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웅 / 서경대 경영대학원 물류학과 교수 ungan@skuniv.ac.kr

 

로지스틱스는 학문의 연구 대상으로 역사가 비교적 짧으나, 기업 경영 측면에서 점점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로지스틱스의 선구자인 미국 기업들은 경영의사결정에 로지스틱스적인 사고를 적용함으로써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거두었다. 로지스틱스에 대한 학문적인 논의의 시작은 1950년대 중반에 발표된 Morgenstern의 논문 ‘Note of the Formulation of the Theory of Logistics'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로지스틱스의 학문적 접근방식은 개별적인 학문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영역과의 협력 및 협업을 통해 성과를 추구하는 학제간의 연구가 바람직하다. 로지스틱스 개념은 196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확장되어 비즈니스 환경에 사용되는 반면에 로지스틱스 개념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비동질적인 이해는 로지스틱스의 태생과 역사적인 발전과정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로지스틱스에 대한 경제적인 의미의 중요성과 더불어 1970년대 초기에 유럽에서 로지스틱스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이 증폭되어 관련된 전공과 학과가 대학에 개설되었다. 독일에서는 로지스틱스가 독자적인 학문영역으로 설정되기 전까지는 교통경제학 또는 교통경영학에 소속되어 있었다. 현재 독일의 학계와 물류 현장에서는 로지스틱스가 물리적인 기능들의 연결로부터 전체적이며 프로세스 지향적이고 고객지향적인, 기업들 간의 통합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로지스틱스의 본질, 잠재 가능성 및 목표 관점 하에서 로지스틱스적인 사고가 강도 높게 기업 경영에 적용되면서 로지스틱스의 영역이 확대되었고 경영의사결정에 폭 넓은 스펙트럼을 제공하고 있다.
 
로지스틱스에 대한 산업 현장으로부터의 지속적인 경험과 자극은 유럽에서 로지스틱스의 정체성에 대해 활발하고 동적인 논쟁을 가져왔다. 이러한 논쟁의 핵심적인 사항을 정리하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로지스틱스 분야의 독립성에 대한 논쟁이다. 조달, 생산 및 유통 등에 대한 비즈니스 고유 기능을 다루는 학문분야와 비교할 때 로지스틱스의 위치 설정이 매우 불분명하다. 로지스틱스 활동은 다양한 영역 및 조직단위에서 복합적으로 수행되기 때문에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둘째, 로지스틱스가 전략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는지 여부이다. 경영적인 의사결정에 로지스틱스가 관여하는 정도에 따라 로지스틱스의 깊이와 폭이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다. 로지스틱스의 폭은 순수하게 운영적인 측면인 자재의 보관 및 운반 프로세스의 효율적인 실현을 위한 비용절감으로부터 전략적인 계획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 간 흐름의 최적화까지이다.
셋째, 로지스틱스의 조직적인 연결고리의 범위이다. 조직 내의 스태프 기능을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재무, 인사와 달리 로지스틱스는 운송, 조달, 생산, 보관, 운반 등이 횡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로지스틱스는 구조적으로 하나의 고유한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다른 기능들 간의 연결로 구성되어 있다. 로지스틱스 활동과 로지스틱스 기능의 조직적인 배열은 상호 개별적인 개방성의 토대 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로지스틱스 개념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어 질 수 있다. 그러므로 로지스틱스 응용 영역을 하나의 폐쇄된 영역으로 설정하는 작업은 불가능하다.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인 측면에서 로지스틱스 개념의 다양성과 일관성의 결여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독일 퀄른대학교 경영학부 전략 및 로지스틱스 담당교수인 Delfmann이 제안한 3계층으로 구분된 로지스틱스 개념이다.
첫 번째 계층(하부 계층)은 로지스틱스시스템(Logistics System), 두 번째 계층(중간 계층)은 로지스틱스관리(Logistics Management), 세 번째 계층(상부 계층)은 로지스틱스철학(Logistics Philosophy)이다.
로지스틱스시스템 계층은 운송, 보관, 하역, 주문처리 및 포장의 프로세스 및 조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계층은 오로지 대상물의 시간 및 공간적인 이동을 담당하는 구조 및 프로세스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첫 번째 계층은 로지스틱스의 기능적인 역할과 산업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두 번째 계층인 로지스틱스관리는 로지스틱스시스템의 계획, 실행 및 통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로지스틱스시스템 및 로지스틱스관리 계층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가치사슬 프로세스가 수행된다. 세 번째 계층인 로지스틱스철학은 로지스틱스관리의 설계와 구현을 위해 존재한다. 특히 이 계층은 기업들 간의 상호의존적인 가치창조 프로세스의 구축 및 운용을 강조한다.
기업들은 통합적으로 수행되는 상호의존적인 시스템에서 로지스틱스시스템과 로지스틱스관리에 대한 전체 최적화를 보장하기 위해 하부시스템의 부분 최적화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즉, 전체 최적화의 관점에서 전체 시스템이 각 부분별 프로세스의 부분 최적화의 재통합을 통해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전체 최적화의 초점 대상은 시간과 공간, 기업 내부뿐만 아니라 기업들 간의 자재, 정보 및 가치흐름이다.

유럽에서의 로지스틱스 개념은 메타 시스템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 영어권의 로지스틱스에 대한 이해와 의견에서 더욱 더 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로지스틱스 개념은 재화의 운송 , 보관, 하역, 포장 및 정보의 시스템 운영적인 관점(로지스틱스시스템)에 계획, 실행 및 통제 등의 비즈니스 기능(로지스틱스관리)을 포함하고 기업들 간의 통합적인 관점에서 기업 간의 재화 및 정보 흐름의 구축 및 전체 최적화(로지스틱스철학)를 위해 확장되었다. Delfmann  교수에 의해서 제안된 3계층 로지스틱스 개념의 구현은 글로벌 환경 하에서 국가, 산업 및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능력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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