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SCM(공급망관리)의 최대 화두는 RFID가 될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RFID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거나 적어도 검토 단계 이상의 적용을 하는 수준에는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SCM에서 RFID가 주목받는 것은 RFID의 가시성 확보 능력 때문이다. RFID가 적용되면 기획, 조달, 생산, 판매 등 SC상의 모든 과정에서의 실시간 정보추적, 관리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소비자 정보 파악과 분석의 실시간화로 수요예측이 가능해 진다.
WMS(창고관리시스템)의 입출고나 재고관리가 RFID 기술과 통합될 수 있으며, TMS(수송관리시스템)의 Track & Trace, Sealing, 차량입출, In-transit 재고관리 등에도 RFID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생산, 물류, 유통에서 수집된 RFID 정보가 예측(Forecasting)과 계획(Planning) 솔루션의 기초 정보로 제공됨으로써 더욱 정확한 SCM 계획이 이루어질 수 있다. 전체 SC(공급사슬)의 실시간 Visibility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RFID다.

아직 이렇다 할 레퍼런스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국내에서의 RFID 적용은 정부의 시범사업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민간에서의 실용화는 사실 먼 미래의 얘기처럼 보인다. 물론 RFID기술이 신종 기술이 아닌 것만큼은 분명하며, 도서관리, 보안, 결제 부문에서 부분적으로 많은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물류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WMS에서의 RFID접목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다. 나아가 OMS(주문관리시스템)나 TMS(수송관리시스템) 등 물류 전 프로세스에서의 RFID 적용 사례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국내 물류 관련 IT솔루션을 개발, 보급하고 있는 기업으로, RFID를 WMS에 적용한 확장형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 네오시스템즈, 아세테크, 한도하이테크, CJ시스템즈 등이 손에 꼽힌다.
이들 역시 기존의 WMS에 RFID를 접목시켜 고객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 레퍼런스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기존의 바코드와 RFID를 혼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장 분명한 사례로 업계에서 하나의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 CJ시스템즈의 북센 도서 물류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정도.
한도하이테크의 이춘우 이사는 "한도하이테크도 RFID를 적용한 WMS 솔루션이 개발되어 있으나 일반 시장에서의 레퍼런스는 없다"면서 정보 판독율 등에 대한 공급시장의 확신부재와 수요시장의 우려 등이 맞물려 시장에 씨를 뿌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북센 물류센터에서 모델 제시

WMS에 RFID를 접목했을 때의 효과는 크다.
국내 3대 출판유통업체의 하나인 북센의 RFID 기반 WMS 프로젝트에 참여한 CJ시스템즈의 이호섭 BIZ.컨설팅팀 팀장과 김양한 SCM사업팀 과장은 RFID를 적용한 결과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창고내에 방치되어 있거나, 프로세스상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일반적으로 '호적없는 물건'이라 불리는 제품(책)이 왜 그곳에 위치해 있는지 확인 가능해졌다고 한다. 물류센터내 제품의 가시성이 확보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호적불명인 개별 제품에 붙어있는 바코드 정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읽고, 작업자들의 챠트나 중앙DB에서 그 제품이 있어야 할 위치를 확인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재고의 정보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 적용해 본 결과 창고의 평치작업 관리도 용이해졌다. 제품(책)을 담은 파렛트나 버킷에 부착된 태그의 정보만 제대로 읽어주면 이송설비를 거쳐 자동으로 제 위치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컨베이어 등 물류센터내 설비와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특정의 제품이 설비의 어느 곳에 위치해 움직이고 있는지가 한눈에 파악된다는 것. 적어도 물류센터내 프로세스상의 상품에 대한 정보관리가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정보 판독상의 오류 해결이 과제

현재로서는 태그 가격 등 RFID 적용시의 비용을 어느 정도 떨어뜨릴 수 있느냐와 정보 인식률(판독률)의 제고가 RFID 활성화의 관건. 물론 이 두 가지가 기업들로 하여금 RFID 적용을 주저케 하는 핵심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된다'는 확신의 범주에 들어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어 보인다.
요는 태그관리에 있어 오류, 중복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호섭 CJ시스템즈 팀장은 "정보 판독상의 오류나 중복 등 문제가 발생하면 경보조치가 취해지지만 오류가 발생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내야 하는 부가적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해결방안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다량의 정보를 일시에 읽어내는 RFID 시스템하에서 에러 원천지를 찾아내는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도하이테크 솔루션사업부 이춘우 이사도 "에러시 경보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한다는 부가적 프로세스, 문제발생시 명쾌한 해결을 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에러 발생시 해결방법 찾기'를 RFID의 WMS 접목 확대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는다.
또 물류적 차원에서 보면 RFID가 한정된 공간에서만 그 효용을 발휘해서는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생산자재창고, 생산현장, 배송센터 등 물건이 한정된 범위를 벗어났을 때 RFID가 물건의 Visibility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면 RFID의 효용성의 한계는 분명하다.
이에 대해 이춘우 이사는 RFID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RFID와 기존의 다른 기술, 솔루션과의 연계를 통해 운송상태에 있는 제품의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RFID의 경우 (정보 인식에 있어) 거리상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운송중인 차량내 화물를 RFID에 의존해 추적, 관리하기는 불가능하지만 GPS 등과 접목된다면 운송 프로세스상의 화물 추적이 가능해진다.
이춘우 이사의 얘기의 행간을 읽어보면, RFID 독자적 기술이 경쟁력이 아니라 모든 기술과 솔루션을 조합하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며 고객만족도의 지표라는 얘기가 된다.

단품적용.회수물류 적용 검토중

현재 국내 물류IT 솔루션 기업들은 RFID의 단품 적용과 회수물류에의 적용을 검토중에 있다.
지난해 북센 물류센터에 RFID를 접목시킨 WMS를 구축한 CJ시스템즈는 최근 한국전산원이 마감한 '2005년도 RFID 적용 선도사업'의 과제 공모에 단품에 RFID를 적용하는 사업을 제한했다. CJ시스템즈는 북센 프로젝트시 1차로 파렛트나 버킷 등 용기에 RFID를 적용하고 2차로는 단품인 낱권의 책에 RFID를 적용한다는 단계적 구상을 제시했었다.
이와 함께 CJ시스템즈는 북센의 물류센터를 벗어난 제품, 다시 말해 북센에서 각 서점 등 수요처로 나가는 용기에 RFID를 적용, 회수물류까지를 RFID 기반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계획대로만 되어준다면 25~30%에 달하는 책의 반품율을 절반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회수물류 부문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처가 RFID 시스템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물류업체가 RFID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파트너들이 RFID 시스템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박스]
[사례분석] 북센 RFID 기반 통합물류정보시스템

국내 3대 출판유통 업체의 하나인 북센(www.booxen.com, 대표 안경갑)은 지난 2003년 9월부터 지난해 8월말까지 파주 출판물 종합유통센터 통합정보시스템과 북센 인터파크 3PL 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LG CNS, 현대엘리베이터, CJ시스템즈가 참여한 1차 종합유통센터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에서 CJ시스템즈가 BPR 컨설팅과 함께 iWMS, RFID, 웹 Visibility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했고, 2차 3PL 정보시스템 프로젝트에서도 CJ시스템즈가 1차에 구축한 iWMS를 3PL 사업이 가능하도록 커스터마이징했다.
북센은 RFID 기반의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고객인 출판사나 서점을 위한 출판물 등의 보관, 배송, 반품, 유통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일관처리할 수 있게 됐다.
RFID가 접목된 시스템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ISBN 바코드 정보가 읽힌 서적은 13.56MHz 주파수 대역의 RFID 태그가 부착된 파렛트와 버킷 등 서적 운반용기에 실리게 된다. 이로써 서적 정보와 파렛트나 버킷 등 운반용기의 정보가 매칭돼 운반용기별 도서 적재 내역이 중앙정보시스템에 저장, 관리된다. 서적을 실은 파렛트나 버킷은 부착된 RFID태그의 정보에 따라 컨베이어에 실려 자동적으로 보관위치까지 이송돼 제자리에 보관되며, 서적의 피킹 역시 운반용기에 부착된 RFID태그 정보에 따라 자동적으로 수행된다.
1차 프로젝트로 구축된 통합정보시스템은 마스터 정보관리, 입고관리, 출판관리, 재고관리, 반품관리, 정산관리, KPI 분석관리, 배차관리, 설비 인터페이스 관리 등을 포함하는 물류운영시스템과 수발주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영업구매시스템이 핵심. 특히 이동제어와 관련된 RFID 기반의 설비 인터페이스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북센의 물류시스템은 2008년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2차사업이 완료된 지 반년 여 정도 지난 상태여서 시스템 구축 효과를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특히 재고관리 정보 제공의 실시간화로 재인쇄 비용을 줄이고 과재고를 막을 수 있었고, 고객인 출판사들도 별도로 자사 제품의 재고조사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 출하 부문에서는 미송과 오송 방지로 판매기회의 확보가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신속한 반품처리로 불필요한 재인쇄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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