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부산세관 화물검사관/시인

방조 어부림(防潮 漁夫林)은 강한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으로, 그늘을 만들어 고기떼들이 모이게 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웅천대교 밑은 예전부터 낚시꾼들이 많이 모이던 곳이다. 웅천대교 진해만 일대에 북컨테이너 부두가 축조되고 웅동물류배후단지 1단계, 2단계 조성사업이 진행돼 다수의 외국물류투자업체들이 입주하고 있다.

국제물류기지화 적극 지원해야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1,767만 TEU로 2,000만 TEU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부산항의 유치물동량은 한계가 있고, 컨테이너 터미널 및 보관 장치하는 창고들이 많이 생겨 보관료 경쟁이 심화되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부산항 기능 재정립을 기반으로 한 발전전략이 수립되고 신·북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부산 북항 활성화 지원 방안과 신항의 자유무역지역(FTZ) 신 물류부가가치 창출 기반 마련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획기적인 물류프로세스의 간소화를 통한 국제물류기지화를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 중에서도 신항 배후단지를 글로벌기업의 동북아 물류센터화하여 신규 물동량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가지 제도 개선 및 합리적인 방안이 수립되고 지원되어야 한다.

자유무역지역(Free Trade Zone)은 한 국가 내에서 교역, 생산, 투자 등의 경제활동에 대해 예외적인 조치를 허용해주는 법적·지리적 특정지역을 뜻하는 것으로,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대외무역법이나 관세법 등 법률에 의한 특례와 지원을 제공, 투자기업의 무역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자유무역지역의 설치 목적은 기본적으로 경제 전체의 개방화 및 전체적인 규제 완화 없이 국제분업체제에 효율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는 국가들이 선택하는 정책방안들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수출자유지역과 관세자유지역을 통합하여(통합형) 자유무역지역으로 확대된 이후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FTA의 확산으로 무관세로 이동하는 물품이 많아져 ‘보세구역’으로서 자유무역지역의 역할보다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과 물류기능을 통합한 자유무역제도(물류형)의 필요성, 기능 재정립 등을 검토하고 관리운영에 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부산신항 배후물류단지 내 자유무역지역의 FTZ 비즈니스 모델 중에는 자동차부품과 관련한 밀크런(MILK-RUN) 물류수출이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부품 MCC방식 물류수출은 단순결합으로, 세 번이나 변경해야 하는 ‘보수작업’의 한계라는 문제가 있다.

또한 시추선(drill ship) 내에 석유시추선 가공에 필요한 기부자재를 선내에 보관하는 가상창고(Virtual Warehouse) 물류수출방식은 자유무역지역 내 ‘사용소비신고’ 범위 확대문제 등을 개선해서 싱가포르처럼 물동량을 늘려야 한다.

다행인 것은 범국가적으로 규제 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관련 부처에서도 연구검토 중이라는 점이다. 특히 관세청에서는 자유무역지역의 제도 개편을 위한 TF를 구성하여 관세행정 지원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부산세관도 ‘부산세관 민관합동 규제개혁 추진단’ 발대식을 갖고 활동하고 있으니 물류기업 등의 애로사항과 불편사항들을 적극 수렴하여 새로운 물류형 자유무역지역 관리방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들이 부산항에 더 많은 배가 들어오게 하고, 신 물류부가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구축으로 부산 신항에 어부림(魚符林)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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