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을 통해 국익 창출은 물론 물류강국으로서의 위상 제고와 해외 진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지원이라는 부가가치를 얻고자 한다. 물류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하고 정부의 올바른 방향제시와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물류강국으로서 세계 물류시장을 ‘대한민국 국익 창출의 텃밭’으로 만들기 위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과 함께 물류 전문인력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정부도 물류 전문인력 양성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물류관련 교육기관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프로그램은 물류관리사 자격증 교육과 같이 포괄적 전문가를 키우는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고도화된 분야별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은 상당히 약하다.

또 그동안 물류신문은 물론 관련 기관들이 설문조사를 통해 물류업계가 물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전문인력 부재’를 꼽고 있다는 점을 밝혀 왔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전문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물류전문인력의 가치에 대해서도 ‘소속 물류기업의 브레인 역할을 통해 그 기업의 서비스 경쟁력과 매출을 키우는 지원세력’ 수준 정도로 보아왔을 뿐 개별적 가치, 다시 말해 세계 물류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물류와 관련된 금융을 일으키고, 고가의 정보를 취급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두뇌집단으로서의 가치를 보지는 않았다.

고부가가치 창출형 두뇌집단의 예는 해운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외화벌이를 많이 하는 산업이다. 하지만 그 수입이 대부분 단순한 화물 운송에서 벌어들인 돈이라는 점이 아쉽다. 부가가치가 낮다는 얘기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시황 리서치, 해운중개업 등을 영위하는 영국의 클락슨사는 2008년 1조9,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해운중개업 총 추정 매출인 4,300억 원의 4.5배 규모에 달한다.

이 회사는 선박을 수십 척씩 가지고 있는 해운회사가 아니라 비자산형기업이다. 비자산형 기업으로써 이 정도 규모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이 회사가 현재의 시황과 미래의 시장상황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해운시장의 정보를 속속들이 꿸 만큼 고도화된 두뇌 집단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영국의 해운관련 보험사들 역시 인력인프라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큰 돈을 번다.
반면 세계 5대 해운강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법률, 금융 등 전문서비스와 해운시장 정보 서비스를 유럽의 전문기업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이에는 국부(國富) 유출뿐 아니라 해운강국으로서의 위상 퇴색의 의미가 있다.

지난 3월 24일 취임한 국적해운선사 단체인 한국선주협회 신임 회장의 해운전문인력論도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STX팬오션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선박금융 시스템 구축과 해운전문인력 확보가 선결되어야 한다”며 해기사(고급선원)는 물론, 해운시황전문가, 해운금융전문가, 조선전문가 등 해운전문인력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환경조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해운업계에서 인력공급을 논할 때 현장인력인 해기사만이 언급되어왔다는 점에서 생각해보면 곱씹고, 곱씹을 가치가 있는 대목이며, 우리 물류업계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인 전문인력의 범주가 어디까지인지 곰곰이 따져보게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글로벌 물류기업 육성과 함께 속도를 붙여야 할 물류전문가 양성은 운송, 보관 등의 물리적 물류활동을 통해 수익을 내는 물류기업의 브레인 양성은 물론 글로벌 물류시장을 이끄는 전문가 두뇌집단을 양성하자는 의미인 것이다. 이들 전문가 두뇌집단이 세계 물류시장에서 수행하는 물류관련 금융컨설팅, 국제물류법률과 중재, 물류관련 보험, 물류시황 컨설팅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인다면 물류강국의 위상 제고와 함께 국부(國富)를 늘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시장은 글로벌 물류시장이다. 따라서 그 영역을 같이하는 세계 해운시장의 두뇌집단을 벤치마킹 한다면 양성해야 할 물류전문가의 유형 판단과 이에 요구되는 양성 프로그램 구축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정부차원에서도 포괄적 물류전문가 양성에 머물러 있는 지원구조를 고도화된 분야별 전문가 양성 지원구조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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