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최후 승자를 단언할 수 없다”

국내 물류업계를 대표하는 거대 공룡 물류기업 대한통운(대표 이국동)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 최종 목적지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한통운 인수전의 결말은 내년 5월 이후에나 가시화될 전망이어서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하고 있으며, 향후 그 향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의 향방은 내년 중 채권단 출자지분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STX 팬오션 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 인수전 결과로는 아무도 최후 승자에 대해 단언 할 수 없어 일부 언론사들의 '모 기업 인수전 우위 확보'와 같은 보도는 시장을 혼란 시키는 결과만 초래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물류시장을 대표하는 대한통운의 현주소를 통해 주식 지분 인수전에 대한 개괄적 소개와 더불어 그 종착지는 어디인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편집자]

매출 1조1193억원의 거대 물류기업

*대한통운 : 1930년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로 출범한 대한통운은 육상운송을 비롯해 해상, 항공운송 그리고 항만하역에 이르는 국가경제의 대동맥 역할을 충실히 맡아왔다. 현재 택배를 비롯해 소비자 물류부문과 환경사업 등으로 전국 40개 지점, 500여 개의 점포망과 전세계 주요 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200여 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6,000여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최대 물류기업이다.
대한통운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2004년도 매출액은 1조 1193억 원(2003년 1조 971억 원)을 기록했으며, 매출 총이익은 1261억 원에 달할 만큼 거대 물류기업이다. 2004년 영업이익의 경우 609억 원에 이르며, 영업 외 수익이 199억 원, 경상이익이 612억 원, 당기 순이익은 189억을 기록했다. 자산총액을 살펴보면 총 자산은 1조 2672억에 달하며, 여기에 부채 총액은 4872억. 따라서 자본 총계는 총 7800억에 달한다.

최대주주 STX 21.3%, 금호 14.71%

*지분 현황과 전망 : 대한통운은 현재 법정관리기업으로 최근 STX가 대한통운의 지분 21%를 매입함에 따라 그 동안 수면 밑으로 숨어 있던 M&A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외부에서 보는 대한통운의 매각은 아직 출자전환 안된 골드만삭스 소유 지분 13.3%의 향방에 따라 최종 인수자가 윤곽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분 변동률은 지난 10월 6일 외환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총 64만 8,000주에서 43만 175주를 장내 매각해 21만 7,825주로 감소했으며, 10월 10일 STX PAN OCEAN(주)가 장내 및 장외 시장에서 단순투자목적으로 235만 5,242주를 전격 인수함에 따라 최대 주주였던 서울보증보험을 밀어내고 21.3%의 지분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곧 이어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대한통운 주식지분 6.7%를 보유한 CFAG10호 기업구조조정조합 72만 6,870주에서 지속적으로 매입한 주식(금호산업 4.97%, 금호생명과 금호종금 각각 2.85%, 0.19%) 은 기존 영국계 투자 법인인 로이드조지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매각한 대한통운 주식 53만 6570주(4.88%)의 장내 매각한 주식을 인수한 것으로 총 14.71%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인수전의 열기를 다시 고조시켰다.
이에 따라 현재 대한통운은 STX그룹이 지분 21.3%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고 금호아시아나그룹 14.71%, 서울보증보험과 산업은행이 각각 7.79%, 7.14%를 보유하는 구도를 그리고 있다. 외국인을 대표했던 로이드조지가 보유했던 주식을 매각함으로 일단 외국인은 대한통운 M&A전에 한발 떨어진 셈이 됐다. 따라서 나머지 주식보유분은 소액주주 및 기타 지분이 44%가 된다.
한편 대한통운 이국동 사장은 10일 STX그룹이 자사 주식을 매입해 1대 주주로 부상한 데 대해 "그 정도로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며, "대한통운의 지분을 51% 이상 확보하려면 1조원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한통운의 경우 계획대로 내년 중 채권단의 출자 전환이 이루어지면 현재 1100만주인 발행 주식이 1600만주로 늘어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모두 떨어지게 되며, 현재 보유한 주주 중에서는 누구도 51%를 넘는 대주주가 될 수는 없는 만큼 출자전환 되는 주식지분 인수가 최종 대한통운 인수자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최근 법원이 법정관리 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서두르기로 방침을 정해 보증채권 매각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통운의 공식적인 매각 일정은 리비아로부터 대수로 공사 완료증명서(FAC)를 받는 내년 6월 이후에나 가능해 현재의 인수과열 현상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대한통운 채권단은 내년 5월께 유상증자를 실시해 경영권을 넘겨줄 예정이어서 1대 주주가 된다 하더라도 권한은 주주가 아니라 법정 관리인과 채권단에 집중돼 있으며, 기존 주주들의 지분에 대해 감자를 단행할 수 있는 만큼 최후 향배는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다.

보증채권 향방이 최대 변수 작용

*인수전 개요 : 앞서 언급한 대로 대한통운 인수전은 최대 51%의 주식을 보유하는 기업이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STX팬오션 그룹이 대한통운 지분 20% 이상을 확보함에 따라 인수 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인수 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그룹 총수의 인수 의지가 확고하고, 미래 물류산업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표방하고 있는 만큼 호락 한 상대는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여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 한진그룹과 전체 사업에서 대결구도를 갖고 있어 만약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되면 향후 물류시장의 판도를 새롭게 써 나갈 수 있는 저력이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와 함께 대한통운 인수전은 STX 외에 금호아시아나, CJ, 동국제강, 롯데 그룹, GS그룹 등이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 지고 있다.
한편 향후 대한통운의 인수전은 보증채권 향방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외환은행 등 채권단과 KAMCO 서울보증보험 등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보증채권은 총 7800억 원으로 조건에 따라 채권액의 25%를 주당 2만5000원에 출자 전환할 경 우 대한통운 지분을 32%까지 차지할 수 있게 됨으로 이렇게 시장에 나오게 되는 매물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최후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출자전환 시기는 내년 5월10일 이후이며, 그때까지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20% 가까운 보증채권 물량이 매각 대기 중이다.

인수시 단숨에 1위 물류기업 등극

*왜들 나서나 : 대한통운 인수전의 핵심은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기업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향후 국내 시장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한통운은 항만하역을 시작으로 육상운송, 차세대 물류사업 군으로 자리하고 있는 3PL, 전국 중요 거점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물류센터 및 터미널 등 매력적인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는 것도 인수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다. 여기다 물류사업에 필수적인 정보통신 분야의 노하우와 해외 네트워크 및 대중적으로도 브랜드파워를 갖고 있는 택배사업 네트워크까지 보유하고 있어 물류산업 진출하려는 신규업체 및 기존 2, 3위 물류그룹 업체들에게는 대한통운 인수로 인해 단숨에 리딩 컴퍼니로 도약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인수 전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라 하겠다.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누구든 신규업체를 제외하고 현재 물류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대한통운 인수로 인해 단숨에 국내 1위 물류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물류사업에 뛰어들게 될 기업의 입장으로서는 대한통운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 1월 공표돼 6월부터 물류업계의 새로운 파급을 미치게 될 종합물류기업인증제도 역시 대한통운 인수전에 관심을 고조 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부 물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대한통운 인수로 인해 얻는 다양한 이익이 외부에서 보는 이점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이상의 충분한 매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인수전이 대한통운에게 보이는 피상적인 장점을 넘어서는 또 다른 캐시카우로 작용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향후 인수전은 더욱 뜨거운 감자로 시장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손정우 기자, jwson@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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