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물류업체 A사는 작년 10월 대한상의와 함께 시베리아지역을 방문했다가 현지의 한 핵물리연구소로부터 연구용 소형원자로 관련 장비를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 운송하는 1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해외 판로개척을 고민하던 중 러시아와의 거래가 성사돼 자신감이 생겼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러시아 타 지역으로의 진출을 추진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국내 중소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돕는데 발을 벗고 나섰다.
대한상의는 작년 4월 러시아 지방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지역개발 설명회를 개최했고, 작년 10월과 올해 6월에는 각각 극동·시베리아지역과 블라디보스토크에 중소기업 무역투자사절단을 파견해 러시아 진출 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지난 달에도 국내기업의 투자진출이 유망한 러시아 주요지역 기업인들을 초청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다. 이 행사는 양국 중소기업들의 국제화를 목표로 2009년부터 실시돼 올해로 네 번째를 맞았다.
 
러시아 중서부의 사라토프, 크라스노야르스크, 볼고그라드 지역 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인 20여명으로 구성된 이번 방한 사절단은 11월 27일 저녁 대한상의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한 뒤, 다음날 한국의 수출지원 금융제도와 양국간 투자확대 방안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어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러시아 중서부 진출 유망지역에 대한 투자환경을 설명하고, 국내 중소기업들과 1:1 거래상담회를 통해 사업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29일에는 울산을 방문해 현대자동차 공장을 돌아본 후 울산기업인들과 거래상담회를 가졌으며, 대표단 일부는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타워 건설현장과 팔당 수력발전소를 방문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중소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토대”라면서 “양국 중소기업의 국제화와 교류활성화를 위해 상의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억 4천만 명의 거대 시장 러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중소기업들의 노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내수와 선진국들의 경기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든든한 내수와 성장잠재력을 가진 러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실제 한국·러시아 간 교역규모는 작년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에도 무난히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며 최근에는 기존 대기업 위주 투자에서 벗어나 식품·보일러·전선·철강 등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투자도 활발해 지는 추세다.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가 작년 여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재집권한 푸틴 정부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확대 전략을 취함에 따라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대한상의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