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은 물류를 넘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성장 할 것”

인터뷰 / 박창기 동방 대표이사

2025-06-04     신인식 기자

올해로 68년이 되는 동방은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기업 중 하나이다. 오래된 역사만큼 물류산업의 성장기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7년 동방운수로 시작된 동방은 전국의 주요 항만 및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항만하역, 육상·해상운송사업을 근간으로 초중량물 운송과 3자물류, 컨테이너터미널, 물류센터 운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특히 초중량물 운송에 있어서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의 동방이 있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거쳐 온 동방은 국내외 정세 불안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동방의 68년 역사 중 39년을 동방인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박창기 대표가 그 중심에 있다. 박창기 대표는 “동방의 미래를 물류사업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를 만나 동방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 동방이 주력하고 있는 초중량물 운송사업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
A. 동방은 국내 최초 초중량물 운송사업을 수행했으며 국내 최초로 자항선을 도입한 기업이다. 또한 현재는 국내 최대의 선단을 보유하고 있는 물류회사로 초중량물 사업에서는 최고의 기술력과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초중량물 운송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선박 블록 및 조선기자재,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비 등을 주로 운송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대형 EPC사의 해상 및 육상 플랜트, 풍력기자재, 항만크레인 등 다양한 중량물 운송을 수행하고 있다. 동방은 미국의 대형 EPC사인 Bechtel의 최우수협력업체에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안전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량물 운송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종합물류기업인 동방은 모든 사업영역이 주력 사업이지만 초중량물 운송사업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Q. 초중량물 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언제였나?
A. 정확하게 동방이 초중량물 운송사업을 언제 시작했는지는 시기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39년 전 입사할 당시에도 초중량물 운송에 관련해 동방은 투자를 많이 하고 있었고 이미 리딩 컴퍼니였다. 당시는 바지선을 통해서 해상운송을 했기 때문에 바지선들과 초중량물을 설치할 수 있는 장비들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다. 동방은 2000년대 중반부터 자항선에 투자를 시작했다. 자항선은 간단히 설명하면 기존의 동력이 없는 바지선에 동력을 추가한 선박으로 초중량물 해상운송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운송수단이다. 당시 동방은 초중량물 운송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투자를 했다. 특히, 자항선에 대한 투자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국내 물류기업 중에 초중량물에 대한 해상운송을 할 수 있는 자항선의 선대 규모는 동방이 가장 크며 독보적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여기에 오랜 시간동안 쌓인 노하우와 세계적인 네트워크, 전문 인력 구성도 국내에서는 견줄 기업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랜 시간 해오면서 경쟁자들도 많았다. 초중량물 운송이라는 것이 투자가 많이 필요하지만 어떤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은 도전해 볼 수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국내 초중량물 운송시장에서 동방은 과감한 투자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39년 정도 동방과 함께 했다. 위기도 많았을 것 같은데...
A. 어떤 기업이나 어려웠지만 동방에게도 1997년 IMF가 큰 위기였다. 동방 자체에 대한 영업이나 운영 안정성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계열사에 대한 지급 보증이 문제가 되면서 위기에 직면했었다.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3년 6개월만에 조기 졸업을 하면서 다시 건전성을 찾았다. 특히 당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대주주가 바뀌는 경우가 많았지만 동방은 그러한 변경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졸업했다. 이후 민자개발방식으로 개발된 TOC부두에 관련해 어려움이 있었다. 2020년을 기점으로 한 3년 정도 자금이 경색되면서 계열사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를 해소했고 이러한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의 운영적인 측면에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Q. 최근 실적이 좋아지면서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어떤 투자를 진행하고 있나?
A.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위기를 극복해오면서 자금에 대한 유동성이 확보되고 재무적인 안정성이 좋아졌다. 즉 투자 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된 셈이다. 우선 마련된 재원은 기존 사업에 대한 확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된다. 동방은 기존 물류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최근 자항선과 벌크선에 투자해 선단을 확대하고 초중량물 및 포스코 전용 하역·운송 장비 또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운송 차량 확대, 물류센터 신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IT에 대한 투자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준비를 하고 있다. 비전 2030의 전략과제중 하나인 ‘미래 사업화를 목표로 한 친환경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스마트팜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전략적 파트너쉽 계약 체결을 통해 현재 해당 물류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추가로 새로운 친환경 사업도 진행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현재 재무적인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Q. 사실 현재 대내외적인 상황은 좋지 않다. 투자가 위기가 될 수도 있는데...
A. 지난 2024년 국내외 환경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홍해 사태, 러·우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물류산업이 위축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동방은 위태로운 외부 여건 속에서도 핵심 사업을 성장시키고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도 세계경제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더불어 경영 환경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대내외적인 상황이 동방에 위기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물류는 물동량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물동량이 줄어 성장하는데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기업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이러한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면 경기가 어려워도 누군가는 부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투자가 이뤄지는 사이클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우리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설명하면 투자하는 시점에 주변 환경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보다 이 불안정한 시점에서 기회를 찾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동방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비전 2030 실행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사업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경영환경을 구축하여 어려운 현 상황을 타계해 나가고자 한다.

Q. 동방은 전통적인 물류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러한 이미지가 사업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
A. 동방은 긴 역사를 가진 물류기업으로 전통적인 물류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가 새로운 물류 영역에 대한 도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동방은 현재도 새로운 물류의 영역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으며 쿠팡 등 이커머스 물류의 대표주자로 자리 매김 하고 있다. 또한 이커머스 물류센터 운영, 라스트마일 등 새로운 물류 영역도 현재 수행 중에 있다. 오히려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전통적인 물류기업 이미지로 인해 새로운 물류 영역에 접근이 용이하고 고객사들의 신임도 높으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Q. 동방은 ‘물류에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추구한다’라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A. 동방은 물류사업의 전문가로서 68년간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물류사업의 포화상태로 성장성이 둔화되고 경쟁이 심화되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동방의 미래를 물류사업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비전 2030을 수립했다. 미래의 먹거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물류기업이지만 물류라는 굴레를 굳이 한정 짓지 말자는 의미이다. 때문에 스마트팜이나 탄소배출권, 에너지 관련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고객들에게 물류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의미에서도 굳이 물류에 한정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Q.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지만 동방의 역사 속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을 것 같다.
A. 동방의 기업이념은 ‘우리 동방은 동반인의 삶과 성장의 터전으로서 인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하고 보다 나은 생활을 다음세대에 물려주고자 합니다’이다. 동방인이라 함은 임직원과 그 가족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비롯한 고객 전체를 뜻한다. 그들에게 포근한 삶과 튼튼한 성장의 기반을 제공하여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하고 더 나아가 인류에게 물질적, 정신적 풍요로움을 제공하여 우리의 행복이 인류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동방이 긴 시간동안 추구해온 가치이다. 또한 이 모든 행복과 만족을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또 그다음 세대에도 물려주는 것, 단순한 물건의 전달이 아닌 물류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 동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다. 이를 바탕으로 알토란 같은 강소기업으로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회사의 규모를 떠나 튼튼하고 안전하면서 고객들이 안심하고 물류를 맡길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 하려고 한다. 또한 직원들도 함께 행복하게 일하고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동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