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vs 이마트 실적 ‘훨훨’, 그런데 성장 전략은 전혀 달라?
온ㆍ오프 옴니채널 선택 물류투자 확대 VS 가격 파괴, 매장 재단장 통해 매출 늘려
월마트 - 온라인과 경쟁 안 하는 옴니 판매채널, 자동 물류설비 투자로 경쟁력 확보
이마트 - 기존 판매채널 변화 없이 '갑싼 가격'만 부각, 물류장비 설비 투자도 안 해
미국을 대표하는 오프라인 1등 유통기업 월마트와 국내 대표 유통사 이마트의 사업 실적이 지난해 3분기 모두 호조세를 보이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양사의 실적 성장세에도 불구, 이들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전략은 전혀 달라 향후 양사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 처럼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 유통채널에 일격을 맞았던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지난해 선전은 향후 고객들의 구매 선택권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이점은 미국과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의 실적 상승의 배경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과 대한민국 대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실적 상승 배경과 성장 변화 원인을 점검해 봤다.
차별화 한 판매채널 찾고 물류 투자 늘려 VS 전통적 저가격 공세에 매장 리뉴얼
미국 월마트 실적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과의 직접 경쟁을 피하고, 월마트만의 다양한 판매채널 구축한 점이다. 이 때문에 월마트는 2024년 3분기 1,696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6%↑)의 매출을 기록하는 한편 지난해 6,805억 달러의 사상 최고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 배경에는 온라인 유통기업들의 플랫폼과 경쟁하지 않겠다는 월마트 만의 옴니채널 전략 덕분이다. 이와 함께 월마트는 온 오프라인의 옴니채널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후방 물류 공급망 현장에 자동화 장비 및 설비 기술 투자를 확대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여기다 미국의 지자체들이 월마트의 온 오프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는 규제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주면서 호실적에 순풍을 빋았다는 평가다.
반면 이마트 수익률 개선 배경은 월마트와 전혀 다른 면에 주력했다. 우선 이마트는 상시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파괴’ 선언과 직 소싱 및 대량 매입 등으로 매출과 수익률을 늘렸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저가격에 초점을 맞춰 50여 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 등을 통해 매출을 늘렸다. 또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이 있는 죽전 등의 매장 재단장 등으로 신규 고객 증가에 따른 수익률을 높였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지난해 8월 리뉴얼 개장 후 9월 말까지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49% 늘었고, 신규 고객 역시 180% 증가하면서 매출을 2023년 대비 48%나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처럼 이마트의 실적 견인은 기존 유통기업들이 흔히 쓰는 저가격 확대와 매장 리뉴얼을 통한 고객 유인등의 누구나 할 수 있는 올드한 전략뿐이었다.
온ㆍ오프라인 골고루 총 매출 증가 VS 순매출 제자리, 이익만 늘어
그럼 월마트가 파죽지세로 시장을 확대해 온 아마존의 거센 추격과 중국 저가 제품의 공세에도 글로벌 유통 매출 1위 자리를 고수한 실적을 수치로 살펴보자. 2024년 월마트의 3분기 실적은 일반 회계기준(GAAP)으로 순이익 46억 달러, 주당 순이익 0.57 달러 등 모두 100% 이상 증가했으며, 비일반회계기준(Non-GAAP)으로도 주당 순이익 0.58 달러를 기록해 4% 정도 늘었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 사업부인 월마트 US 전체 매출의 68.4% 비중을 차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또 서브 마켓인 샘스클럽(Sam’s Club) 역시 전체 매출의 18% 차지하며 4%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고, 마지막으로 국제 사업부인 월마트 인터네셔널도 전체 매출의 13.6% 비중을 차지하면서 매출 8%를 늘렸다. 이와 함께 월마트 온라인 사업의 분기별 성장률의 경우 2021년엔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렀으나, 2023년에는 17~27%, 지난해는 21~27%로 증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온라인 매출 수치만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국내 대표 유통기업 이마트의 실적은 어땠을까? 이마트 역시 연결 기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재작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1,11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2021년 1분기 이후 분기 최대 실적으로 3년 만에 호실적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242억원으로 222%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순 매출은 7조5,085억원으로 소폭(2.6%) 감소했고, 다만 수익성 개선 노력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1,054억원을 기록, 23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늘어 괄목할 만큼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해 3분기 총매출은 4조6726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의 실적을 보이면서 23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40억 원(5.3%), 영업이익은 126억 원(11.4%) 각각 늘어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인데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이뤘다.
판매기법 다변화, 물류 자동화 투자 늘려 VS 전통적 매출 증가기법만 써
문제는 미국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매출 증가 전략이다.
먼저 국내 유통 대표기업 이마트는 저가격과 매장 인터리어를 바꿔 고객을 유인해 매출을 늘리는 전통적 마케팅 전략을 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매출 증가 기법을 고수 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고도화해 성장 모멘텀을 다지고, 비용 절감과 투자 효율성 제고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할인점 부문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식료품에 특화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올해 안에 도입하는 방침이다. 온라인 판매 루트를 강화하는 등의 판매 채널에 대한 다변화 노력도 없었고, 판매 활성화를 위한 후방 물류 공급망에 대한 투자는 일체 줄이고, 전문 물류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대부분 아웃소싱한 점도 월마트의 전략과 다르다.
한편 이마트는 그동안 추진해 온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의 3사 통합 상품 매입과 물류센터 재편한 만큼 이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이며, 수익성 개선 흐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다. 이마트 관계자는 “실적 개선의 원동력은 가격 경쟁력과 판매 상품의 다양화와 혁신, 고객 중심의 리뉴얼 등 본업 경쟁력 강화”라며 “향후에도 본업(유통)에 초점을 둔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해 다른 전략은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반면 미국 월마트는 이마트와 결이 다른 전략을 통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하지 않는 옴니채널 전략이다. 월마트는 플랫폼이 할 수 없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자사 제품의 강점을 철저히 분석, 온라인 플랫폼과 더불어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판매 채널을 구축해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두 번째 전략은 비용 절감에 집중한 물류부문 기술 투자다. 이를 위해 월마트는 AI, 빅데이터, 로봇공학과 함께 특히 공급사슬 다변화와 물류·재고 관리 효율화 투자에 과감히 나서면서 지난 2021년 공급사슬 자동화에만 140억 달러를 투자, 주문당 순 배송 물류비용을 4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월마트는 오는 2026년까지 65%의 매장과 55%의 풀필먼트 센터에 물류 자동화 설비와 장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건비를 최적화하고, 물류부문 풀필먼트 센터 운영을 효율화한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시간 제한이 없는 규제 환경을 적극적으로 나서 만든 점도 호실적에 한몫했다. 영업시간 제한을 푸는 것은 미국의 각 주정부가 나서 영업시간 제한을 철폐해야 하는 만큼 대관업무 강화에 따른 소매·유통업체들이 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한 점도 주목된다. 이처럼 미국의 월마트는 경쟁업체인 아마존과의 직접 경쟁에서 벗어나 판매루트를 다변화하고 물류자동화 및 후방 공급망을 원활히하기 위한 전방위 물류부문 투자를 늘리는 등의 매출 증대 전략을 과감히 펴고 있다.
유통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유통사들의 매출 증가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갖춘 유통기업들과의 본격 경쟁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며 “월마트의 신전략과 이마트의 전통적인 매출 견인 전략 중 어떤 점이 장기적으로 공세를 늦추지않고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될지는 좀 매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