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수의 콜드체인과 적정물류온도

냉동 전용선을 사용할 것인가 리퍼 컨테이너를 사용할 것인가
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세계 총 무역액 중에 식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약 6,411억불 정도 된다.

1995년 이후 10년 간 식품의 세계 무역규모는 2배로 확대되었다. 이 통계자료에는 농산물 원료가 제외된 숫자이다. 계속해서 증가되고 있는 글로벌 식품시장은 그 수입수출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고 패키징으로 봉합되지 않은 상태라면 대부분 콜드체인의 물류 방식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Economy Watch(2010년 6월 29일자)에 의하면 미국 냉동식품산업은 1,000억불 시장이다. 국제 간 이동하는 어패류, 축산물 대부분이 냉동으로 처리되어 해상으로 운송된다. 파인애플 등 껍질이 견고한 과일도 패키징을 보완하여 해상으로 수입된다. 우리나라 농산물 대파, 시금치, 당근 등이 냉동으로 처리되어 해상으로 수입된다.

육류와 어류, 바나나 등 3대 품목이 전체 수송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육류 수송은 매년 8.1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극동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이 전체 수입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즉, 아시아 개발도상국, 러시아, 중동 등 소비시장이 확대되면서 냉장, 냉동 화물의 톤 마일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고 있다.

해상으로 무역이 진행될 때 사용되는 운송수단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냉동/냉장 전용선(Reefer Vessel, Refrigerated Ship)으로, 냉장장치가 되어 있는 벌크선 형태의 전용선을 사용하여 주로 갑판 밑에 냉장 설비를 장치하여 곡물이나 축산, 수산물 대규모의 무역물량을 취급하여 긴 항해 동안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사진1)이다.

<사진 1> 19세기 냉동 전용선에서 냉동육을 출하하고 있다.
냉장 설비는 프레온 냉매를 이용하는 냉장 컴프레서를 보통 사용하지만 압축 탄산가스, 드라이아이스, 액체질소 등을 냉매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비용이 들지만 선박 내부에 냉각수를 회전시켜 선내 창고전체를 냉각시키는 방법도 있다.

냉동 전용선은 중량톤수를 단위로 쓰기보다는 용적(cubic)을 사용하여 10만 큐빅피트 이상의 적재량을 말하고 있다. 40피트 컨테이너 100~300개를 보통 실을 수 있는 용적을 가진 전용선이다.

선실창고 내부는 외부와 온도를 차단하기 위하여 이중으로 절연하고 적재물 사이에도 공기가 순환되도록 설치하고 있다.

순항속도는 18~23 노트, 적재품목에 따라 적정온도가 차이가 나지만, 보통 영하 30도에서 영상 10도까지 냉장, 냉동온도를 유지한다.

한때는 전 세계 약 1,000대의 냉동 전용선이 운영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냉동 전용선을 사용하여 냉동화물을 운송하는 방식은 2000년 이후 점차 단위적재(Unit Load System) 방식인 냉동냉장 컨테이너 사용방법으로 전환되고 있다.

리퍼 컨테이너(Reefer Container, Refrigerated Container)는 선체가 아닌 컨테이너 자체가 개별적으로 냉동, 냉장 기능을 하고 있다. 리퍼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특수 전용선이 아닌 무역 항차가 많은 일반 컨테이너선을 사용하여 운송관리가 더 편해진다.

또한 유통 패턴이 생산자와 최종 판매업체 간 직거래로 바뀌면서 리퍼 컨테이너의 중요성이 커졌다. 리퍼 컨테이너는 항구에서 하역한 이후에도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창고까지 환적작업 없이 육상 운송을 계속할 수 있는 복합운송 방식이 가능해 안전한 적정온도 유지가 보장되며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

축산육류와 바나나 품목이 냉동운송을 촉진
세계적인 교역에서 냉장냉동을 개발한 대표적인 식품은 축산물과 바나나였다. 1873년 미국에서 영국으로 냉동소고기가 연간 1만 톤 정도 운송되었는데 냉장기계가 신통하지 않아 절연소재가 출발 항구에서 축산물을 포장하고 그 위에 얼음으로 덮고, 그 위에 절연소재를 다시 덮어 항해 중 온도를 유지토록 하였다. 이후에도 절연체, 어름조각, 패키징 방법, 항해거리와 기후 등 주된 기술적인 내용이 발전하였다.

1876년 호주에서 영국으로 가는 냉장기계 가동선은 폭발하는 등 실패하였다가 이듬해 아르헨티나에서 프랑스로 가는 기선에게 선수를 뺏기고, 1890년에서야 호주 시드니에서 영국으로 40톤 정도의 냉동육과 양고기를 성공적으로 운송하였다.

1900년 이후 냉동 전용선은 기술적인 발전을 거쳐 1935년까지 영국은 막대한 냉동축산육을 수입하였는데 약 100만 톤에 육박하였다. 육류 뿐 아니라 다른 품목으로 확대하여 치즈 버터 외에 사과 배등의 과일 43만 톤과 바나나 2,000만 톤을 운송하는 기록도 세웠다.

20세기 들어 ‘바나나 함대’라는 별명이 붙은 유나이티드 프루츠(United Fruit Company)라는 회사가 일종의 리퍼 컨테이너를 사용하면서 중남미로부터 미국시장으로 여객선편에 리퍼 컨테이너를 동시 사용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1, 2차 세계대전 때 미 해군에 전속으로 부역하였다. 미 해군은 세계대전의 지역적인 확대로 인하여 종전 직후까지 41대의 전문 냉동선을 운영하기도 했다.

리퍼 전용선은 3가지 범주로 나누어진다.
1. Side Door 선측개문 선박으로 빠른 하역작업을 용이하게 하도록 설계했다. 선박 전용 엘리베이터나 컨베이어로 상차하여 갑판에서는 포크리프트를 사용해 해치 밑에 넣고 닫아 바깥 환경과 차단하도록 설계된 선박.
2. 일반적인 선박형태이나 자체 크레인을 장착하여 화물을 이동시키고 헤치를 개폐할 수 있도록 하여 화물을 적재하는 선박.
3. 개별적인 리퍼 컨테이너(TEU크기)를 대량으로 적재하여 냉동 또는 냉장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전용선으로 선체에서 공급하는 440볼트의 전원을 사용하여 컴프레서를 가동한다.

냉동 전용선의 쇠퇴
Central Intelligence Agency가 발간한 ‘The World Factbook(2012년 2월 17일자)’에 의하면 2010년 기준 등록된 상선의 숫자는 3만 8,000대인데 이중에서 냉장 전용선은 920대로 나타났다.

일반 컨테이너선들은 리퍼 컨테이너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냉동화물은 전용선 이외에도 많이 적재되고 있다. 전용선의 국적은 파나마 국적이 212대, 리베리아 국적이 109대로 등재되어있다(사진2).

<사진 2> 일반적인 냉동전용선
런던에 있는 Drewry Maritime Research의 2013년 보고서(Reefer Shipping Market Annual Review & Forecast, 2013년 9월 19일자)에 의하면 최근 10년 간 비교 보고서에서 세계 냉동화물의 무역은 2002년과 2012년 사이에 5,200만 톤 증가하여 연평균 3.6% 증가하였고, 대표적인 냉동선 회사 Seaborne의 경우는 2012년 9,200만 톤으로 성장, 약 2,500만 톤(연평균 3,3%) 증가하였다.

최고 상승품목은 비록 비중은 적지만 과일류로서 파인애플, 키위, 아보카도 등이다. 이 과일류는 연평균 9.1% 상승하였다. 중량 면에서 보면 축산육(소, 양, 돼지, 가금류)가 2012년 3,600만 톤을 차지했으며, 연평균 4.8% 상승하였다.

냉동물동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냉동선의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세계 냉동선의 2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선사 Seatrade는 최근 보유선박의 12.5%인 77대(5,100만 평방피트 분)를 감축하였는데, 이는 냉동선의 급격한 퇴조를 반영한다.

대부분 냉동 전용선 회사는 기존의 노후 냉동선을 계속 해체하는 동시에 신규발주는 중지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대량의 선박 해체가 이뤄져 왔지만 10만 입방피트의 수송능력 규모에 상당하는 냉동·냉장선 600척의 평균 선령은 24년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중 Star Reefers사는 주요 냉동·냉장 선사 중 가장 젊은 선대를 보유하지만 평균 연령 14년이고 반면 Baltic Reefers사의 평균 선령은 28년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냉동 전용선보다는 리퍼 컨테이너 사용으로 수요가 변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칼럼리스트 Kevin Harding은 분명히 냉동 전용선에 의한 냉동화물은 급격히 감소하여 수년 내에 냉동냉장 화물운송의 94%가 리퍼 컨테이너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ournal of Commerce(쉬퍼스저널, 2014년 1월 기사)의 정보에 따르면, 냉동 전용선의 숫자가 더 적게 인용되고 있는데, Drewry Supply Chain의 수석 고문인 필립 다마스는 지난 10년 간 전 세계 냉동 전용선은 2001년 850척에서 2011년에는 650척으로 그 수가 줄어왔으며, 2011년과 2012년에는 113척이 해체된 반면 새로 인도된 냉동선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사진 3> 냉동전용선의 온도제어 시스템 실례

한편 세계 냉동 컨테이너량은 2011년에 8%, 2012년에 6%증가했는데 글로벌 컨테이너 냉동 선대가 냉동제품 전체의 91%를 차지하는 반면, 냉동 전용선은 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 전용선은 초기 냉동식품의 장거리 운송을 위한 전용적인 기능을 가지고 대규모의 냉동화물을 수십 년간 취급해왔다. 국가 간 계약에 의한 곡물류의 수입, 식품원자재의 공급, 축산 육류, 수산물의 전략적 수출 등에 냉동 전용선이 대륙 간 항구에서 항구로 1~2개월 항해 끝에 냉동화물을 운송하였다.

그러나 전용선을 주로 사용했던 곡물류 수출입도 품질 기준에 대한 보장과 유전자 조작 식품을 금지하는 나라가 많아지면서 벌크보다는 품목별 구분이 분명하고 일정 수량을 관리하면서 일정온도를 제어하기 쉬운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경향이 커졌다. 글로벌 식품 제조회사들에게 품질 보증과 오염이 없는 제품 차별화, 훨씬 나아진 제품 추적성 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컨테이너화된 곡물의 운송량은 아시아나 유럽을 상대로 하여 꾸준히 증가하고 전용 냉동선 사용은 급격한 퇴조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청과 생산·판매 유통업체인 Dole은 2016년까지 인도하는 냉장 전용선 3대를 발주하였는데 냉장 과일의 세계적 수요를 공급하는 특수목적의 설비를 현대화하여 경제적이고 대량공급이 가능한 신속배송을 완수하려는 1억 6,000만 불의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다. 전체 리퍼 컨테이너를 적재한다. 현대미포조선이 수주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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