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어코드社 인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격 시동

국내 최초로 글로벌 네트워크 물류기업 인수  
기존 글로벌화 선포와는 확연한 차별성 보여

시장 선두 기반 마련, 국내기업 자극제 역할
2013년 매출액 3조원, 아시아 대표기업 도약
경쟁사 분발 촉매제, 시장경쟁 가속화 될 듯

국내 시장을 뛰어 넘어 글로벌 물류시장 네트워크 확장을 노크하는 본격적 시동이 걸림에 따라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첫 주자로 나선 주인공은 다름아닌 CJ GLS (대표이사 민병규, 사진 www.cjgls.com). CJ GLS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아시아지역 대표 민간 물류회사를 인수 합병하는 조인식을 7일 가짐으로써 국내 물류시장에 소리 없는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
한편 CJ GLS는 이미 지난해 2월 창립 7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선포식을 가진바 있으며, 이번 계약은 이에 따른 행보를 선언적 수준에서 뛰어 넘어 전체 시장에 증명 시키는 진일보한 액션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사실 CJ GLS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글로벌 기업 선포 이후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물류시장에 새로운 화두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벌이는 치열한 이전투구 국면을 해소해 나가며, 정정 당당한 대결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한 사건으로 업계는 받아 들이고 있다.
본지는 긴급 기획점검을 통해 CJ GLS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첫발의 의미를 알아보고,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에 따른 국내 시장의 대처방안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편집자 주>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 선포의 의미
지금까지 국내 물류시장에서의 글로벌 기업 선포는 무수히 많았으나 이번 CJ GLS의 글로벌 도약 선포는 기존 국내 대표 물류기업들이 표방한 양상과는 분명한 차별화 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이번 인수과정에서의 가장 차별화 된 행보는 전세계 물류시장에서 보여지고 있는 물류기업간 인수와 합병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현재 글로벌 물류시장은 기존 자체적인 브랜치 확대와 네트워크 확장의 방법은 차제하고, 이미 완성돼 안정적인 운영의 검증이 끝난 업체를 시장에서 인수 합병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

특히 물류기업들의 경우 갈수록 높아지는 고객 요구에 발맞춰 일괄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 인수 합병은 필수적인 시장 확대 방안으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물류기업, 더 낳아가 글로벌 물류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물류기업 간 인수 합병이 최종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국내 물류시장의 경우 나타난 글로벌 기업 지향 방법은 고작 중국시장의 합작 투자와 기업간 제휴가 가장 큰 이슈였으며, 일부 군소 아시아지역을 국한 한 물류회사를 인수하는 수준의 초보적 기법 수준을 보여 왔다. 따라서 이번 CJ GLS의 글로벌 기업 선포는 기존 물류기업들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전략과는 그 차원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CJ GLS는 지난 7일 싱가포르 민간부문 최대 3PL 물류회사인 어코드社(Accord Express Holdings Pte Ltd, 대표 유진 림)인수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물류회사로 도약하고,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일괄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한편 일부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전세계 200여 개국 이상, 1000여개 이상의 독자적 브랜치를 확보하고 있는데 반해 고작 12여 개국 437 브랜치를 확보하고 있는 물류회사를 인수한 것을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냉철히 평가하면 이번 CJ GLS의 행보는 규모만 작을 뿐 세계적인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을 위한 전략으로 볼 때 현재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간 인수합병의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정확한 맥을 짚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어코드社는 1984년에 설립되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아시아 및 유럽(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중국, 베트남, 네덜란드, 호주, 인도, 한국) 12개국에 37개의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3PL 물류회사인 만큼 당장 글로벌 물류회사로 도약하기 어려운 국내 물류상황을 볼 때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장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어려운 국내 물류기업 특성 상 동북아시아를 뛰어넘어 아시아지역 내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을 인수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방법은 국내 어느 물류회사도 해 내지 못했던 방법이었던 만큼 향후 시장의 파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CJ GLS가 인수한 어코드사는 삼성아시아, 필립스, 도시바, 레고 등 다국적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3PL 및 국제물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난해에만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다 각국의 37개 지사와 시스템이 연결되어 있어, 세계 각국에서 움직이고 있는 화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첨단 종합물류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 100여개의 파트너사와 제휴를 통해 전세계에 글로벌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CJ GLS로는 이번 기업 인수결과로 국내 물류업체 중에서는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국내 물류시장의 큰 획을 그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CJ GLS 향후 행보
지난 7일 CJ GLS의 싱가포르 전문 3PL기업간 인수 합병과 관련된 최종 계약 건은 향후 국내 물류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어코드 사 인수 조인식에서 민병규 대표가 밝혔듯이 "이번 인수 계약서 교환으로 CJ GLS가 글로벌 물류기업이 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10년쯤 지난 후 국내 물류시장을 돌아볼 때 이번 사건은 국내 물류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의 신호탄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해 신 기류의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 전체 물류산업에서 지불되는 비용의 경우 국내 비용은 20%, 국제간 물류비용이 8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막대한 부문에서 물류기업으로써 경쟁력을 가지려면 글로벌 화물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3PL기업들의 메이저 급 대형 화주들의 물량 아웃소싱 받기가 어렵다'는 불만과 '적정한 비용은 없이 물류기업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는 불평은 공염불에 머물러 부메랑으로 기존 국내 포워딩업계 및 메이저 물류기업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동안 국내 글로벌 제조사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바 대로 '우리나라에는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3PL 없다'는 것도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로 다가가면서 그 동안 우물 안의 개구리로 안주해 왔던 업계가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CJ GLS는 이번 어코드사 인수에 따라 아시아지역의 확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글로벌물류사업에 진출하고, 해외 법인의 서비스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원스탑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CJ GLS는 해외로 확대된 Value Chain을 바탕으로 원스탑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실현해 고객사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해외 법인의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날 조인식에서 민병규 대표는 "지난해 CJ GLS 매출이 4천 5백억원, 어코드사가 2천억에 달하고 있지만 2013년까지 매출 3조원의 아시아 대표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 사 모두 현 매출액을 기반으로 하는 원스톱 물류서비스 시장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해 국내 경쟁을 지양하고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 대표는 "이번 어코드사 인수 이후 추가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대륙이 공략을 손쉽게 할 수 있는 기업 인수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밝혀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HTH택배 인수와의 MOU를 통한 인수작업에도 본격 나선 만큼 국내 시장 빅뱅으로 자리하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어서 본격적인 세 불림은 그 속도를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규 대표는 "이번 인수와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 가격경쟁을 통해 착취형태의 물류사업 운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향후 국내 물류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리더기업으로써의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국내 물류시장 판도 변화 전망
CJ GLS의 어코드사 간 인수합병이 공식적으로 시장에 공표되면서 경쟁 물류기업들은 긴장 속에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대다수 메이저 물류기업들의 경우 CJ GLS가 선택한 세계적 물류기업 인수 합병 방법이 최선이라고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인수합병 후 장기적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선뜻 나서지 못했던 만큼 이번 인수는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CJ GLS는 대다수 물류기업들이 3PL기업 및 종합물류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국내 물류시장에서 이번 계기를 통해 확실한 선두권 도약이 가능해진 만큼 나머지 기업들의 분발은 더욱 시장 경쟁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장 이번 경우처럼 쉽게 중견 글로벌 물류기업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CJ GLS의 경우 어코사 인수작업에만 약 2년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최종 결정에서 수 차례 심사숙고 과정을 거쳤던 만큼 일반 쇼핑하듯 외국계 물류기업 인수에는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CJ GLS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지켜 본 연후에 물류기업 인수 합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금까지 외국계 물류기업과의 제휴나 합작사 설립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현 상황에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 물류기업인수가 최선의 방법이지만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이 년 매출 1조원에 미치고 있는 현금 동원능력 역시 한계가 있는 만큼 손쉽게 인수 합병시장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연 CJ GLS가 잡은 기선 제압이 시장에 핵 폭풍으로 나타나면서 이번 기회에 멀찌감치 경쟁사와 거리를 벌릴 수 있을지, 혹은 한낮 선언적 영향으로 나타날지 이번 양사의 제휴는 국내 물류시장에 새로운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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