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실험 단계 뛰어넘기, 만만치 않다

전문가에게 듣는다 / 이춘우 한도하이테크 솔루션사업부 이사

한도하이테크(www.handoht.co.kr)의 이춘우 이사(chlee@handoht.co.kr)는 RFID의 WMS(창고관리시스템) 접목에는 적지 않은 장점이 있다고 본다.
우선 동일한 정보를 물류 프로세스상의 전 과정에서 일관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李 이사는 "RFID를 적용할 경우 상품을 제조하는 단계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제품에 대한 똑 같은 정보를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한다. 현재로서는 RFID가 창고나 물류센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활용되고 있거나 실험단계에서 적용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그 적용 범위가 모든 물류 프로세스로 확대되었다고 할 경우 '일관된 정보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창고나 물류센터로 범위를 한정한다 하더라도 RFID의 WMS 접목은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 창고가 되었건, 판매를 앞둔 재고 창고가 되었건,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가 되었건 재고관리를 위한 정보 판독 인력 절감이라는 효과를 가져온다.
李 이사는 "RFID를 이용하면 재고관리시 공수가 기존 공수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면서 특히 "물류현장에서 적용될 UHF대역의 RFID는 반경 9미터 구역내 정보를 한꺼번에 판독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고관리에 들이는 공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능동형 태그의 경우 스스로 전파를 발신하기 때문에 재고관리의 정확성은 더욱 제고될 수 있다. 정보 판독이 가능한 공간을 단위로 구역배분만 잘 하면 효율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민간에서의 선행 검증사례 나와야

물론 李 이사도 RFID가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로컬(현장) 부문에서의 정보 가독성을 높일 수 있다 점에 RFID의 효용성이 있다는 것이지 RFID가 상위 로직까지를 커버할 수 있는 만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RFID 적용에 한계도 많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한계는 RFID를 검토, 도입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단독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거나,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李 이사는 이의 원인을 'RFID의 국제성에 대해 주저하는 마음'에서 찾고 있다. 또 하나 'RFID를 창고나 물류센터, 생산현장과 같은 한정된 범위가 아닌 운송과정 등 물류 전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어려움'도 RFID를 한정된 범위에서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는 이유로 꼽고 있다.
기업의 경영환경은 갈수록 글로벌화 되어 간다. 이에 따라 RFID는 글로벌 물류효율화를 제고시킬 수 있는 기술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이 RFID와 관련한 국제 표준으로, 현재 어느 정도 국제표준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李 이사는 "RFID가 갖는 국제성 때문에 수출 등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경영활동을 펴는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RFID 적용을 확장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OMS(Order Management System;주문관리시스템)이나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 운송관리시스템)까지 RFID를 접목시키려는 그림은 그리고 있지만 실제 적용해 보려는 의지는 약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RFID와 관련해 가장 활발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부문이 정부의 시범사업. 이 역시 국내 부문에서의 활용만을 염두에 둔 사업이다. RFID의 국제성이나 국제표준을 염두에 둔 작업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李 이사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중소.중견기업도 멀지 않은 미래에 RFID의 국제성을 인식하고, 글로벌 표준 적용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최근 월마트에 납품하는 LG전자가 미국 텍사스 물류센터에 표준화된 RFID 기반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이에 적합한 RFID 관련 협력업체를 찾고 있다는 예를 들면서 "상품 공급처인 월마트 사업의 국제성을 감안할 때 LG전자가 구축하려는 시스템 역시 EPC글로벌 등 국제표준에 맞는 시스템 구축을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대기업에서 프로세스에 세계표준을 적용해 나가는 등 검증된 선행사례가 축적되면 중소.중견기업도 따라올 것이란 전망이다.

100% 판독된다는 확신 서야

李 이사는 현재 국내 기업들이 RFID에 관심이 많지만 실제 도입에 주저하고 있는 이유를 '좀더 지커보자' 마인드 때문이라고 본다. '마인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같다.
그에 따르면 현재 많은 국내 기업들이 기존의 바코드 도입계획을 폐기하고 RFID 도입을 검토하면서 RFID 도입환경이 조성되지 않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미 검증됐고, 시장 성숙단계에 있는 바코드가 물류효율화에 도입이 될 것으로 보고 도입하려 하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고 평가받는 RFID 개념이 등장, 향후 3, 4년내에 적용 비용도 저렴해져 실용화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자 '조금 참자', '남들도 하면 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얘기다.
시장상황이 이렇다 보니 RFID 관련 기업들도 시장을 형성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RFID를 상용화하는 데는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정보가 100% 판독된다는 확신이 서야만 실용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RFID의 경우 애러나 수정사항이 발생했을 때 즉시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수많은 태그가 리더기를 지나갈 때 애러 메시지가 뜨더라도 수많은 태그가 정보에서 애러 발생 원천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보완되어야만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李 이사는 "RFID가 WMS 등 물류거점 시스템에 제대로 적용되려면 정보를 정확하게 읽는 기술과 가격의 현실화라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과제가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공공차원의 실증실험이라는 문턱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민간의 도입을 기대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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