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달콤한 말은 모두 거짓…‘결혼사기’ 유형 

계약 전 약속한 조건들, 계약 후 보니 사실과 달라 

2021-05-03     김재황 기자

#몇 년 전, 우연히 만난 남자 A와 사랑에 빠진 여성 B. 그의 따뜻한 마음씨와 넓은 배포에 그녀는 마음을 뺏겨버렸고 어느새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녀로 하여금 그와의 결혼까지 결심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그의 믿음직한 약속들 때문이었다. A는 B와의 결혼을 위해 선물 등 다양한 것들을 약속했다. 

그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B는 함께 살 신혼집은 물론 각종 생활용품들을 구비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꿈꾸던 결혼생활은 현실과는 달랐다. B와의 결혼을 위해 A가 약속한 선물이나 여행 등 모든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다. 무엇보다 B가 결혼생활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돈에 대해 A는 전혀 고마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혼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더 이상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한 B는 울며겨자먹기로 그와의 이혼에 합의했다. 쉽게 말해 A는 결혼을 미끼로 B를 농락했던 것이다.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유통업체 C사는 물류업체들 입장에서 볼 때 틀림없이 매력적인 고객이다. 이러한 C사를 파트너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물류업체 D사에게 찾아왔다. C사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을 기반으로 자신들이 처리해야 할 물량이 앞으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말과 함께 D사에 접근했다. D사 역시 C사의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었으므로 그들의 물류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조건에 귀를 기울였다. 그 중 대표적인 조건은 물류창고를 향후 몇 년 간 사용하겠다는 약속. 계약만 체결한다면 대형고객임이 분명한 C사의 조건에 D사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많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의 물류창고를 마련했고 마침내 D사는 대형 화주사인 C사를 고객사로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약 후 화주사인 C사의 태도는 한순간 돌변했다. D사가 투자를 통해 마련한 창고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도 전에 돌연 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D사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셈. 치밀하게도 C사는 D사와 체결한 계약서 상의 조항을 교묘히 활용해 법적제재를 피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C사는 대형 화주사 앞에서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물류사 D사를 상대로 그야말로 ‘갑’질을 한 것이다. 마치 결혼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자했던 B씨를 농락한 A씨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든 여성 G. 그녀는 더 늦으면 결혼이 쉽지 않겠다는 불안함에 선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에 맞는 배우자를 찾는 일이 쉬웠다면 진작에 성사됐을 일.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며 초조해하던 G에게 어느 날 눈에 딱 들어오는 남자 D가 나타났다. 외모면 외모, 환경이면 환경, 나아가 충분한 재력까지 갖추고 있음을 어필하며 다가온 남자 D에게 여자 G는 사랑에 빠져버렸고 이윽고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하지만, 결혼 후 알고 보니 D가 당당하게 말했던 재력이나 환경은 모두 거짓이었다. 사실상 ‘결혼 사기’를 당한 G는 큰 실망감에 빠져 결국 이혼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화주사를 애타게 찾아헤매던 물류업체 O사는 어느 날 한 화주사 F사와 접촉하게 된다. 고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필요했던 O사에게 F사는 자신들이 확보하고 있는 물량이 상당한 수준이며 앞으로도 이 물량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달콤한 조건을 제시했고 O사는 이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본격적인 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O사는 F사가 확보하고 있다는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향후 추가될 물량에 대비해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인프라 확충에 나섰고 마침내 화주사 F사의 물류파트너로 자리잡는 데 성공하게 됐다.  

이제 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물류서비스에 나설 참이던 O사.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기대와는 달랐다. 계약 전만 하더라도 화주사인 F사가 당당하게 약속했던 안정적이면서도 상당한 물량은 온데 간데 없고 실제 물량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미 인프라 확충에 상당한 경제적 출혈을 감수한 물류업체 O사는 결과적으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