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도기
요즘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녀 교육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아니 오히려 더 치열해진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예전 부모 세대들의 헌신으로 더 많은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 이제 기성세대가 되어 있는 7080세대와 컴퓨터와 인터넷세대라 할 수 있는 90학번세대가 지금 학부모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 우리 부모님 세대와 지금 학부모 세대의 생활에서 달라진 것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우리 부모 세대가 해외 가족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 세대였다면 지금 세대는 언제든지 해외 가족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녀 교육을 단지 우리나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의 모든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나라 교육 문화를 다른 선진국의 교육 문화와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전 부모 세대의 교육이 자녀들의 출세를 위한 교육이었다면 지금 부모 세대의 교육은 자녀의 행복과 이를 기반으로 한 훌륭한 사회인으로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교육 방향이 많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교육의 목적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교육 문화와 시스템의 변화가 필수적인데, 아직까지는 그 괴리감이 매우 큰 것도 사실이다.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서 우리 국가 성장의 탄탄한 기초로 창조 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하는 시점이다.

택배기사의 토요 휴무≠주5일제
교육의 변화처럼 우리 물류시장도 엄청난 전환기를 거치고 있다. 필자가 올 초 물류시장을 예측하면서 변곡점의 해가 될 것이라 여러 차례 말씀 드린 바가 있다.

첫 번째가 우체국택배가 올 2월부터 일반 택배 요금을 인상한 것이다.

택배기사의 근무 환경이 열악한 것은 낮은 택배 단가와 이로 인한 인당 택배 물동량의 증가 때문이다. 택배 단가의 하락은 택배기사들에게는 업무 과다로 직결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근무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온라인 쇼핑의 치열한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보다 저렴한 택배 단가를 요구하는 화주와 시장 점유율을 위해 택배단가를 후려치며 경쟁사의 화주를 가로채는 택배회사와 대리점의 영업 결과를 택배기사가 현장에서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체국택배의 토요일 휴무 실시다. 택배기사가 주5일제를 하는 것과 토요일 휴무를 하는 것은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토요일에 택배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토요일 휴무를 한다고 해서 택배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는 구조 또한 아니다.

토요일 휴무를 한다고 해서 우리나라 택배 구조가 한 순간에 바뀔 수는 없다. 상황이 복잡해지고 어려울수록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경우가 많기에 현재 우리가 처한 택배시장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택배기사에게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은 틀림없이 있지만, 토요일 휴무가 되면 배송할 물량을 중계하지 않아도 되고 사라진 사무실 배송으로 인해 떨어지는 배송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쉼 없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토요일 휴무가 아닌 주5일제 패턴을 위한 택배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택배기사가 새벽에 출근하고 밤 늦은 시간까지 배송하는 현재 생활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저녁 한끼 먹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업무 패턴의 정착이 필자가 생각하는 택배기사 근무 환경 개선의 핵심이다. 이런 구조적 변화 없는 토요일 휴무는 오히려 악순환의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한 상황 전개는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보기에 지금이 택배 전체의 위기이자 우리 모두의 위기임에 틀림없다. 단순하게 현재 상황을 모면하겠다는 생각은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위기의 순간에 가장 현명한 대처 방법은 기본으로 돌아가 조금 떨어져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반드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만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만 한다. 그 선순환 구조의 첫 번째도 택배기사요, 두 번째도 택배기사요, 마지막도 택배기사여야만 하겠다.

우리가 이제껏 ‘택배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단순히 개인 대리점과의 계약 관계로 접근하면서 철저히 인간미를 배제시켜 왔던 오늘날의 택배 현주소에서 가장 처절하게 몸부림 치고 있던 우리 택배기사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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