농·수·축산물별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것이 과제이기도 하다.

콜드체인의 관리가 약품, 바이오제품, 전자제품 등에도 적용되지만 전체적인 총량을 짐작하기 위하여 우선 식품에 국한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콜드체인이 필수적인 농·수·축산물 중에서 정부 통계에 잡힌 물량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축산물 콜드체인 물동량 연간 200만톤 상회
2013년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림축산식품통계연보”를 참고하여 2012년 우리나라 농가 중 식품으로 쓰이는 가축, 즉 한육 소, 돼지, 닭,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는 16만 451가구이다. 이들 농가에서 한육우 약 300만 마리, 돼지 1,000만 마리, 닭 1억 5,000만 마리, 오리 1,70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2013년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를 통해 축산물의 품목별 수급량을 보면 소고기는 국내생산 23만 4,000톤, 수입 25만 4,000톤이고, 돼지고기는 국내생산 75만톤, 수입 27만 5,000톤, 닭고기 국내생산 46만 4,000톤, 수입 13만톤이다.

이 3가지 기본품목 축산물의 총량은 국내생산분 144만 8,000톤, 수입분 65만 9,000톤으로, 운송해야할 축산물 총량은 210만 7,000톤이다. 10톤 트럭으로 연간 21만대, 하루 575대 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축산물은 전량이 콜드체인관리를 받아야 하는 품목으로, 국내생산분은 냉장관리, 수입분은 냉동관리를 받는다.

수산물 물동량은 축산물의 3배 정도
2013년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림축산식품통계연보”의 수산물 분야를 보면 2012년 기준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15만 3,106명으로, 총 인구 5,000만 4,441명의 0.31%에 지나지 않는다. 국가 총가구수 1,795만 675가구의 0.34%인 6만 1,493가구가 어업과 양식업에 종사한다. 어업(양식업 포함)에 종사하는 인구는 매년 줄고 있어서 2001년 23만 4,434명이던 것이, 2012년에 15만 3,106명으로 35% 이상 감소하였다.

어업종사 인구가 줄고 국내생산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수산물 소비는 늘고 있어 수입 수산물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인 수산물소비량은 2000년 36.8kg에서 2011년 53.5kg로 매년 늘고 있다(2012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시 감소).

해외수입량이 많아진다는 것을 2014년도 발간한 해양수산부의 “수산정보포탈”을 근거로 살펴본다. 어업의 종류는 일반해면어업, 천해양식어업, 내수면어업, 원양어업으로 나누어지는데, 2013년 생산량을 보면 천해양식어업의 내용인 활어가 170만 2,000톤, 일반해면어업의 주종인 선어가 82만 9,000톤, 냉동냉장이 60만 4,000톤으로 총 313만 5,000톤이다. 같은 해 수입량이 538만 7,000톤으로, 2013년 국내 총 물동량 852만 2,000톤 중 국내생산이 37%, 수입이 63%이다.

국내생산 일반해면어업은 선어로 유지하여 냉장으로 운송, 보관해야 하므로 원양공급분과 함께 확실한 콜드체인 대상 수산물로 보아야 하겠으나, 주로 활어로 유통되는 천해양식어업생산물은 수조탱크에 의해 살아있는 수산물로 운송되므로 콜드체인 대상인지에 대해 이견이 있다. 수입분의 경우 일부(2%) 활어물량이 있지만 대부분은 콜드체인 관리 대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2010년 12월 내놓은 “수산물 유통효율화를 위한 비용절감연구”의 ‘식품유통별 운송비중’에 따르면 상온으로 운송되는 수산식품의 유통별 물량비중은 식품제조업에서 5%, 식품유통업에서 5%, 외식업에서 13.5%이다. 이를 참고로 하면 약 6~7%가 상온 운송된다고 추정할 수 있는데, 이들 상온물량과 활어부분 약 27%를 제외한 수산물 물동량이 콜드체인관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국내 총 수산물 물동량 850여만 톤 중 상온물량과 활어물량 약 34%를 제외한 년간 약 550만톤의 수산물이 콜드체인 물량의 대상일 것으로 어림잡아본다. 이는 10톤 트럭 연간 55만대, 일일 1,500대 분량이 된다.

농산물의 콜드체인 물동량 산출은 도전과제
농산물의 대부분은 물류과정에서 상온으로 처리된다. 곡물, 채소류, 구근류, 과일류는 상온으로 운송, 보관되고 일부 가공한 농산품, 두부, 케익, 콩나물 등이 냉장온도로 보관되기를 권장하고 있으며, 신선도를 판매의 전략으로 유도하는 매장의 신선채소 전시는 냉장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신선농산물은 판매장소뿐 아니고 생산지에서 유통과정 상물류센터나, 대형 창고, 유통배송센터에서 일시 보관 되더라도 일정한 냉동 또는 냉장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콜드체인 대상인 해외 수출 과일류는 대부분 해상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변질을 방지하기 위하여 냉장 또는 냉동으로 처리되어 리퍼컨테이너에 적재되거나 또는 특수 냉장포장 되어 수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의하여 냉장이 요구되는 신선농산물 중에는 양파, 버섯, 감, 배, 사과, 포도, 파프리카, 오이, 체리토마토, 호박, 만두 등이 수출품목으로 인기가 있다. 배, 사과, 복숭아는 대만 등에 지속적으로 수출되는 신선 과일이다. 수출지 생산지역에서의 해외운송을 위한 패키징부터 적정온도관리가 요구되는 품목이다.

2013년 9월 정부가 발표한 ‘농수식품 수출확대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 규모는 2008년 44억불, 2009년 48억불, 2010년 59억불, 2012년 80억불로 성장했다. 품목별 비중을 보면 농수산물가공식품이 52%, 수산식품이 17%인데 반해, 신선농산식품류는 11%에 불과하다. 채소와 과일이 각각 2억불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1년 12월 “농산물 수출증대의 요인과 경제적 파급효과-신선농산물을 중심으로” 보고서(문한필, 김경필, 어명근, 전형진 연구원)에 따르면 농산물 수출은 완만하게 증가되고 있지만 신선농산물의 수출은 약 7억불수준에서 답보상태이고 대신 가공농식품의 수출액수가 상승하고 있다.

신선농산물의 수출이 증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으나 2010년 한국식품유통학회에서 발표된 “농식품활성화 방향과 정책과제”(임정빈, 안동환)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효과적인 수출 물류 시스템 구축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자료는 “수출 농식품의 품질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저온유통 시스템이 가능한 물류 구축이 요구된다. 하지만 국내 수출물류시설 및 시스템이 낙후되어 신선도 및 품질 관리가 어렵고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많다. 수출용 농식품의 국내 출하에서부터 수출 소비시장까지의 수송, 저장에 필요한 냉장탑차, 예냉·저온선별 및 저장시설, 냉장컨테이너 등의 시설 여건이 열악하여 품질 저하, 감모 및 폐기물량 증가로 수출경쟁력을 제고시키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농지적하고 있다.

국내 유통 농산품의 콜드체인 대상품목 전체량의 산출, 콜드체인이 필요한 수출 신선과일, 신선채소 품목 물동량의 산출은 실제로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보고서 자료들이 금액을 위주로 자료화되어 있고 농산물의 형태가 통일되지 않아 중량표기 통계는 발견하기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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