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터넷도서업체들 입찰 예정…과거 결정 후 사라진 업체 여럿

택배기업들의 생존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입찰 건이 진행될 예정이다. 향후 결과에 따라 택배업계에게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주기업의 입찰 건이 택배기업의 생존을 좌지우지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사례들을 비추어봤을 때 향후 있을 입찰 건이 택배업계에 적지 않은 여파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최근 택배업계 영업사원들은 제안서 작성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터파크, 예스24, 알라딘 등을 시작으로 리브로 등까지 대형 인터넷도서업체들의 입찰이 차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예스24, 알라딘의 경우 오는 3월이 계약 만료시점으로 2월부터 업체들의 제안을 받아 3월 중에는 최종적으로 업체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브로 역시 4월 중순이 계약 만료 시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3월 안에 택배업체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입찰 후 N사‧S사 등 퇴장 또는 흡수 돼

택배업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인터넷도서업체들의 입찰 여부에 따라 일부 중견택배업체들의 경우 피해가 상당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과거 인터넷도서업체들의 입찰 후 사라진 중견택배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한 주장이다.
지난 2008년 인터파크 등 대형 인터넷도서업체 3사의 택배업무를 담당했던 N사는 재계약에 실패한 후 시장에서 퇴장했다. 전체 택배물동량 중 3개사의 물동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가까웠던 N사는 이를 놓친 후 사업 유지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퇴장하고 말았다.  
그 다음 입찰이 있었던 2010년에도 비슷한 상황은 또 전개됐다. N사에서 처리하던 3개사 물동량을 저가에 수주한 S사가 3사와 모두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게 된 후 2달여 만에 C사로 흡수 합병된 것이다. 그나마 C사가 S사 지분의 67%를 확보하고 있었기에 인수가 가능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S사도 N사와 마찬가지로 사업포기 절차를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영업소 등의 인원들에게까지 피해가 적어 다행이었던 것이다. 
인터넷도서업체들이 택배 운영사를 교체할 때마다 누군가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4년째 이런 현상이 반복해 발생하다 보니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임은 물론 이번 입찰 후에도 똑같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일부 택배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사라진 업체들에 대해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가 파고 들어간 꼴이라며 사라지는 기업들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예고됐던 일들도 오히려 쌤통(?)이라고 비꼬고 있다.
이들이 현 상황을 안티하게 바라보는 것은 과거 인터넷도서업체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 N사와 S사가 취했던 행동 때문이다. 2년 전 S사는 기존 3개사의 택배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던 N사보다 50원 낮은 금액을 제시, 결국 N사를 택배업계에서 몰아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물론 S사가 직접적으로 N사를 붕괴시킨 것은 아니지만 3개사 물동량을 저단가로 뺏어옴으로써 N사의 기반을 흔들리게 하고 결국 붕괴하게 한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S사 역시 2년 뒤 N사와 같은 길을 걸었다. 저단가 수주의 화살이 2년 뒤 자신들에게 돌아와 죽음으로까지 당하게 된 꼴이다.  

누군가에겐 생존의 갈림길… 가격 낮아질 수밖에

이번 입찰 건은 누군가에게 생사의 갈림길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저단가 혈투가 예상된다는 게 택배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생사의 기로에 선 업체들에게는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물건이고, 비록 규모가 크지 않은 택배업체라고 해도 서서히 시장을 재편하고 싶어하는 대형업체들 간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
특히 두 그룹 간의 싸움의 승패는 결국 택배단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형성되어 있는 업계 최저단가 기록 역시 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이들이 많다.
현재 택배업계 최저 단가 수준은 1,210원 수준이다. 인터넷도서업체들의 택배단가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많은 택배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입찰 후 인터넷도서업체들의 택배단가는 1,100원 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일부 의류업체들의 경우 1,180원까지도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택배업체들은 이번 인터넷도서업체들의 택배 낙찰 가격 수준 역시 1,100원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 1,280원에서 1,230원, 1,210원까지 내려간 것만 봐도 최소 20원 이상은 내려가지 않겠냐는 게 그들의 예상이다. 특히 수주 실패 시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들의 경우 아예 가격을 확 낮춰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 많게는 100원까지도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상품이 적고, 한 곳에서 대량의 상품이 발생한다는 매력 때문에 택배가격이 현저히 내려가 있는 상황이나 올해는 이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입찰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의 경우 모두 단단히 마음먹고 달려들 태세로 올해는 인터넷도서업체 택배단가는 더욱 내려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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