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amazon ③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순을 딛고 다시 시작해야
대형 참사로 인한 사회적 파장과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인해 요즘 사회 분위기는 매우 암울하다. 다양한 분야에서 해마다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대형 참사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시스템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수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에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경이 사라진 무한경쟁 시대에서 우리는 이길 수 없고 결국 낙오하게 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수 없이 들으면서 다들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그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믿었던 것이 어느 순간 당연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당연함으로 인해 불행의 씨앗이 잉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많은 대형 참사를 수없이 겪었음에도 여전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전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과 자괴감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그렇게 많은 아픔과 상처를 겪으면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누구를 탓하기 전에 기성세대로써 엄청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시행착오가 조금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것은 상황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뿐이다. 그래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를 심어야할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제 정말 시작이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순을 딛고 한 단계 더 발전한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에 지금이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자세로 임해야만 할 것이다.

복잡한 문제의 해답은 의외로 간단해
상황이 복잡해지고 어려울수록 해답은 의외로 간단한 경우가 많다. 2014년 현재 우리가 처한 유통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이나 이케아와 같은 세계 최고 유통 회사와의 경쟁은 이미 피할 수 없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단지 우리나라에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진출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국경은 의미가 없어져 버린 지 오래고 전 세계가 온라인으로 하나의 단일 시장을 향해 힘차게 행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영역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누구와 경쟁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가 어떤 상태인지를 확인하고, 기본기는 잘 갖춰져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검증해야 한다. 만약 기본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면 가정 먼저 해야할 일은 기본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경쟁 상대가 누가 되던지 간에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경쟁에 돌입하기도 전에 이미 패하고 말 것이다.

기본을 지키는 것은 모든 영역에서의 밸런스를 의미하기도 한다. 특정 영역만 걸출해서도 안 되며 그렇다고 특정 영역이 너무 뒤떨어져도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는 이런 기초적인 밸런스가 맞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경제가 그렇고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그러하다. 그래서 필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밥 먹을 때 기본은 꼭꼭 씹고 과식하지 않는 것이고, 운전할 때 기본은 안전벨트를 매고 신호를 지키며 과속하지 않는 것이며, 운동할 때 기본은 사전에 5분 정도 몸을 풀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자…과(過)하지 말 것
우리가 기본이라고 정의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의미가 바로 ‘과(過)’ 즉, 지나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지금 우리 유통시장과 택배시장은 기본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졌고 넘쳐버린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각 회사마다 기본의 수준은 틀림없이 다를 것이다.

모든 영리 회사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익이 나지 않는 회사는 지속 가능성이 없는 것이기에 결국에는 사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오히려 회사가 적정한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혼자 독식하려 하거나 폭리를 취하고자 할 때에 사회 문제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 유통시장이 그렇고 택배시장이 그렇다. 유통회사의 기본은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고 관련되어 있는 모든 관계자가 Win-Win하는 공급망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승자가 독식하는 공급망은 더 이상 유지되거나 성장할 수 없다.

택배회사의 기본은 택배 관련 종사자가 자신의 직업이 얼마나 국민생활편의에 도움이 되는지 자긍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택배가 국민생활 편의서비스인 시대에 살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서 주문한 상품이 택배로 오지 않으면 엄청난 불편이 생긴다.

예컨대 식구들과 먹기 위해 홈쇼핑에서 주문한 갈비찜이, 아이 생일 선물로 인터넷몰에서 주문한 장난감이 택배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해봐라. 한마디로 택배가 없는 세상은 그냥 불편한 것이 아니라 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 ‘카카오톡’과 같은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가 몇 시간 불통되면 언론 매체와 포털에서 난리가 난다. 하지만 택배가 멈추면 이건 난리 수준이 아닌 것이다.

우리 유통시장과 택배시장이 이처럼 기본에 충실할 때 ‘Beyond amazon’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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