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 GLMP총동창회 CEO포럼에서 공생의 지혜 설명

GLMP(Global Logistics Management Program)총동창회는 지난 3월 20일 무역센터 대회의실에서 ‘2013년 제1회 CEO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CEO포럼은 ‘상생을 위한 가치창조와 통섭’을 테마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포럼은 진화생물학자로 유명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의 최재천 교수가 ‘호모 심비우스의 정신과 지식의 통섭’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최 교수는 2005년 에드워드 윌슨의 ‘Consilience(통섭)’을 번역하며 국내에 ‘통섭(統攝)’의 개념을 본격 소개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엔 “다윈의 진화론은 경쟁보다는 공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공생하는 인간인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최재천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고, 철학자이면서 천문학자이기도 한 것처럼 우물을 얕지만 넓게 파야 인정받던 시대에서부터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우물을 깊게 파야만 하는 시대를 거쳐 오늘날은 우물을 깊고도 넓게 파야만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현대 사회는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하나의 학문만으로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지금은 여러 가지 학문이 함께 다각도로 살펴보고 고민해야만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시대”라고 통섭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였다.

최 교수는 “물류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자신의 사업 분야인 화물차만, 기차만, 배만, 비행기만 생각하고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없다. 서로 얽혀있는 다양한 분야를 함께 보는 눈이 필요하고, 나아가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통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자연’이라고 하면 흔히 약육강식 또는 적자생존 등을 떠올리고, 이는 다윈의 진화론에서 나온 개념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자연계의 생물들에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무조건 남을 제거하는 것만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라며, 자연계에는 무모한 전면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생물들보다 남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한 생물들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그 대표적인 예가 식물과 곤충의 관계라며 “지구 생태계에서 생물중량이 가장 으뜸인 것은 식물, 그 중에도 꽃을 피우는 현화(現化)식물이다. 그리고 개체수 면에서 가장 성공한 생물집단은 곤충이다.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을 위해 곤충이 대신 꽃가루를 날라주고, 그 대가로 식물로부터 꿀을 얻는다. 지구 생태계에서 수와 무게로 가장 막강한 두 생물집단들이 서로 물고 뜯는 경쟁이 아니라 함께 손을 잡아 성공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라고 했다.

“이는 무차별적 경쟁보다 공생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공생을 실천하는 생물들은 그 한계를 넘어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로, 서로 피흘리는 출혈 경쟁보다는 협조와 경쟁을 함께 하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21세기의 새로운 인간상으로 환경적, 사회적으로 공생(symbiosis)하는 인류인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소개하며 “한정된 조건은 인간에게 경쟁을 넘어선 협력을 강요한다. 미래에는 이기적인 인간은 사라지고, 협력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공생은 선택이 아닌 인류 진화의 결과”라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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