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대된다’… 중소기업 ‘2% 부족’

2006년, 국내 3PL시장 변화의 핵은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 시행. 종물업 인증제는 당분간 국내 3PL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의 시행이 향후 3PL 이용고객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시장에 어떤 식으로 든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정책 지원에 따라 탄력을 받을 경우 큰 변화의 시발점이 될 이란 전망이다.

인증제에 기대를 걸고 있는 대기업들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3PL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확실한 메리트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 반면 중견기업들은 다양성을 방해할 수 있을 수 있는 만큼 완만한 변화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만약 제도가 연착륙하게 될 경우 향후 국내 물류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메가톤 급 위력도 있다는 반응이어서 이에 대한 착실히 대비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본지는 종물업 인증제와 3PL시장에 대해 각 사가 예상하고 있는 미래 모습에 대한 취재와 더불어 대기업 및 중견 물류기업들의 서비스 현황 및 글로벌 전략에 대해 알아 보았다. <편집자 주>

[메이저 기업들이 보는 3PL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당초 메이저 물류기업들이 예상하는 종물업 인증제 실시와 더불어 국내 3PL시장에 대한 영향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상존하는 경향을 보였었다. 하지만 종물업 발표 이후 분명해진 것은 초기 종물업 시점 후 미래에 대한 3PL 시장전망에 대해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다수 메이저 물류기업들은 종물업 인증제도가 향후 물류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으며, 제조업체들이 물류를 3PL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물류전문화에 어떤 식으로 든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메이저사들은 제조기업들이 직접 또는 자회사를 통해 제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것보다 물류회사에 맡길 때 보다 나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모델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물류 아웃소싱이 늘어남에 따라 2조 5천억원으로 추정되는 3PL 물류시장의 규모의 확대와 함께 물류업체간 경쟁 역시 치열해지면서 경쟁으로 인한 가격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종식 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제조기업 및 물류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각종 보완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3PL 활성화 차원에서 물류기업이 일정규모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M&A 활성화 및 전략적 제휴 촉진을 위한 여건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제조업체의 물류 아웃소싱에 따른 추가적인 세원 노출 부분에 대해서도 한시적이나마 부가 가치세 감면이 이루어지도록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바라고 있다.

종물업 제도 시행 이후 메이저 기업들의 변화 중 하나로 주목되는 것은 글로벌 기업 성장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국내 물류기업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화주기업의 해외 진출 시 국내 물류기업이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해외물류 시장 동향, 특성, 진입장벽 등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주기적으로 교환해 데이터 베이스화 하는 등의 노력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견기업이 보는 3PL시장]
“작은 기업들 의지 꺾을 수도”

중견 물류기업들은 제도에 대해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2%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만을 강조함으로써 기존 대기업들의 지배적 구조를 더욱 견고히 하고 시장 장벽을 높여 후발 기업으로써 성장하고자 하는 물류회사의 성장 의지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특히 중견 물류기업들은 현재의 제도가 물류서비스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할 수도 있으며, 수 많은 중소규모 물류기업들의 사업의지를 꺾을 수도 있다는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다수 중견 물류기업들은 기대한 선순환과는 다른 진행결과를 낳지는 않을 지 관망하면서도 이후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뒷받침이 된다면 가치 창출하는 유익한 제도로 정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평가기준에 ‘진정한 물류 서비스 경쟁력은 시설과 인프라에만 있지 않고 그 업무를 실행하는 물류인원의 질과 서비스 품질’이라는 측면을 반영시키고 새로운 블루오셜 물류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기업정신을 추가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견기업들은 현재 종물업 인증제도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종물업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이미 기존 물류시장에서 3PL시장을 형성해 온 만큼 이번 제도 시행에 따라 급격한 3PL 활성화 경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 이와 함께 이미 알려진 3PL이 인증기업이 된 셈이어서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서비스 질이 갑자기 향상되는 것이 아닌 만큼 고객들의 반응은 크게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인식 속에서도 중견 물류기업들의 경우 종물업 실시에 따른 3PL시장 변화에 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체적 혹은 제휴를 통한 종물업 인증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종물업 3PL시장]
미세한 정책지원만으로도 새 전기

종물업 인증제 도입 직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지만, 정책적 지원 등 특별한 메리트 없이도 시장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조짐이 보인다. 따라서 향후 미세한 정책 지원만으로도 3PL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화주들이 종물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추가적인 정부 혜택이 확대 될 경우 시장 공략면에서 인증을 받은 업체와 받지 못한 업체간에 큰 차이가 예상되기 때문. 물론 이 같은 전망의 선결 조건은 하주 세금 감면 부분이다. 특히 3PL기업 이용화주들의 법인세 감면은 당장 실현이 어려워 향후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가장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부분만 개선될 경우 급격한 시장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다수 인증업체들은 종물업 인증이 기대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호들갑을 떨 만큼 시장의 변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한 변화의 미동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향후 시장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할 여지를 갖게 한다.

각종 우려와 기대로 시작된 종물업 인증제가 당장 3PL 시장의 크기를 확대 할 수는 없겠지만 인증업체들의 서비스 개선 노력과 더불어 효과가 발휘되는 시점이 되면 시장의 확대는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형국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종합물류기업 인증제에 따른 3PL시장 변화는 대세로 보인다. 피해갈 수만 있으면 피해가고 싶은 기업도 있을 테고, 또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나서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제 종물업 인증제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외 3PL 시장은 이미 변화를 시작했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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