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 서비스 품질은 세계 최상이라고 자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은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를 가져왔다. 특히, 항공산업은 노선 운휴와 감편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팬데믹은 콜드체인 산업에는 새로운 도전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역발상과 콜드체인 전용 특수 컨테이너 업체와의 전속 계약, 다양한 온도대의 화물에 대응하는 선진 서비스 등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대한항공 화물운송 서비스의 최일선을 지휘하고 있는 엄재동 본부장을 만나 대한항공의 콜드체인 서비스 현황과 경쟁력,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A. 대한항공이 수송하고 있는 화물의 10%가 콜드체인 품목입니다. 대한항공은 백신, 암치료제 같은 첨단 의약품에서부터 연어, 랍스터, 킹크랩 등의 수산물, 남미산 화훼류, 한국산 딸기, 미국 체리 등 전 세계 산지의 신선식품류까지, 다양한 품목의 다양한 필요 유지 온도를 맞춤 서비스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대한항공의 콜드체인 서비스 품질은 세계 최상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2019년도에 IATA의 전문가 인증 프로그램인 CEIV-PHARMA 인증을 받았으며, 화주, 포워더들로부터의 높은 평가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콜드체인 물량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국내 콜드체인 물류도 실생활에서 우리가 체감하듯이 새벽배송 등을 통해 신선한 식품을 바로 바로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프라와 배송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고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워낙 높아 서비스 실패는 곧 업계 퇴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관리와 관련 투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만큼 콜드체인 서비스도 확충되고 발전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국내 신선물·의약·바이오 콜드체인 시장에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요?

A. 콜드체인 물류는 어떤 제품의 제조부터 사용되는 시점까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제조, 보관, 운송 및 모니터링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제조, 보관, 운송하는 주체가 다르고, 운송 과정에서도 육상, 항공 등 다양한 수단들이 혼합되기 때문에 전 과정을 일괄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항공사는 자사가 맡은 부분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륙 운송업체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서로 다른 모달(MODAL) 간 연계시 모니터링 단절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상존하고 있습니다. GPS 사용 및 다양한 온도 모니터링 기술과 프로그램을 통해 전 과정 연계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와 툴은 늘어나고 있지만, 보편화되기까지는 아직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와 관련해 관련 기업의 개발 투자와 정부 부처의 지원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T/F 팀 활동 통해 초저온 수송에 완벽 대비

Q. 코로나19로 인해 경영환경,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확산되고 있은 비대면(Untact) 사회활동은 콜드체인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코로나19가 신선물·의약·바이오 콜드체인 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시는지요?

A. 코로나19 이후 배달 앱 사용량이 25%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콜드체인의 역할과 분야도 더욱 확대되고 다양해질 것이 명확합니다.
특히, 현재 개발되고 있는 유력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수준의 초저온 수송이 필요하여 콜드체인 물류의 새로운 도전과 과업이 될 것입니다.

언택트 활동으로 인한 일상 생활의 필요성과 함께, 필요한 의약품 수송을 위한 정밀하고 다양한 온도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등 코로나 이후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향후 혁명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대한항공도 2020년 9월부터 T/F 팀 활동을 통해 초저온 수송에 대비한 관련된 절차와 규정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Q. Post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해 신선물·의약·바이오 콜드체인 업계가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콜드체인 수행 조건이 더욱 다양해지고 그만큼 까다로워 질 것입니다. 확대되고 증가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시스템 인프라 구축이 단기간에는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다양해지는 수요를 분석하여 전문화, 특화 분야를 개발하고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한 다양한 전략 시행

Q. 대한항공의 Post 코로나 시대 대응 전략은 무엇이며, 현재 추진되고 있거나 가시적 실적이 나온 전략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A. 대한항공은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활용한 화물 전용기 운항을 시작으로 여객기 좌석에 항공화물을 싣는 카고 시트 백(Cargo Seat Bag) 설치, 좌석을 제거하여 화물탑재량을 증대한 좌석 장탈기재(Cabin Floor Loading) 등을 통해 화물 공급을 지속 증대하였습니다. 이러한 화물 공급을 이용하여 마스크 등의 PPE 용품에서부터 한국의 코로나 진단 키트를 전 세계에 수송하여 현사태 극복을 위한 항공사의 직간접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언택트 여파와 영향으로 심화된 소비의 개인화, 가정화로 인해 전자상거래 비중이 더욱 증가되고, 그에 따라 글로벌 항공 수송 품목의 다품종 소량화 추세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항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기존의 화물전용 여객기를 활용하는 등 신속한 스케줄 편성과 공급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개조 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한 모습

Q. 대한항공은 ‘Specialized-FRESH’, ‘Specialized-Pharma’와 같은 콜드체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콜드체인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대한항공은 현재 꽃, 과일, 수산물, 육류식품 등 적정 온도 유지가 필요한 신선화물을 위한 맞춤 서비스인 ‘Specialized-FRESH’와 의약품 전문 수송을 위한 ‘Specialized-PHARM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Specialized-FRESH 상품은 필요한 수송 온도에 따라 FRESH 1/2/3으로 구분하여 아이스크림 같은 냉동식품에서부터 랍스터, 딸기, 화훼류 등 다양한 수송온도에 따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Specialized-PHARMA는 의약품 수송을 위한 전문 솔루션으로, 세 가지 온도 단계로 구분하여 2~8도 온도 유지가 필요한 백신, 영하 20도 이하의 수송이 필요한 의약품 원료 등의 수송을 전용 온도조절 컨테이너를 이용하여 맞춤 수송하고 있습니다.
현재 6개의 온도조절 컨테이너 임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전 세계 필요한 곳 어디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콜드체인 서비스 수요는 대한항공 전체 수송량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마다 고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추어 HUB인 인천공항에 약 100t의 신선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1,292㎡ 규모의 냉장·냉동 시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1,872㎡ 규모의 신선화물 보관시설을 추가 확보할 예정입니다.

올해 상반기 1,872㎡ 규모 신선화물 보관시설 추가 확보

Q. 대한항공 콜드체인 서비스의 차별적 경쟁력에 대해 간략하게 짚어주세요.

A. 무엇보다 우선, 글로벌 화물기 네트워크와 세계 최고의 화물운송 노하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일례로 과거 계란 대란 때 300톤의 계란을 항공기로 신속히 수송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당시 계란 수송을 위해 항공기 제작사의 자문을 구하고 자사 항공우주사업본부 실험실에서 항공운송 중 발생하는 기압변화에 대비한 실험을 진행하는 등 초유의 사태에서도 과학적인 분석과 준비로 성공적인 솔루션을 제공하여 전 세계적으로 큰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근에 코로나 백신 수송을 준비하면서 초저온 수송에 대비하여 항공기별 드라이 아이스 제한량을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와 기술자료를 정밀하게 검토하고 국토부와 협의하여 미리 조정한 것도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Q. 대항항공의 콜드체인 서비스 역량을 동종업계 내 위상(수준)과 비교해 평가해주시고, 위상 제고를 위해 풀어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앞으로 그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말씀해주십시오.

A. 당사는 항공화물 운송사로서 콜드체인 제반 시설 및 운송능력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콜드체인 전 과정의 모니터링 서비스를 Seamless 하게 구현하기 위해 퍼스트, 라스트 마일 서비스 업체들과의 트랙킹 정보, 온도기록 정보 등을 공유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등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Q. 끝으로 귀사의 콜드체인 사업과 관련한 비전을 소개해 주십시오.

A. 의약품, 신선화물 등 콜드체인 수요는 향후 항공화물의 대세 품목이 될 것입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수송 노하우를 더욱 발전 개선시키고, 관련된 시설 및 장비 투자를 확대할 것입니다. 당사가 노르웨이 오슬로를 취항하여 연어의 아시아 수송이 본격화 되었던 사례처럼 콜드체인 신시장과 신규 품목을 지속 개발하고 확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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