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충실도, 뚜렷한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

지난 7월 6일 한국경제신문과 (사)한국SCM학회가 주최하고 아이비네트웍스에서 주관한 ‘제 3회 서울트럭쇼, 2006물류 비즈니스 전시회 및 컨퍼런스’가 코엑스 인도양 홀과 컨퍼런스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4일간 진행된 이번 전시회 및 컨퍼런스는 주최측의 자료에 따르면 참가업체는 총 113개 업체, 방문객수는 25,000명으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전시회의 방문자수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1회, 2회 특럭쇼에 비해 사람이 많이 줄었다. 국내 전시회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코엑스에서 진행된 전시회의 방문객 규모가 이 정도라는 것은 전시회 준비와 운영측면에서 검토해볼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행사 주최측과 참관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이번 행사를 평가해 본다.
 
새로운 트랜드 읽을 수 없어

먼저 앞서 열린 동일한 성격의 전시회와의 시간적 간격이 너무 짧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번 전시회는 5월 18일부터 3일간 킨텍스에서 열린 유통물류 전시회 개최 후 2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열렸다. 전시회 개최 목적 중 하나가 ‘시장에 새로 출시된 제품들과 변화하는 트랜드 확인'이라고 봤을 때 2개월이란 시간은 새로운 트랜드를 보여주기에도, 신제품을 출시되기에도 여유가 없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의 트랜드나 새로운 제품도 없는 상황에서 개최된 전시회라면 이전 전시회와 달라진 것은 없었을 것이다. 전시회의 방문객들이 시장의 트랜드를 읽을 수 없고 상품 판매만을 위한 전시회라면 일반 시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다.

통합 행사, 목적이 불투명했다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은 ‘제 3회 서울트럭쇼, 2006물류비즈니스 전시회 및 컨퍼런스’이다. 그렇다면 트럭이나 특장차 등 수송기기를 포함하여 물류 관련된 업체들이 전시장을 메웠어야 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 및 컨퍼런스에 참여한 업체는 113여개의 업체. 하지만 컨퍼런스를 제외한 전시회 참가 업체는 89개 업체다. 그 면면을 보면 특장차 관련 업체가 34개, 물류기기 관련 업체가 29개, 물류IT 관련업체 9개, 기타 언론사를 포함한 17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장차 관련 업체가 34개로 많지만 그 안에는 캠핑카를 포함하여 차량관련 기계장비, 부품업체, 소모품업체들로, 수송기기의 진수를 보여줄 만한 내용이 부실했던데다 물류와 연관성이 적은 업체들도 다수 포함 되어 있었다. 또한 기타 업체에도 물류와는 전혀 상관없는 업체들이 같이 전시되어 있어 과연 이 전시회가 무엇을 위한 전시회였는지, 정체성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따랐다.

트럭쇼 단독 행사였다면 캠핑카의 전시나 캠핑카 페스티벌 같은 행사들이 어느정도 의미를 가졌을 지 모르나 이번 통합 전시회의 목적과 주제를 생각해 본다면 장소를 달리 하여 따로 전시 되었어야 바람직하지 않았느냐는 것이 참관인들과 전시회 참여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인 것 같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의 개최 목적이 ‘상용특장차 산업의 우수제품의 마케팅 극대화를 통한 산업 활성화’와 ‘물류산업의 기술정보 교류 촉진과 국내외 물류산업의 확대화’, ‘전문물류정보교류를 통한 국내물류경쟁력 강화유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회가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전시회였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참가업체, 방문자 만족도 낮아

참가 업체나 방문자들은 이번 전시회가 불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다.
이번 전시회에 한 방문객은 “물론 전시회에 참여하고 말고는 업체의 선택에 달려 있는 문제이지만 주최측이 유치업체 타깃 설정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물류 비즈니스 전시회에 맞는 업체 선정이 필요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3PL 관련업체 방문객은 “물류전시회가 점점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규모면에서도 떨어진다. 물류 전시회임에도 불구, 3PL 업체나 물류서비스 부분의 업체가 거의 없고 장비 업체만 있다. 점점 행사의 성격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시회 참가 업체의 한 관계자는 “방문자들의 정보를 DB화하기 위한 ID카드 등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다른 전시회에 비해 너무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으며 또 다른 참가 업체 관계자는 “사람은 많이 없었지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부스를 찾아주어 도움은 되었다. 하지만 전시회 참가를 위해 투자한 비용과 시간을 생각해 보았을 때 남는 것이 별로 없는 전시회였다”고 평가했다.

전문 전시회의 기본 목적은 유형 또는 무형의 상품을 매개로 하여 특정한 장소에서 일정 기간 동안 참가 업체의 상품거래와 홍보 등, 일체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새로운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전시회는 상업적 커뮤니케이션의 한 형태이며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트랜드를 알 수 있는 자리다.

또한 전시회는 인간의 활동이자 기업의 활동이며, 인간 상호교류의 한 형태로, 전시회 주최자와 참가자, 그리고 전시회에 찾아오는 방문객간의 상호교류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개최되는 전시회에서는 전시회의 개최 목적에 부합하는 내용과 상품거래, 홍보를 포함한 상호 교류, 시장의 트랜드를 읽을 수 있고 참가업체와 방문객들이 서로 호응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시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신인식 기자, story2021@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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