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도입 20년에 걸맞게 질적으로 성장할 때①

▲ 조윤성/(주)프로엘앤씨 대표
택배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이 되었다. 그동안 80여개의 택배업체가 설립되었다 사라졌고 그러면서도 취급수량은 14억 개를 넘어섰으며 국민 1인당 연 29개 이상을 이용하는 수준까지 올라 택배 천국이라고 하는 일본의 이용밀도를 추월하고 있다.

또한 택배서비스는 개인들의 일상생활과 기업들의 판매 및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공공물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소셜커머스와 FTA, 우편물택배 등으로 인하여 어떤 다른 산업분야보다 더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매년 두 자리 수의 성장을 해오던 택배시장이 2011년에는 한자리수의 성장으로 둔화되었고 금년에도 한자리수의 성장이 예상된다. 그래도 취급수량을 기준하면 경제성장률에 비해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문제는 질적인 문제이다.

대부분의 택배업체 경영자들은 단가경쟁을 자제해야하고 오히려 단가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단가경쟁의 자제 또는 단가 인상이 현실에서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들의 물량확보는 대부분 택배사원들이나 위탁점에서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의 생존전략에 따라 단가수준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고 본사의 영업부서는 자신들에게 부여된 매출목표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또다시 단가경쟁을 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CJ GLS의 대한통운 인수를 계기로 저단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것 같다. 이는 2위 그룹이나 3위 그룹들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시장에서 막강한 영업력을 발휘할 CJ택배와 대한통운택배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물량을 증가시켜 최소한 확실한 2인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이 둔화된 상태에서 지금까지처럼 단가경쟁을 해서는 현재도 수익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 따라서 이제 2~3위 그룹의 택배사들은 심각하게 SWOT분석을 하여 자신이 살아나갈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하고 실천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 택배사원을 구하기 힘든 이유 중에는 많은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높은 노동강도도 한몫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우리 택배업계는 치열한 선두경쟁과 생존경쟁 때문에 치킨게임을 해왔고 그 결과 저수익으로 질적인 성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때문에 제대로 된 특화상품이 없고 운영시스템도 낙후되어 있으며 서비스품질도 불만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이런 질적인 측면부터 하나하나 점검하여 고객에게 확실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사업전략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물론 당장 현장에서는 CJ와 CJ대한통운의 막강한 공격에 시장방어도 힘든데 어떻게 질적인 부분을 생각할 수 있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이 살아나갈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은 더욱 필요하고, 이러한 전략의 방향은 양적인 성장전략보다는 질적인 성장전략이 되어야 한다.

즉 최대한 가격경쟁은 자제하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를 추진하여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서비스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 실행을 해야 하며 다른 택배사와는 차별화된 무엇인가(시장이든, 서비스든)를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 택배사원의 집배 서비스요령 표준화

택배사원 구하기도 어려운데 힘들게 일하는 그들한테 고객에 대한 행동요령을 강요하면 불만을 갖고 이탈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친절서비스와 제대로 된 집배송서비스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 택배사원의 복장도 서비스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 택배사원들의 서비스 상태를 점검해 보면, 우선 규정된 복장을 착용하고 있는 택배사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날씨도 덥고 일을 하다보면 땀도 나고 옷이 더러워지기는 하지만 반바지, 민소매, 슬리퍼 착용은 일반적인 복장 상태가 되었다.

집안에 수하인이 있는데도 화물을 경비실에 맡기고 간다. 우편함에 경비실에 맡겼다고 메모를 남기는 택배사원들은 그래도 양반이다. 방문을 하더라도 “안녕하세요. OO택배입니다”라고 정중하게 인사하는 택배사원은 드물다. ‘반품접수를 했는데 언제 방문할지 모른다, 명절 때는 밤늦게 방문하여 현관문 앞에다 화물을 놓고 간다, 문자 연락 하나 없이…’ 이런 형태가 우리 택배업계의 서비스 현실이다.

이제는 이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빨리 바로잡아서 고객들로부터 서비스에 대한 신뢰감을 얻고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비스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철저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매뉴얼을 만들 때 대략적인 행동요령으로 만들면 다양한 집배송 상황을 충족시킬 수 없고, 결국 택배사원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매뉴얼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게 되며, 이것이 일반화되면 결국 매뉴얼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발생 가능한 집배송 상황을 설정하여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매뉴얼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고 매뉴얼대로 수행하는지를 감독하고 지도해야 한다.

2. 외관부터 제대로 갖추자

지금 택배업체들의 집배송센터에 가보자. 아마도 어느 택배사의 집배송센터에 왔는지를 모를 것이다. 아무 로고도 없는 자가용차량, 다른 택배사의 로고로 도색된 차량, 자사의 로고도색을 했더라도 훼손되어 흉물스런 상태의 차량 등 택배 백화점같은 느낌이 든다.

또한 택배사원들의 복장도 가지가지다. 규정된 복장을 입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H택배사에 근무하면서 조끼나 점퍼는 K택배사 것을 입고 다닌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기능적으로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차량과 택배사원들은 움직이는 간판이라고 했다. 그 만큼 고객들에게 보이는 차량, 유니폼을 입고 있는 택배사원을 보는 순간 고객들은 그 택배사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제대로 도색된 차량, 제대로 착용된 복장은 택배사원들의 행동을 규제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도색이 되고 깨끗이 세차된 차량을 운전하고 말끔하게 세탁된 규정복장을 입게 되면 자연스럽게 규정된 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세가 갖추어 지는 것이다.

특히 위탁점 체제로 운영되는 택배사일수록 이러한 현상이 심한바, 본사차원에서 전체차량을 점검하여 도색이 안 된 차량을 파악하고 비용을 누가 부담하든 도색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택배사원들이 규정된 복장을 착용할 수 있도록 강제 보급방식을 취하더라도 전원이 규정된 복장을 착용하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착용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화물취급규정 표준화

근래의 설문조사결과들을 살펴보면 가장 큰 고객의 불만사항이 화물에 대한 사고이다. 귀중한 물품이 분실되고 파손이 되면 나중에 보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기분이 나쁜 것은 사실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거래하는 업체를 변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사고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일부택배사의 통계를 보면 매출액의 1% 정도가 사고배상금으로 지출된다. 물론 이 비율은 택배사원들이나 위탁점에서 본사에 보고하지 않고 직접 배상해 주는 부분이 빠진 상태이다.

따라서 사고는 고객의 불만족 초래는 물론 경영수지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예방에 대해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고금을 위탁점, 터미널분류작업 도급업체, 노선업체, 택배사원들이 분담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종적으로는 본사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사고예방을 위한 첫 번째 일이 화물취급과정에서 파손을 예방하는 일이다. 화물이 집하되어 배달될 때까지는 많은 작업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파손사고로 연결되게 된다. 다음에 보는 사진은 어느 택배회사의 노선차량 화물적재 상태이다. 이런 상태로 적재가 되면 안전한 화물이 이상할 정도이다.

 

▲ 적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어느 택배회사의 노선차량 모습. 귀사는 어떤가?

그런데 이런 상태가 비단 이 회사만의 사례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물량이 폭주하는 명절이나 월요일 등에는 중계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발생하게 된다. 또한 터미널에서 작업원들을 배치할 때 이제 막 들어온 사람들을 상차작업부분에 배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은 적재하는 요령을 모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파손사고방지를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적재의 달인’을 상차부분에 배치해야 하는 일이다. 적재의 불량에 의한 사고의 예를 들어보면, 김치박스를 상단에 적재하여 저절로 부풀어 터지는 바람에 김치 국물이 밑에 있는 화물을 줄줄이 적시게 되어 수백만 원의 오염사고를 발생시키기도 하고, 골프채와 같은 길이가 긴 화물을 중간높이에 적재함으로서 윗부분의 하중에 의해서 구부러지거나 부러지기도 한다.

또한 냉동화물의 박스를 안쪽에 적재하여 결로현상으로 생긴 물기가 다른 화물을 적셔서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렇듯 화물의 특징에 따라 적재해야 할 위치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기준에 따라 적재요령을 표준화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하차작업을 할 때 문을 여는 순간 화물이 무너져 내리 수도 있다. 하차작업원이 화물을 컨베이어위에 함부로 내려놓으면 충격에 의해 화물이 파손된다. 컨베이어의 운반과정에서도 분류와 합류시 화물간 충격에 의하여 낙하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따라서 하차를 위한 접차작업에서부터 개문 방법, 화물의 적재상태 확인, 화물을 안전하게 컨베이어위에 올려놓는 방법, 분류와 합류 방법 등을 매뉴얼화 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터미널 작업원들의 대부분은 아르바이트들로 충원되기 때문에 매일 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면 매일같이 엉터리 작업원에 의해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관리자들은 끊임없이 작업현장을 순회하면서 매뉴얼대로 작업을 하고 있는지 감독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편 아무리 작업을 매뉴얼대로 해도 화물이 추락하는 부분들이 있다. 따라서 화물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부분에는 쿠션이나 미끄럼틀 등을 설치하여 충격이 완화되도록 하고 컨베이어의 높이도 적절하게 조절하는 일이 필요하다.   

4. 포장방법의 표준화

화물에 대한 작업 및 적재규정을 표준화하고 이행을 잘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포장이 불완전하면 파손이나 분실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고객들은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보내도 택배사는 알아서 잘 취급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지 아니한가? 그 수많은 화물을 어떻게 화물의 성질에 따라 안전하게 취급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고객들에게 화물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포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화분이나 꽃바구니 같은 화물은 눌려도 찌그러지지 않는 박스를 이용하여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을 시킨 후 박스의 윗부분을 상당부분 도려내어 내부의 화물이 보일 수 있도록 하고 투명비닐로 덮으면 내용물이 보이기 때문에 함부로 던지거나, 뒤집거나, 밑 부분에 깔리지 않게 잘 취급하게 된다.

또한 봉투화물은 그대로 보내면 큰 박스의 벌어진 틈이나 차량의 적재함 틈으로 들어가 분실사고로 이어진다. 따라서 봉투화물이나 초소형화물은 박스포장으로 유도하고 박스가 너무 작은 경우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박스로 키우도록 요구해야 한다.(너무 작은 규격의 화물은 손 타기 쉽다)

아니면 콘솔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내용물이 무거운 화물은 작업과정에서 박스 옆구리가 터져서 내용물이 빠져나오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스티로폼박스도 작업을 하다보면 충격에 의하여 모서리가 파손되거나 찌그러져 파손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함부로 취급해도 좋은 화물은 없다. 모든 화물을 정중하고 안전하게 취급하여 사고 없이 배달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화물별로 어떤 방법으로 포장을 해야 할 지를 연구하여 화물별 포장기준을 만들어 영업사원 또는 택배사원들에게 주지시키거나 책자로 만들어 항상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홈페이지에 화물의 포장요령 또는 기준을 게시하여 항상 고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5. 분실 예방 및 보안시스템

화물의 분실은 파손사고보다 더 심각한 사고이다. 파손사고는 취급부주의 또는 포장의 불비에 따른 문제로서 일부 고객의 책임도 있다. 그런데 분실사고는 사실 창피한 사고이다. 절도범을 고용하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또한 분실은 최종적으로 분실로 판명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어 불만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분실이 발생되지 않도록 시스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는 차량의 봉인시스템을 철저하게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기사를 용의자로 보자는 것이 아니라 노선차량에서 분실될 수도 있다는 핑계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작업장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터미널에서는 입하라인과 출하 슈트 하나에 하나의 카메라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분류나 합류과정, 인적이 적은 구역, 합포장 구역 등에 사각지역이 없을 정도로 카메라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모든 카메라를 모니터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감시한다는 어렵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확인해 볼 수 있고, 카메라가 달려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화물에 대해 욕심을 내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집배차량 30대를 처리하는 작업장 한곳에는 4대의 카메라로 구성된 CCTV 한 세트를 설치하고 한 작업장에는 여건상 CCTV 없이 1년을 운영하였다.

 그 결과 CCTV를 설치한 작업장에서는 연간 총 5건 정도의 분실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설치하지 않은 작업장에서는 수십 건의 크고 작은 분실이 발생하였다.

특히 명절과 같은 성수기 때는 많은 아르바이트 및 콜밴 등을 이용함으로서 관리가 소홀히 되어 분실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특히 한 작업장에서 계속적으로 분실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그곳에서 일하는 택배사원 또는 작업자들을 일단 의심하게 됨으로서 종사자 간에 서로 불신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분실방지장치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전 터미널 및 집배송센터의 CCTV 설치상태를 확인하고 설치가 미진한 터미널 및 작업장에 좀 더 세밀한 관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안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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