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올 추석은 유난히 빠른 것 같다. 9월 초가 추석인지라 막바지 더위를 지나는 시기에 추석이 물려있는 것인 만큼 다들 더운 추석이라고 생각들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계절의 변화가 대단한 것 같다. 추석이 빠르다는 이야기는 여름이 다른 해에 비해 짧게 지나갈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24절기가 있다. 24절기는 태양의 황도 상 위치에 따라 계절 구분을 위해 만든 것인데 황도에서 춘분점을 기점으로 15° 간격으로 점을 찍어서 총 24개의 절기로 구분한 것이 바로 24절기다.

태양이 지구를 지나는 간격의 변화는 햇빛의 강도 즉 기온의 변화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매우 과학적인 근거와 통계를 기초로 만들어진 24절기는 요즘 흔히 하는 말로 빅데이터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정확하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을의 시작을 알려주는 입추를 지나면서 새벽이나 밤의 공기가 조금씩 선선해지고 있다. 낮에도 한 여름의 강렬한 햇살은 이미 지난 것 같다.

9월 초가 추석이라 예전에 비해 빠른 추석임에는 틀림없지만 날짜 상으로 그런 것이지 기후로 보면 곡식이나 과일이 잘 익어가는 날씨로 변해가고 있다는 의미다.

택배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석
24절기처럼 우리 유통이나 물류시장도 계절에 따라 많은 사업상의 변화가 있다. 특히 택배시장은 한여름인 7~8월이 가장 비수기에 해당되고 9월부터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해서 추석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

올해 추석이 빨라서 예전 추석처럼 농산물 같은 택배 상품이 많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은 어떻게 보면 택배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보통 물동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점이 이런 농산물 증가시점과 맞물려서 중계터미널과 택배기사들에게 많은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석 선물로 인해 물동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점에 부담이 되는 물동량이 줄어들어 예전에 비해 수월한 추석을 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그런데 지금 경기 상황이 정말 좋지 않아서 택배물동량 상승폭을 예전과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비관적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명절 때마다 분석하고 있는 택배물동량지수도 이번만큼 예측하기 힘든 경우도 없었던 것 같다.

올 추석 택배물동량지수는?
경기가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명절 택배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2년 설 물동량을 기준치 1로 보고 다음 명절의 물동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택배물동량지수를 측정한 이후로 2013년 설처럼 1 이하로 떨어진 적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 보통 1.05 정도로 나오는데 2013년 설에는 0.95가 나왔으며 그 감소폭도 0.05을 넘었기에 한마디로 택배물동량이 급감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택배물동량지수가 나빠진 적은 없었는데 2013년 설이 우리 국민들이 직접 느낀 체감 경기로는 최악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 그런 전조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예상하는 이번 추석의 택배물동량지수는 2013년 추석과 2014년 설의 중간 정도인 1.08정도가 아닐까 예상해본다.

전년 명절에 비해 택배물동량지수가 하락한다는 의미를 잘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런 하락의 기조가 2015년 설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정말 국가 전체적으로 심각한 경제 상황이 될 것이다.

우리가 우려한 일본식 장기 침체의 터널로 진입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 그렇다. 이런 심각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뭔가 반전의 카드가 필요한데, 우리 온라인쇼핑이 내수침체를 돌파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택배 역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속성과 신뢰성을 가장 으뜸으로 여기고 실천했다면 택배환경이 훨씬 더 발전하였을 것이고 택배기사의 근무환경은 좋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2010년을 기준으로 1인 가구수가 4인 가구수를 넘어섰으며,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이 SNS와 맞물리면서 SNS쇼핑시대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결국 이런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택배가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SNS환경의 택배는 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아야만 한다.

그래서 올 해는 택배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변곡점의 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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