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2021년 해상운임, 어떻게 변화할까?

상승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여…코로나19‧미 행정부 교체 등이 변수 

2021-02-02     김재황 기자

2020년, 국내 대부분 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충격파에 휘청였던 상황에서 해운업계는 역사적인 전기를 맞이했다. 바로 해상운임의 유례없는 상승으로 인한 호황기가 찾아온 것. 그렇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해상운임은 얼마나 뛰었을까? 일반적인 해상운임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살펴보면 2020년 1월 17일을 기준으로 종합지수는 990.68을 기록했는데 약 11개월 후인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종합지수는 무려 2783.03을 기록했다. 한 해 동안 약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해상운임 상승세, 2021년에도 유지될 것” 
그렇다면, 이러한 해상운임의 상승추이가 2021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이 상승세가 갑자기 꺾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의 해상운임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다. 

국내 한 해운선사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이미 2021년 들어서도 해상운임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 3배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을 만큼 여전히 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상운임이 현재와 같이 크게 상승한 것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해운선사들이 선제적으로 선복량을 줄이는 불가피한 선택을 했는데, 오히려 미국과 유럽의 구매력이 예상했던 것만큼 크게 감소하지 않아 줄어든 선복량에 비해 수출물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상운임이 상승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 해상운임의 변동에 대해서는 “이미 해상운임이 일정 수준 궤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각 해운선사의 서비스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해상운임이 갑작스럽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감소하거나 지난해와 같이 크게 오르거나 하는 급작스러운 변화는 감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어 “선사들이 선복량의 조절을 통해 해상운임의 급등이라는 달콤한 맛을 이미 본 이상, 선복 감축에 대한 출혈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이러한 이유로 한동안 해상운임 변동의 주도권은 해운선사들이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의 의견 역시 같았다. 한 관계자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경우 해상운송에 대한 수요가 공급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해상운임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에 비해 북미 지역은 해상운송에 대한 공급이 이전에 비해 증가할 것이 유력해보이나 선사들이 자체적으로 선복량을 조절해 실제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해소‧바이든 정부 출범 등이 변수 
그렇다면, 2021년 해상운임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관계자들은 가장 대표적인 변수로 역시 코로나19가 언제 사라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손꼽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대로 코로나19가 연내 백신접종을 통해 종적을 감추게 된다면, 그간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빠르게 살아나 해상운송에 대한 수요 역시 대폭 상승하며 해상운임의 증가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와 같이 코로나19가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해상운임의 증가세는 점차 완만한 형태의 그래프를 띌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국면의 해소와 함께 관계자들이 선택한 해상운임 변동 요인은 바로 미 바이든 정부의 출범이다. 4년간의 트럼프 행정부의 시간이 가고 이제 바이든 행정부 시대가 개막한 가운데 이는 해운업계에도 큰 변화의 파도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해상운임에 어떤 변화를 만들까? 이에 대한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먼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이 해상운임의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한미 간 수출여건이 개선되고 투자기회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특히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역시 최근 들어 물량이 증가하며 오히려 컨테이너선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바이든 정부의 출범은 국내 해운업계에 호재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반대로 국내 한 해운선사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의 출범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는 미 행정부의 교체가 해상운임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라는 점을 들면서 결국 이것이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분명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안전하게 끌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미-중 간 무역갈등이 이전과 같이 불타오른다면 수출입 물동량은 감소할 것이고 이에 따라 해상운임은 오히려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