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준비한 신 사업팀 폐쇄, 문책성 인사 다수

올해 초 많은 물류기업들이 조직을 슬림화 했다. 조직 슬림화를 통해 경영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위기의식으로 인해 조직을 축소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물류기업들의 대다수는 임원 인사를 최소화함은 물론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한 조직을 일부 통폐합하며 축소한 기업도 많았다(물류신문 2013년 1월 15일자 ‘임원 감축이 대세…승진은 최소 인원만’ 기사 참조).
이는 세계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기인한 것으로, 물류기업들의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또 위기임을 감안해 공격적인 성장보단 내실 경영을 선택해 허리띠를 졸라맨 기업들이 많았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한 위기 대응 역량을 높이고 기존 고객사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 강화를 통한 내실경영에 중점을 뒀다. 주요 핵심 고객을 주로 관리하는 KAM(Key Account Management) 부서를 신설한 기업이 많다는 게 이를 잘 나타낸다.
한 해 동안 있었던 물류업계 조직 변화를 짚어보았다.

내부 감사 강화…문책성 인사 다수

내실 강화 위주로 경영활동을 펼친 기업들이 많다보니 내부 단속에 힘쓴 기업이 많았다. 이는 어느 때보다 내부 감사가 많았다는 것으로, 중간에 문책성 인사가 발생한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지난 6월 경 그룹 및 내부 감사를 실시한 A사는 내부 실적을 일부 허위로 작성해 보고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당시 경영지원담당 임원이었던 A씨를 퇴사 조치했다. 이 회사는 코스닥상장기업으로 문제가 크게 대두될 수도 있었지만 빠르게 수습해 마무리한 바 있다.
종합물류기업인 B사 역시 지난 9월 내부 감사를 실시, 비효율적인 장비 구입 등을 통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L씨를 보직 변경시키기도 했으며, 내부관계자들 사이에서도 11월 정기인사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는 설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종합물류기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C사 역시 조직원이 크게 증가하며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단속하기 위해 지난 9월 내부 감사기능을 갖춘 경영지원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올해만 수차례 조직에 변화를 둔 D사는 11월 1일부로 실적이 악화된 조직들의 담당임원들을 다수 교체했으며, CFO, 인사, 감사 기능의 중앙집권화를 통해 전사 컨트롤 역량을 강화함은 물론 현업의 부정, 누수, 경영 로스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신 사업팀 폐쇄·축소 사례 많아

위기 속에서도 미래성장동력을 찾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신 사업팀을 신설한 기업들이 다수였다. 또한 지난해부터 신규 사업을 구상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한 기업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추진한 기업들의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야심차게 준비해 신설한 사업팀을 불과 몇 개월 만에 폐쇄함은 물론, 팀 자체를 축소한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새로운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신 사업팀을 개설한 E사는 지난 5월 경 신사업팀장을 다른 부서로 보직 이동시키고 사업팀을 폐쇄조치 했다.
F사 역시 올해 초 신설한 신사업개발팀을 최근 발표한 조직 개편에서 성장전략실 산하로 이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 해 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팀을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규 사업을 추진했다 실패의 쓴 맛을 본 기업들도 있다. 올해 초 유류판매 대행 사업을 구상, 추진한 G사는 불과 4개월도 지나지 않아 사업을 중단했다. 유류 공급업체로부터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받아 신규 발굴한 고객에게 납품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던 G사는 수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다 제품 공급업체로부터 중단 통보를 받고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G사는 수십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G사 관계자는 완전한 사업 철수가 아닌 잠정 중단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물류자회사들의 3PL 강화…실적 증가

올해는 물류자회사들의 3자물류 확대 전략이 활발히 전개됐던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3자물류 부서를 확보하고 있던 물류자회사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했음은 물론 3자물류 부서를 신설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기업도 다수였다.
이렇다보니 기존 물류전문기업들과 물류자회사들의 화주기업 유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됐으며, 물류전문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기도 했다.
올해 3PL사업팀을 신설한 물류자회사로는 S그룹의 S사, L그룹의 H사, W그룹의 B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4월 3PL사업팀을 신설한 W그룹의 물류자회사인 B사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을 수립, 공략 시장 설정과 그에 따른 인원 확충에 한창이다. S그룹 물류자회사인 S사는 지난 8월 3PL부서를 신설하고 기존 물류기업에서 영업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던 H씨를 영입했다.

물류조직 확대하는 화주기업 증가

올해는 기존에 유명무실하게 운영됐던 물류부서를 승격하고 인원을 대거 충원한 화주기업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과거 물류를 단순한 지원 업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던 화주기업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최근에는 물류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까지 이르고 있다.
물류 부서를 확대 구성한 화주기업들은 소셜커머스 기업들을 비롯한 유통기업들이 많았다.
올해 초 물류사업팀을 새롭게 구성한 바 있는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인 H사는 불과 몇 달 뒤 팀을 실로 승격하고, 물류전문가를 실장으로 역임했다.
H사의 경쟁업체인 I사 역시 물류팀을 CEO직속 물류기획실로 승격함은 물론 젊은 CLO를 영입해 신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물류거점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체 역시 최근 물류전문가를 영입, 3자물류 기업에게 맡기던 물류 부문을 자가로 운영할 계획을 수립하고, 올해 안에 물류전문기업과의 계약을 끝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 안정화 위한 조직 통폐합과 현장 강화

경영 효율화와 사업 안정화를 위해 조직을 통폐합하고 현장 경영을 강화한 기업도 여럿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J사와 K사를 들 수 있다.
J사는 올해 6월 적자 경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관리 조직을 축소하고 현장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J사는 물류망 개편과 인력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기존 조직을 물류기획과 등으로 통합하고, 신사업 개발 기능 강화를 위해 기존의 팀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아울러 일부 인력을 관리 조직에서 현장 업무로 배치하기도 했다.
올해 여러 차례 조직에 변화를 꾀한 K사 역시 글로벌 사업전략과 시너지 강화, 글로벌 성장전략 가속화를 위해 기존 글로벌본부와 포워딩본부를 통합했다.
또한 기존의 택배사업부문 9개 사업팀을 폐지하고 4개 팀으로 재편함과 동시에 현장 기능을 강화해 지방영업 오너십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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