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콜드체인 기술
비대면 트렌드가 자율주행 무인 로봇과 드론 배송 수요 촉발

4차산업혁명 시대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중 하나는 음식 배달이 일상생활에 깊게 침투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유행이 수시로 발생하면서 음식 배달에 대한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음식 배달 시장규모가 2018년 924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1,453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코로나19 상황 이전의 예측 자료라는 걸 고려한다면 관련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식품산업 콜드체인 영역에서 ‘푸드테크(Foodtech)’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용어로, 식품산업 및 식품 유관 산업에 로봇·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같은 첨단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기술을 의미한다.

푸드테크는 소비자의 식품 소비 관련 정보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무인 로봇으로 식품을 생산·배달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푸드테크 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경우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2012년 2억 5,600만 달러에서 2015년에는 56억 5,300만 달러로 3년 만에 무려 25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푸드테크에 대한 수요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달/서빙 로봇, 노동력 의존도 ↓ 서비스 품질 ↑
푸드테크 중에도 식품산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는 게 생산 및 창고 영역에서 쓰이는 자동화 로봇과 무인 물류를 대표하는 배달 로봇이다.

자동화 로봇은 팔레타이징(palletizing)·패키징(packaging)·프로세싱(processing) 같은 다양한 작업에서 자동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력 운영에 곤란을 겪는 업체에 노동력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화 푸드로봇의 대표적 형태로는 다관절 로봇(Articulated robot), 병렬 로봇(Parallel robot), 스카라 로봇(Selective Compliance Assembly Robot Arm, SCARA, 회전 관절이 있는 로봇), 원통 좌표 로봇(Cylindrical robot)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다관절 로봇은 팔레타이징과 자재 취급을 위한 정교한 시스템에 도입되면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햄버거 레스토랑 기업 크리에이터(Creator)는 350개의 센서와 20개의 마이크로컴퓨터가 탑재된 ‘버거쿠킹봇(Burger-cooking Bot)’으로 식품(버거)을 생산하고 있다. 버거쿠킹봇은 크기가 14피트(약 4.27m)이며, 수직 투명관에 토마토와 피클 등의 재료가 내장돼 있다. 고객은 버거 생산 과정(5분 정도)을 전부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재료가 소진되지 않도록 채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크리에이터(Creator)의 버거쿠킹봇(Burger-cooking Bot) (출처: www.creator.rest)

이 로봇은 고객이 매장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모든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concierge service)도 수행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식당에서도 될 수 있으면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하정우 대표가 설립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 로봇 스타트업 베어 로보틱스(Bear Robotics)에서는 이런 트렌드에 적합한 서빙 로봇 ‘페니(Penny)’를 공급하고 있다.

Bear Robotics의 서빙 로봇 Penny (출처: www.bearrobotics.ai)

페니는 식당 안에서 스스로 장애물을 감지해 피하면서 최적의 경로를 찾아 음식을 나른다. 직원이 준비된 음식을 로봇 위에 올리고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인간과 비슷한 속도로 이동하면서 최대 22㎏까지 나를 수 있다. 고객과 간단한 인사도 가능하다.

베어 로보틱스가 캘리포니아의 한 식당에서 8개월 동안 시범 테스트를 한 결과, 페니가 28%의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확인돼 시장성도 충분해 보인다.

무인 배달 로봇으로는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스타십(Starship)’이 유명하다. 이 로봇은 3㎞ 거리를 30분 이내 주파하면서 식품을 운반하는 6륜 구동 배달 로봇이다. 다른 배달 로봇과 마찬가지로 기계학습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사용해 물체를 감지하면서 주변 환경 변화에 맞춰 이동한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등 전 세계 각국에서 시험 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배달 로봇 스타십(Starship) (출처: www.starship.xyz)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배달 로봇 스타십(Starship) (출처: www.starship.xyz)

식음료 업체인 Coca-Cola European Partners(CCEP)는 지난해 8월 테마파크인 Alton Towers Resort에서 TeleRetail의 로봇을 이용해 음료를 제공하는 배달 시연을 성공리에 진행했다.

로봇은 Alton Towers 유통 센터에서 제품을 수집한 후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름 성수기 동안 수천 명의 방문객을 통과해 공원의 음료 판매장에 제공한다.

테마파크에서 음료를 배달 중인 Coca-Cola의 배송 로봇 (출처: www.ccep.com)
테마파크에서 음료를 배달 중인 Coca-Cola의 배송 로봇 (출처: www.ccep.com)

CCEP의 사례는 로봇을 이용한 주문형 물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향후 로봇보다 더 큰 차량으로 이를 확장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식료품 배송에 로봇을 이용하는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료품은 취급이 까다로워서 식료품 운송은 소화물 배송보다 자동화하기 어렵다는 핸디캡이 있다.

로봇공학 엔지니어 관점에서 보면 식료품은 온도 차이와 찌그러지거나 흠집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풀필먼트(filfillment) 전문가는 제품이 부패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푸드로봇은 콜드체인 물류 영역에서 수요 증가가 확실하지만, 청결·안전·도로 혼잡·배달 사고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코로나19로 의약품 이어 식료품 배달에도 드론 이용
드론 운송은 육상운송의 혼잡과 지연을 피할 수 있고 비용 또한 낮아 의약품 배송의 속도 및 효율성을 높이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특히, 지금처럼 비대면과 이동이 제한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이 콜드체인의 새로운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드론은 신속성이 생명으로 혈액 표본을 연구실로 전달하는 등의 서비스에 이용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약국과의 제휴를 통한 드론 택배 상용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바이오 콜드체인 배송 시장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상용 목적의 드론 택배를 허용하고 있다. 연방항공국(FAA)에서는 복잡하고 혼잡한 공역(空域)을 혼란스럽지 않게 하면서 상용 드론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인증 제도 ‘파트 135(Part 135)’를 운영 중이다. 파트 135 인증을 취득하면 △비가시권 운항, △주야간 운항, △무제한 운항, △55파운드 이상 화물 적재,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운영 범위에 제한 없는 공인된 드론 택배 업체로서의 완전한 법적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일차적으로 소량이라도 긴급성이 높은 시판 약 배송을 바탕으로 드론 택배 시대가 본격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인 UPS는 대형 약국 체인인 CVS 사와 제후를 맺고 CVS의 상품을 자사의 드론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PS는 이외에도 역시 자사 드론을 이용해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와 병원 대지 내에서 의료 샘플과 의약품을 배송해 왔으며, 유타대학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Alphabet(구글의 지주회사) 산하의 드론 스타트업 Wing Aviation과 Walgreen은 버지니아주 크리스천스버그시에서 윙 드론으로 시판 약을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Alphabet 산하의 드론 스타트업 Wing Aviation과 Walgreen은 윙 드론으로 시판 약을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처: news.walgreens.com)
Alphabet 산하의 드론 스타트업 Wing Aviation과 Walgreen은 윙 드론으로 시판 약을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처: news.walgreens.com)
 Wing Aviation의 특수 방수 패키지 (출처: news.walgreens.com)
 Wing Aviation의 특수 방수 패키지 (출처: news.walgreens.com)

Wing Aviation은 미국 최초로 FAA로부터 주거지에 대한 상업용 드론 택배 허가를 취득한 기업이다. 이 회사 앱을 이용하면 크리스천스버그 주변 지역 18세 이상 거주민은 진통제와 감기약은 물론, 유아용 물티슈와 기저귀 등 100여 상품에 대한 구입이 가능하다.

영국의 드론 스타트업 스카이포트(Skyports)는 2019년 벨기에의 AZ 투른호우트(Turnhout) 및 투른호우트 시와 의약품 드론 운송 협약을 체결하고 벨기에의 대형 병원들이 위치한 두 지점 간 병원균 샘플 및 의약품을 드론으로 운송하고 있다.

스카이포트는 이외에도 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 병원들과 협업해 의약품 드론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유럽 내 상업용 드론 배송 생태계 구축을 위해 EU의 ‘스마트시티 이니셔티브(Smart City Initiative)’에도 참여 중이다.

의약품뿐 아니라 식품배달에 드론을 활용하는 움직임도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신생 드론 회사 Flytrex는 식품 콜드체인 물류에서 상업용 드론을 통해 무인 식품배달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드론 서비스 회사인 Causey Aviation Unmanned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홀리 스프링스에서 드론으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도록 FAA의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식품배달에 드론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의 드론 업체 Flytrex의 식품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 모습 (출처: flytrex.com)
코로나19 이후 식품배달에 드론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의 드론 업체 Flytrex의 식품 콜드체인 물류 서비스 모습 (출처: flytrex.com)

 

Alphabet은 호주의 식품 물류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드론 기술을 사용해 버지니아에서 음식 배달을 시작하기 위해 FAA의 승인을 받았다. 아마존은 자사의 프라임에어 드론으로 아마존 플랫폼에서 식품을 제공할 계획이며, Uber Eats는 고밀도 도시지역에서 드론 음식 배달을 위한 최초의 상용 테스트를 하고 있다.

드론 택배는 드론만의 매력이 있으나 상품 자체는 소형·경량으로 적재량이 제한된 드론 기체에 적합해야 하고, 고객은 점포에서 1.5~3㎞ 이내에 거주해야 하는 등 한계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콜드체인 드론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드론의 적재량을 늘리는 것이나 드론 이착륙 터미널 설치 같은 추가 대응이 이뤄지면 이런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수 낙하산 등 첨단 기기/신규 서비스 출현 예상
그동안 온라인 식품배달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오프라인 식품배달 산업의 자체 성장과 함께 정보기술(IT) 발달로 인한 △인터넷·스마트폰 등 IT 기기 보급 확산, △디지털 배달 플랫폼 이용 활성화, △웹사이트에서 모바일 앱으로의 주문 채널 이동, △효율적인 배달 시스템 구축 등이 꼽혔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의한 소비 패턴 변화도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했다.

온라인 식품 배달 서비스 업체들은 물류 역량과 소비자 체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서 배달 속도를 높이면서도 운영비 절감이 가능한 배송시스템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식품 배달 서비스에 익숙한 디지털 소비자의 비중이 증가하고, 이들의 만족스러운 체험은 온라인 식품 구매에 대한 인식을 더욱 긍정적으로 이끌 것이다.

이에 따라 식품·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온라인 식품 유통과 관련된 각종 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자율 로봇·무인항공기·특수 낙하산 등 4차 산업 첨단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기기를 이용한 신규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콜드체인 배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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