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경의 스마트물류

지난 편에서 살펴본 복합회랑관리(Integrated Corridor Management, 이하 ICM)가 통합교통관리에 중점을 두었다면 DEM(Distribution Environment Management, 이하 DEM)은 물류경로상의 위험요소나 안전한 수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충격이나 진동, 온도, 습도, 압력 등의 외부환경을 관리하는 ‘안전물류경로관리’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빈발하여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싱크 홀(Sink hole)이 아니더라도 사실 국내외 물류환경은 다양한 위험요소에 노출되어 있다.

DEM은 특히 전기, 전자제품 등 충격이나 진동, 온습도에 민감한 제품의 설계에 중요한 고려요소이다. 대부분의 가전이나 자동차, 고미술품이나 고가의 예술품 수송 등에 있어서 합리적인 물류방법이나 경로의 선택, 포장방법 등을 결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일부 대기업에만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도 없어 현실에 맞지않는 해외 표준(American Standard Testing Methods, ASTM)이나 해외기관(International Safety Transit Association, 국제안전수송협회(ISTA)) 등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DEM 구축의 첫 단계는 다양한 센서를 부착한 데이터기록계를 이용하여 물류경로(예: 서울-부산, 인천-중국 청도)에 따른 운송방법(육상, 해상, 항공)을 설정하고, 물류환경 데이터(온습도, 충격, 진동, 압력 등)를 수집하는 것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물류경로별로 유통 중 온습도 변화와 진동 및 충격 등 환경에 대한 유효데이터를 추출한다. 유효데이터란 수송화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온습도 조건이나 진동 및 충격을 말한다.

특히 진동의 분석은 FFT(Fast Fourier Transform)분석장치를 활용하여 시간대비 진동의 데이터를 주파수(Frequency) 대비 진동의 크기로 변환하고, 센서로 측정된 충격가속도 데이터로부터 화물의 낙하높이 등이 분석되어 화물 취급의 가혹성 정도를 판단하게 된다. 분석된 데이터는 제품, 화물이나 포장의 시험에 사용되거나 제품 및 포장디자인시 중요한 설계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DEM의 구축은 1개 기업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안전 물류를 정착시키기 위한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데이터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존 제품 및 포장시험방법도 각 기업들의 경험치에 의존하여 큰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않는 해외의 물류환경측정치를 그대로 인용하여 제품 및 포장설계에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DEM의 구축은 제품 및 포장설계를 물류환경에 맞게 합리적으로 만들어 국내외 유통물류 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불가피한 사고 발생 시 거래 당사자 간의 분쟁조정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물류 개발도상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태국도 국가 DEM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시급히 국내의 유통물류환경에 적합한 국가적인 DEM이 구축되어 선진안전물류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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