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관리와 물류기술로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물류산업

창간특집 특별기고 시리즈 - ‘국가 경제 활성화, 물류에서 답을 찾다!’ 전문가 제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미국 선수단이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 자국의 식품을 직접 공수하겠다고 하여 자칫 외교적 충돌로 비화될 뻔하였다. 최근에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공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이젠 수산물뿐만 아니라 농산물과 가공식품으로까지 파장이 번지고 있다.

2013년 9월 1일자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96.6%가 “일본산 수입식품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고 응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국민적 우려는 마치 광우병이 의심되는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반대를 위해 전국이 촛불로 타올랐던 2008년 여름을 연상케 한다. 광우병사태는 당시 미국의 광우병 검역체계가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죽은 젖소가 사육됐던 농장과 연령 등 간단한 이력정보 조차 공개하지 못함으로서 국민들의 우려를 더 증폭시키기도 했다.

국민들의 극렬한 저항으로 30개월 미만의 소만 도축해서 들여오는 타협안으로 진정되기는 하였으나 실상 광우병의 발생은 소의 도축연령과도 관계가 있겠지만 그보다는 사료의 원료의 생산부터 최종소비까지 공급망을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실하게 갖추어지지 않으면 재발을 막기는 어렵다.

우리 국민들은 한동안 중국의 식품에 대해 국민들이 안전성문제로 위협을 받다가 미국의 광우병사태에 이어 일본의 방사능오염 수산물까지 국민건강과 안전에 기본인 먹거리문제로 불안에 떨고 있다.

식품 안전,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에서부터 시작

식품의 공급망이 확대되고 세계화되어 불과 10여 년 전에는 제철이 아니면 구경도 못했던 과실, 채소들을 수시로 즐기게 된 지금, 수입을 무턱대고 막을 수도 없는 일이다. 국가적 외교마찰까지 부르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길은 철저한 공급망 관리와 첨단 물류기술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그 한 예가 콜드체인이다. 이 방법은 전체 유통과정에서 신선식품이나 약품 등 저온을 유지해야하는 제품을 적정한 온도로 일관되게 관리해 생산 당시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유통 방법으로 국가 간 제품 교류가 늘면서 선진 콜드체인 기법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공급망이 글로벌화 되면서 콜드체인의 경우 신속한 통관과 실시간 온도추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과 EU 등 각국이 경쟁적으로 법적 규제를 강화시키면서 거래 당사자는 물론 물류활동 주체 간 정보교환(온도기록, 제품 추적정보 등)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ICT기술을 연계하여 식품 및 의약품의 유통 중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유통기한을 추적하고, 잠재위해요소를 감지하여 대처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혈액관련 제품, 의약품 등 온도관리가 중요한 바이오산업의 활성화로 콜드체인 운영기술 뿐만 아니라 각종 법률 규제와 표준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우선 과제는 추적성과 가시성의 확보

국제적으로 상품의 복제나 도용이 범람하고 있으며,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성행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미국 FBI가 ‘21세기의 범죄(the crime of the 21st century)’라고 했을까? 보안과 안전에 필요한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전 세계 무역거래량의 10%가 모조품 거래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또 가짜 약 밀매업은 지난 10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불법사업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팔리는 약의 30% 이상이 가짜일 것으로 추정한다. 2010년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가짜 약품은 750억 달러어치로 2005년보다 95%나 늘어난 수치다.

앞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상품에 대한 추적성(traceability)과 가시성(visibility)의 확보는 안전 물류의 최우선 과제이다. 일본의 방사능오염 수산물이나 미국 축산물의 물류상 이력관리가 확실하다면 지금처럼 전 국민이 불안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추적성과 가시성이 제대로 갖춰져야 식품이나 의약품의 안전은 물론 상품의 유통기한의 설정이 분명해지고 유통체인과 소매관리가 최적화될 수 있으며 제품불량이나 변질, 손상 시에 책임관계가 명확해진다. 때문에 미국 U.S. Pharmacopeia(USP), 북미제품안전기구(the North American Security Products Organization, NASPO), 국제식품안전협회(the Global Food Safety Initiative, GFSI), GS1(Global Standards One, GS1) 등 여러 비영리협회와 단체들이 각각의 목적에 맞게 추적성과 가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증이나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위의 표는 RFID나 바코드 등 정보기술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산업별로 정리한 것이다.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한 물류기술

결론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물류의 역할은 상품의 ‘초기품질’과 ‘최종품질’ 간의 차이를 최소한으로 유지하여 최종소비자가 안심하고 섭취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상품의 추적성과 가시성을 확보해 품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과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약처와 환경부, 기술표준원이 위해상품 판매차단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정부나 해외 바이어들의 법적 안전망과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요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련 산업의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IMS Health에 따르면 2015년 헬스케어 산업은 1조1천억 달러에 달하고, 10종 중 7종의 생의약품은 물류과정에서 온도유지가 중요한 품질관리 기준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바이오헬스산업의 성장은 정체된 물류산업에 큰 활력을 주고 있으며 향후 10여 년간 급성장할 것이다. 이와 함께 첨단 ICT의 접목으로 고도화된 물류기술은 식품, 의약품 등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의 글로벌 공급망을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확보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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