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나눔으로 그룹과 물류사 모두 win-win

현 정권에서 경제민주화는 경제문제가 아닌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사회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그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물류산업에서도 경제민주화는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그룹 자회사로부터 물량을 공급받는 일감몰아주기는 물류산업의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문제로 부각됐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로, 시장을 독점하고 중소기업의 위축을 불러온다는 의견과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며, 특정 화물에 적합한 물류서비스 업체와 계약하는 것일 뿐이라는 또다른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지난해 10대 기업집단이 일감몰아주기 자제와 경쟁 입찰 확대를 위한 자율선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자율선언은 광고, SI, 건설, 물류 등 4개 분야에서 ①경쟁 입찰 확대, ②독립중소기업에 직발주 확대, ③내부거래위원회 설치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어 지난 4월과 7월, 2개 그룹사가 물류 자회사 간 물류거래를 축소하고, 이를 다른 3PL기업에 나누겠다고 선언하면서 물류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3PL 강화 나선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4월 물류 분야에서 올해 그룹의 국내 물류 발주 예상 금액의 45%에 달하는 4,800억 원 가량의 일감을 중소기업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계열사 공장 간 부품 운송, 공장 내 운송과 운송장비 운용 업무가 그 대상으로, 공정한 경쟁 입찰을 진행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그룹에서 내놓은 물량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물류 자회사인 현대글로비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평하며 현대글로비스의 행보에 주목했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그룹사의 일감 나누기를 3PL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3PL 비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노하우를 쌓고,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현대차 그룹은 일감 나눠주기 시행 두 달 만에 연간 전환 예정액의 약 33.5%를 전환하거나 계획을 수립해 경제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현대 글로비스는3PL 매출액 향상은 물론 해운사업 확대와 북극항로 시범운항 등 사업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력 높일 계기 마련한 롯데로지스틱스

롯데그룹은 지난 7월 롯데로지스틱스가 수주하던 그룹 내 유화사들의 물량 1,550억 원을 경쟁 입찰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10월 초 롯데케미칼은 수출컨테이너 해상운송 388억 원, 내수 연안운송 36억 원, 화성선박 14억 원을 경쟁입찰로 전환시킴에 따라 약속을 지켰다. 이번 물량은 1,550억 원의 약 28% 규모다.

전문가들은 롯데로지스틱스가 3PL과 해외물류, 포워딩 등 영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유통, 식품, 석유화학, 의류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물류를 수행할 수 있는 탁월한 기술력을 갖춘 만큼 영업력을 끌어올려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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