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업과 유통기업의 COOL한 생각, HOT한 생각

우리는 매일 신선한 식자재와 가공품 등 관련 상품을 대형마트나 중소형 수퍼마켓, 편의점 등을 통해 구매한다. 이때 상품에 적합한 온도를 유지한 채 매장까지 운송하는 것이 신선물류다.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물류가 신선물류인 셈이다. 이런 신선물류 시장은 다른 상품의 물류와 달리 수요가 꾸준한 편이며 품목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온도라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조건이 있어서 까다로운 편이기도 하다.

국내 신선물류산업에 대해 시장 규모와 같은 통계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신선물류의 범위에 들어가는 상품들의 종류와 판매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보고서나 연구논문 등을 통해 규모를 추정할 뿐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 4월 발표한 2010년 식품산업 주요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식품유통 규모는 약 69조 원으로 나타났다(음식료 도매업 기준). 소매업을 더하면 약 81조 원에 달했다. 농림어업 생산액은 약 49조 원이었다.

또한 국내 식품산업 성장 추이를 살펴보면 음식료품 제조업은 지난 2000년 약 33조 원이었으나 지난 2009년에는 약 60조 원으로 매년 성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선물류 시장의 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조업과 유통업의 성장은 물동량의 증가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Trend | 시장의 동향

물류기업의 동향
신선시장에 대한 물류기업의 화두는 ‘정온서비스’다. 온도에 민감한 상품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유통물류센터들도 온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일부 상품의 경우 온도가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유통물류센터에서 상품하역과 반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져 물류기업들은 정온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편 여름성수기를 맞이해 늘어난 물동량으로 물류기업은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장마가 끝나자 곧바로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 7월 22일 이번 장마는 평년에 비해 다소 짧았으나 강수량은 관측 이래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는 초가을에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한동안 유지된다고 예보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여름철 계절품목(냉면류, 얼음류 등)의 판매시기가 좀 더 연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기업의 동향
유통기업들은 급변하는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빠른 생활 패턴에 맞춰 개인을 위한 소포장 제품의 인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과일 등 일부 소포장 특화제품들이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유통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와 함께 신선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의 웰빙, 프리미엄 제품을 뛰어 넘은 고품질 원료와 첨가성분을 줄인 ‘수퍼 프리미엄’제품의 출현으로 시장의 변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퍼 프리미엄 제품은 음료를 비롯해 조미료, 가공식품 등 광범위한 부분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유통기업들도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 제품들의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장마가 짧았고, 더위가 좀 더 일찍 찾아왔기 때문에 기업들은 유통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따르면 폭염이 시작된 지난 7월 17일부터 3일 간의 매출을 일주일 전 같은 날과 비교한 결과 아이스크림의 매출액이 89.8%, 얼음컵음료가 78.4% 늘어나는 등 관련 상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View | 시장에 대한 시각

물류기업의 시각
물류기업들은 저단가에 내몰리면서도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물류기업 A사 관계자는 “고객사(화주)의 저단가 전략에 운임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고유가 등 운행 외적인 면에서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 여름 성수기에도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화주기업의 단가 인하폭은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내려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일부 화주기업은 비딩을 통해 단가 정보를 흘리는 방식으로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어느 업체는 얼마를 제시했다’는 식”이라고 전했다.

일부 물류기업들은 국내 신선물류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고가(고부가가치)의 상품이든 저가 상품이든 운임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업체들의 단가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익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물류기업들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큰 수익을 얻기는 어렵다고 보고 해외 신선물류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기업의 시각
유통기업들은 물류기업과 반대로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제품의 출시와 이에 대한 수요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상품은 프리미엄 가치가 더해진다. 고품질 제품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별도의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상기후로 인한 국내 신선제품의 가격의 폭등으로 당분간 수입 신선제품이 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12일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상추와 배추의 소매가격이 1주일 전보다 각각 68.1%, 19.7%로 오르는 등 각종채소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Strategy | 시장에 대한 전략

물류기업의 전략
신선물류기업들은 각 지역별 거점의 정비와 배송 차량의 확충, 온도관리센서와 GPS를 활용한 온도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 신선물류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장려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략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은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배송차량의 확충 등 인프라를 확대하려면 결국 지출이 필요한데 기업들이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들은 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차량사고에 따른 상품의 훼손을 막기 위한 위험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배송 중인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빠른 시간 내에 근방의 배송차량을 현장으로 보내 화물을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화주기업의 긴급 발주 등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입출고 서비스와 화주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물류시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유통기업의 전략
유통기업들은 한-EU 간 FTA를 비롯한 자유무역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외국산 상품의 직수입을 선호하는 계층에 대한 요구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

이와 함께 유통기업들은 유기농 등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의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포장을 통한 신선도와 질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친환경·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약 3조 7천억 원에 달했다.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상품별 맞춤형 온도를 파악해 관리하고 기능성 식품이나 특정 수요를 위한 맞춤형 식품 등 고객의 편의를 반영한 고부가가치 상품 유통에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Improvement | 개선방안

전문가들은 물류기업들이 보다 전문적인 신선물류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장 인력에 대한 교육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물류기업 B사 관계자는 “일부 현장에서는 온도관리의 중요성보다 빠른 시간 내에 배송을 완료하는 것에 더 신경 쓰는 경우가 있다”라며 “임직원에게 신선물류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나치게 낮은 운임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저단가 경쟁을 지양하고 물류 인프라의 확충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차량에 실시간 온도 관리시스템을 적용하는 등의 인프라의 개선 노력과 화주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고부가가치 물류서비스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통기업들도 인프라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류센터에 신선상품 자동분류기를 도입하거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IT솔루션의 적용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통기업들 역시 신선물류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 : 본 기사는 식자재와 관련 가공제품들을 주요 대상으로 작성됐으며, 의약품이나 기타 신선물류 관련 화물은 제외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