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에선 실제 적용 중…국내도 배송로봇 관심 커져

코로나19는 비대면 구매의 일상화를 불러왔고,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더 가속화시켰다. 그리고, 전자상거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물류거점에서 최종소비자에 전달하는 라스트마일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이러한 라스트마일은 또 한 번 변화의 시기를 거치고 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을 통한 배송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제 로봇을 통한 배송서비스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송로봇 시장
전체 물류시장에서도 특히 배송로봇 시장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이다. 관심이 큰 만큼 그 성장속도 역시 무섭다. 리서치업체 The Manomet Current의 조사에 따르면 배송로봇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2,430만 달러에서 오는 2027년에는 2억 3,659만 달러로 연평균 34%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러한 예상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이 더 크게 확대됨과 동시에 배송로봇 시장 역시 이전에 비해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맞닿아있다.

글로벌 시장, 로봇 배송서비스는 이미 현실
2022년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배송로봇은 더 이상 어색한 아이템이 아니다. 이미 주요 글로벌 국가에서는 로봇을 통한 배송이 실제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로봇배송 서비스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다. 미국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의 자율주행 기반 물류스타트업인 스타쉽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는 지난해 미국 전역 200여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세이브마트(SaveMart)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 식료품 배송 건에 대해 자율주행 로봇을 투입했다. 또 다른 자율주행 기술업체인 토르토이스(Tortoise)의 경우 온라인 식료품 유통기업 셀프포인트(Self Point)와 손잡고 로봇배송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스타십과 다른 점은 원격조종을 통해 로봇의 이동을 제어한다는 점이다. 일반 상품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에서도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피자 브랜드인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로봇을 통한 배달 서비스를 휴스턴 지역에서 선보였다. 해당 지역에서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도미노피자는 휴스턴에서의 시범 서비스를 통해 이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미노피자의 배송로봇 모델
도미노피자의 배송로봇 모델

미국뿐 아니라 주요 전자상거래 시장 중 하나인 아시아에서도 로봇배송 서비스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먼저 중국의 알리바바는 지난해 로봇 배송을 통해 100만 건의 배송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수행한 로봇의 이름은 ‘샤오만뤼’로 출시 1년 만에 중국 내 52개 지역, 약 20만 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배송서비스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샤오만뤼는 1회 충전으로 100km까지 이동할 수 있어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하는 중국 배송시장의 특성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지난 2018년 알리바바보다도 먼저 로봇배송을 시작한 징둥 역시 성공적으로 로봇배송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 징둥은 최근 기존 배송로봇보다 배송 효율을 약 2배 가량 높인 5세대 배송로봇을 발표하는 등 배송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샤오만뤼
알리바바의 샤오만뤼

한편, 일본의 경우 라쿠텐과 파나소닉이 배송로봇 서비스에 앞장선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라쿠텐은 일본 대형마트 브랜드인 세이유와의 협력을 통해 로봇배송 서비스 실험을 진행한 바 있으며 파나소닉 역시 자체 개발 배송로봇을 활용해 제한 지역 내에서의 로봇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비해 비교적 배송로봇의 개발 속도가 더딘 일본은 최근 자율배송 로봇사업을 추진하는 8개 로봇기업이 모여 ‘사단법인 로봇딜리버리협회’를 공식 출범, 올해를 일본 배송로봇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공격적인 사업을 함께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한발 늦었지만’ 국내 배송로봇 잰 걸음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배송로봇에 대한 연구과 적용에 속도가 붙고 있다. KT는 지난달 세계적인 자율주행 배송로봇 개발업체인 얀덱스(Yandex)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고 밝혔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국내 시장에 얀덱스의 자율주행 로봇인 로버(Rover)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국내 라스트마일 시장은 전 세계에서도 지켜볼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어서 자율주행 로봇의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한편, 국내 기업들도 라스트마일 전용 배송로봇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7월, 국내에서는 최초로 아파트 1층에서 물품을 받아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로봇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딜리타워’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아직 정해진 아파트에서만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시범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향후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딜리타워
배달의민족의 딜리타워

이처럼 국내에서도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배송로봇에 대한 관심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특허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배송로봇 등을 포함한 물류로봇과 관련된 특허출원의 규모가 연평균 2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인배송용 로봇의 경우 5년 동안 총 116건이 출원됐으며 지난 2018년부터는 매년 67%씩 가파르게 출원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대면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무인 배송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관련 기술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