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전략 발맞춰 연구·컨설팅 등 기능 접목

지난해 말 상당수 물류기업들이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연구 개발(R&D, Research and Development) 기관 혹은 부서를 신설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기업 내 물류 관련 R&D조직을 둔 경우는 대기업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견 기업들도 이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들 중에는 R&D조직에 연구활동은 물론 기존 사업영역과 기능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원산업·한솔CSN 등 R&D조직 신설
최근 R&D조직을 신설한 사례로는 동원산업과 한솔CSN이 대표적이다.

동원산업은 사업부를 개편하면서 R&D부서를 만들었다. 동원산업 R&D 부서는 5명 내외로 구성되었으며, 자사의 물류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원산업이 R&D 부서의 연구를 통해 조직 전반의 역량 강화와 물류거점의 운영 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맡아주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솔CSN은 연구소장 출신 인사를 영입해 1월 중 자체 물류연구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연구소는 박사와 석사급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내부 운영 직원을 포함해 10명 정도로 운영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연구 활동은 물론 물류컨설팅, 내부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강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는 내부에 시뮬레이션 연구 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위해 삼성SDS는 시뮬레이션 분야 박사 인력을 영입하고, 장비 등을 보강했다. 특히 영입된 인물들은 물류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문 인력으로 즉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의 시뮬레이션팀은 물류거점의 최적화 혹은 서비스 수행 전에 3D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진행함으로써 사전에 검증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몇몇 중견기업들과 중소기업 등이 내부에 소규모 R&D팀을 조직하거나, 석박사급 인력 영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견 물류기업들이 R&D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제공하던 물류서비스만으로는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수익을 늘리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들은 신성장사업을 발굴하거나 서비스 최적화로 원가를 절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선 R&D 인력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규 투자의 한 방책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전문가는 “물류기업의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경기가 어렵다보니 비교적 적은 액수로 투자가 가능한 R&D조직을 신설하려는 기업도 있다. 새해 신규 투자 방안으로 발표하기에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라며 “기업의 성장을 위해 연구조직을 만들겠다는데 주주들도 딱히 반대할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R&D조직을 영업조직과 연계하는 기업들이 많다. 영업조직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컨설팅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고객에게 전문서비스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인재 양성의 방안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별도의 교육비를 들이는 대신 내부 연구 인력을 투입해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부는 무늬만 R&D
R&D조직이 늘어나고 있지만, 무늬만 연구원이고 실제로는 컨설팅 업무에 치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 내부 조직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매출을 발생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기업 연구원은 “연구할 시간은 부족하고, 컨설팅 같은 업무에 비중이 높은 곳도 적지 않다. 업무에 투입해 효과를 거두는 것도 좋지만 R&D조직의 근본 취지를 살려 연구에 좀 더 비중을 늘린다면 업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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