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의 미래, 경제민주화와 글로벌 경쟁력에 달렸다

창간특집 특별기고 시리즈 - ‘국가 경제 활성화, 물류에서 답을 찾다!’ 전문가 제언

대한민국 정부는 물류산업의 미래를 위한 두 가지 중요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건전한 물류생태계의 조성이고, 다른 하나는 글로벌 관점 하에서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 통한 건전한 물류생태계 조성

현 정부의 핵심경제정책의 하나인 ‘경제민주화’는 대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근절을 중요 과제로 꼽고 있다. 물류산업의 경우 상호출자제한집단 중 많은 상위그룹들이 자회사인 2자 물류기업에게 물류수요를 몰아주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물동량 몰아주기는 타 물류전문기업의 성장에 장애가 되고, 다단계 위탁구조를 고착시켜 거래상의 비효율을 초래하여 국내 물류산업의 선진화와 전문화를 가로막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경제민주화의 성과를 달성하고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먼저 법적인 접근방법으로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의 요건이나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증여세 적용요건 등이 있다.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는 법규의 적용요건이 이전보다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45조 3을 보면 물류자회사의 관계사 물량비중이 적정기준(30%)을 초과할 경우에는 세제상 불이익도 감수하여야 한다. 적극적으로 법이 시행되면 해당 2자 물류기업들은 과징금 부과나 최대주주의 증여세 과세 등으로 인하여 재무부담이 증가하거나 지분구조상의 변동 압력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법적규제강화는 2자 물류 물량을 3자 물류로 유도하는 효과를 일부 누릴 수 있고, 편법적인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때는 과징금 부과나 과세를 통한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대기업 계열의 전속시장(captive market) 비중이 높은 국내 물류산업의 현실에서 화주의 자발적이고 과감한 제3자 물류로의 이동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도 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3자물류로의 전환이 어려운 기업도 존재할 수 있으므로 2자 물류기업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강화는 물류산업의 선진화 과정에 부정적인 면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가 국내 2자 물류기업들이 물류전문기업인 3자 물류회사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을 가진 국내 모기업들이 2자 물류회사들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필요한 물류능력을 보강하여 세계 최고의 3자 물류회사로 발전시키자는 설득의 논리가 가능하겠다.

물론 힘든 조정과정이 필요하겠지만 미래의 글로벌 물류시장 규모를 생각한다면 2자 물류회사들이 3자 물류기업으로의 전환에서 얻을 성과는 대단할 것이다. 자본력, 인적능력, 충분한 화물 물동량이 있는 2자 물류기업들이 혁신적인 비전과 전략으로 임한다면, DHL과 같은 글로벌 최고 전문물류회사를 만들지 못할 이유도 없다.

또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물류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처벌적 성격의 규제 보다는 종합물류인증제도 재정비 등을 통한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제공, 물류투자펀드 등을 통한 저리의 자금지원 등 3자 물류 기업에 대한 정책적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어 장기적으로 2자 물류기업의 3자 물류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상기와 같은 합리적 규제와 국가 선도적 산업육성정책을 바탕으로 물류산업에도 경제민주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산업의 균형적 성장을 저해하는 고질병인 다단계거래구조가 해소됨과 동시에 모든 물류회사들이 공개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게 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화·전문화 통한 글로벌 물류경쟁력 강화

글로벌 물류경쟁력을 강화하여 국부와 일자리 창출을 연계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하에서 안정적 무역 물동량 기반에 더불어, 국내 대기업들의 글로벌시장 확대에 기인한 물량 공급에 힘입어 지속 성장세는 어느 정도 유지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UPS, DHL등과 같은 글로벌 Top수준의 물류전문기업에 비하면 그 규모와 글로벌 네트워크 수준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이에 더하여 다단계 거래구조와 2자 물류 중심의 시장구조 등으로 인해 물류효율성도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이를 증명하듯 2012년 World Bank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물류경쟁력은 세계 21위 수준으로서 국가 경제규모 순위보다도 뒤처지는 성적을 보여준다.

우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은 세계 물류시장의 빠른 성장과 Top기업들의 신속한 대응전략이다. 글로벌 물류산업은 2012년 기준 4.2조 달러로 급성장하였고, 2020년에는 8.1조 달러 규모로 배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하여 선진국들은 국가 차원에서 자국 기업들의 글로벌 물류 시장 진출을 위한 정보, 자금, 공기업 민영화 등을 통하여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DHL, UPS, FeDex와 같은 글로벌 3자 물류기업들은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신규시장 진출을 위하여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산업 내 활발한 M&A를 바탕으로 한 대형화전략을 통하여 신규진입자의 시장 진입장벽을 높이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외국 정부와 기업들의 글로벌 물류시장전략을 감안할 때 지금 바로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지 않는다면 우리 물류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퇴보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이렇게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의 물류산업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답은 ‘아니다’이다. 현재의 뒤쳐진 경쟁력을 미래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충분하다. 우리는 수출입 물량과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무기를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물류산업도 이제 글로벌 대표선수들을 육성하여야 한다.

평생을 물류산업에 매진해온 전문성을 갖춘 대표 3자 물류기업들과 특화된 서비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중소·중견 3자 물류회사 그리고 국내의 대표 2자 물류회사들 모두가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후보자들이다.

2자 물류기업의 3자 물류기업으로의 적극적 전환 노력을 위한 정책 개발과 3자 물류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육성과 M&A 등을 통하여 대형화와 전문화를 시키는 정책 방향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모든 물류회사들이 국가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세운다면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은 강해질 것이며 국부창출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2020년 8.1조 달러로 예상되는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국내 물류기업들이 5%의 시장점유율만 차지해도 연간 4,000억 달러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며 부수적으로 물류 분야에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정부, 현명한 조정자 역할 수행해야

상기의 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와 글로벌 물류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두 가지 과제를 상충되는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갈 수 있도록 현명한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고, 현실에서는 효과적인 물류산업정책들을 개발하여 제공해주어야 할 것이다.

자유경제의 진전으로 도래하고 있는 국경 없는 미래 경제체제에서 글로벌 경제를 선도할 물류선진국의 자리는 대한민국의 것이 될 미래를 그려보며 정부와 기업이 비전 실현을 위하여 함께 뛰는 내일을 기대한다. 물류산업을 제조업 못지않게 중요한 대한민국의 중요한 핵심 산업으로 발전시키자.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