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대한통운과 계약 만료되는 제주삼다수 잡기에 혈안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기업들의 영업담당 핵심인원들이 제주도로 모여들고 있다.
특별히 진행되는 행사는 없다. 그럼에도 이들이 제주도로 향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한가지다. 수백억 원 규모의 제주삼다수 물류 아웃소싱을 수주하기 위해서다.
제주삼다수는 올해 말 대한통운과의 3년 계약이 만료된다. 이 정보를 파악한 물류기업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작년 말부터 이를 노리고 있던 기업들도 있다. 이미 올해 영업 목표 수립 당시부터 제주삼다수를 주요 타깃대상으로 설정하고 전략을 수립해 온 기업들도 여럿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본지에서 확인한 결과 현재 제주도로 날아가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만 해도 최소 5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랜만에 나온 대어잡기에 치열한 눈치작전 돌입

지난 2008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제3자물류용역’업체 선정 입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대한통운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8월 18일 최종 계약했다. 대한통운은 과거 삼다수 물류를 담당해온 (주)농심으로부터 물류 운영체계 전반을 넘겨받아 3년 동안 제주삼다수 물류를 전담해 왔다. 당시 알려진 제주삼다수 물류 규모는 연간 약 800억 원(3년) 수준.  
물류운영자로 선정된 대한통운은 그 동안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 만료로 인한 재입찰과정은 불가피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기업이 아닌 공기업에서 추진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물류업체들 역시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금껏 제주삼다수의 판매대행 업무를 수행해왔던 농심과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물류기업의 변경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업체들도 많다.
현재 제주삼다수 물류아웃소싱 수주 경쟁에 뛰어든 기업은 H사, N사, C사, S사, H사 등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중에는 회사의 핵심 임원들이 직접 제주도를 방문, 현장에서 총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아웃소싱 수주를 위한 치열한 눈치작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단독 입찰 참여보다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입찰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의 경우 파트너사 선정부터 신중히 접근 중이며 어떤 기업이 누구와 손을 잡을지 여부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눈치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C사와 N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컨소시엄이 제대로 형성된다면 단독입찰 참여기업보다 더 높은 시너지를 예상해볼 수도 있는 만큼 어떤 기업들이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지 여부도 굉장히 중요한 정보 중 하나다. 현재 어떤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는 대략 윤곽이 나온 상황이다. 이제는 각 업체들이 수주를 위해 어떠한 카드를 꺼내들지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성장에 주류사업 확대도 큰 매력

물류업체들에 따르면, 제주삼다수 물류규모는 연간 최소 900억 원에서 1,000억 원(3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단일 기업의 물류 규모로는 매우 큰 화주다.
제주삼다수의 판매량과 수출량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꾸준한 성장세에 있는 화주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다는 것은 동반성장의 기틀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기 때문.
여기에 독과점 시장이라 할 수 있던 맥주시장 진출을 선언한 제주개발공사의 포부와 가능성도 물류기업들에게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의 진입이 당장 4조원 대 맥주시장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다양한 맛의 맥주를 값싸게 판매할 경우 수요층 역시 급속도로 증가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물류기업들의 예상으로,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물류기업들의 의지가 강하다. 그 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물건이란 평이 자자하다.  
한편 제주개발공사의 주류사업이 이번 입찰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주류 물류서비스 수행을 위해서는 갖춰야 할 까다로운 자격조건과 운영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으로, 사업 초기인 제주개발공사 측이 사업 안정화시점까지 기존 물류서비스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물류업체관계자는 “아직까지 제주개발공사 측에서 제주삼다수와 제주맥주를 묶어 입찰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통보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두 건에 대해 같이 제안해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 분야에 대한 운영 제안까지 고민 중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 주류물류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없어 이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규물량 나오지 않는 만큼 저가 경쟁 예상

물류기업들은 오랜만에 나온 화주기업을 잡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3자물류 시장에 나오는 신규물량이 없어 굶주려 가고 있는 물류기업들로서는 군침이 돌 수밖에 없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보니 물류기업들은 업체들 간 치열한 저가 경쟁을 예상하고 있다. 재입찰의 경우 보통 기존 물류비보다 낮아지는 것이 통상적이라고는 하나 이번 건의 경우 규모도 큰 데다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이 많아 생각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게 물류기업들의 예측.
이는 물류기업들에게는 엄청난 고민거리 중 하나다. 운영적인 측면에서 적자가 발생하지 않을 최소의 마지노선을 정하고 적정한 금액을 써내야 하나 적자를 감수하면서라도 낮은 금액을 써야하지는 않을까를 놓고 고민 중인 것이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3자물류 시장에 신규로 나오는 물량이 적다보니 기존 화주사를 뺏고 뺏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번 건 역시 마찬가지로 저가 경쟁이 예상된다. 규모가 커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얼마를 써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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