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업체, 허브터미널 간선차량 운영 멈춰 서비스 불가
택배관계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사태추이 예의 주시
최근 몇 년간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더불어 택배 대중화 추세에 따라 증가한 화물을 기반으로 파죽지세 양상이 보이던 택배시장이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그 근간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굴지의 메이저 택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왔던 국내 중견 택배시장 주자들이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전체시장 재편도 가속화 양상을 보일 것을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택배시장은 메이저사와 중견사들의 팽팽한 대결 국면에서 이번 현상에 따라 더욱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극도의 혼란스러운 국면을 연출 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은 최근 몇몇 중견택배 업체들이 그 동안의 저가 정책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에 따라 비용구조가 악화되면서 불거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이로 인해 허브터미널 분류 작업자들의 임금지급도 미뤄지는 등 작업 지연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는 원인으로는 택배서비스의 생명인 전국 배송망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간선차량 부실운영도 각 지점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는 각 지점과 전국지점 간을 연결하는 허브터미널 간선 택배차량 일부가 간선운행 비용 지급이 늦어져 운행을 멈추면서 각 지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이로 인해 서비스가 멈추면서 지점 이탈이 가속화 돼 향후 시장에 암운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택배시장은 중견 택배사들과 택배 빅 4(현대택배, 한진, 대한통운, CJ GLS)및 우체국택배가 전체 시장을 양분하면서도 그 어느쪽이 전체 물동량의 50%이상을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택배 춘추전국시대’를 연출 해 왔다. 특히 중견택배사들은 최근 몇 년간 경쟁력 있는 가격과 균일한 서비스 질을 갖추면서 급격한 시장 확대전략을 펴 메이저 택배사들을 곤혹스럽게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중견택배사들의 경우 기존 개별화물(C2C)시장을 기반으로 무차별적인 마케팅 저력을 보이며, 기존 선발 주자들의 시장을 공략해 왔다. 또한 몇몇 업체들은 큰 어려움 없이 전국적인 택배 지사망을 갖추며, 눈부신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저렴한 택배가격을 무기로 야금야금 시장을 확대해 왔다. 중견 택배사들의 경우 이 같은 시장확대 전략은 초기 출범 당시 개별화물을 기반으로 했지만 최근 들어 서비스가 안정화되면서 온라인 시장까지 넘나들며, 인터넷 시장의 무료배송 물량까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그 영역을 넓혀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메이저사들까지 저가 택배 운임시장에 뛰어 들면서 운임인하를 무기로 한 시장확대 전쟁은 더욱 치열해 졌으며, 이로 인한 전체시장의 수익구조는 급격히 악화일로를 걸어 왔다. 이 같은 현상은 메이저사와 중견 택배시장 관계자 모두를 곤혹스럽게 하는 상황에서 급기야 최근 몇몇 중견 업체가 자금난에 봉착하게 되고 이로 인한 서비스가 중지되는 사태를 맞게 된 것으로 보인다.
취재결과 I 택배사는 수익률 악화와 부실이 갈수록 심각해 져 한 때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I 사 인수에 나섰던 K택배사는 부채를 포함해 전체 자산을 실사한 결과 외형적인 부채이외도 감춰진 부채가 너무 많아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중순부터 일부 지방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허브터미널의 간선 운행 차량이 운행을 멈추기 시작해 현재는 최소 2일에서 최대 3일이 걸리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가 일부지역에서 중단된 상황이다. 또한 지방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허브터미널 분류 작업자들의 밀린 임금 지급도 중단된 상황에서 터미널 운영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 전국적인 정시 배송 서비스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각 지점에 배송의뢰 문의전화도 관계자들의 제대로 된 배경설명 없이 수긍할 수 있는 응답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며, 각 지점 담당자들 역시 허브터미널 작업자들의 파업으로 인해 배송이 불가하다는 답변만을 내 놓고 있어 고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I 택배사의 경우 당분간 정상적인 택배서비스 제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각 지점들의 이탈 속도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 회사 존립자체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중견 택배사 역시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작업자들에 대한 정상적인 임금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앞서 언급한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선 차량 및 배송차량 운영에도 비상이 걸려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택배시장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결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돼 왔던 일로 곪을 대로 곪아 왔던 시장이 하부시장에서부터 고름이 터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메이저 사들의 수익률 악화도 견딜 수 없는 국면을 연출 할 수 있다”고 조언 했다. 이 전문가는 “지난해 말부터 정도를 넘어서는 택배시장 저가 운임경쟁으로 인해 박스 당 단가가 일부에서 2000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추락추세를 보이던 상황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라고 말하고, “지금과 같은 택배운임 수준이 계속 될 경우 현 상황을 시작으로 더욱 시장은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 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전체 시장이 외형적으로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택배서비스를 주력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중견택배사들의 경우 내부적인 부실도 심해 현재의 수익구조를 지속할 경우 어느 업체도 생존을 보장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부실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 사태는 전체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택배시장은 이번 사태추이를 조심스럽게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저가운임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이 회사를 몰락 시킬 수 도 있다는 위기감이 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메이저 사들 역시 올해 들어 급락한 택배운임으로 수익률 악화에 몸살을 앓아 왔으며, 일부 관계자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2006년 택배시장은 저가운임으로 인한 수익률 악화가 전체시장을 재편하는 급 물살을 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