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피는 꽃 '정보花'

박정천 사장이 약 35년 간의 공직생활을 끝으로 한국물류정보통신(www.klnet.co.kr, 이하 KL-Net)의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1주년이 됐다. KL-Net은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아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10년을 계획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됐다.

박정천 사장은 약 35년 간 해양수산부를 비롯,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대한민국의 해운항만 변천사의 산증인으로서 해운항만 정보화 발전에 몸담아왔다.
박정천 사장은 "21세기 해양시대의 최고 경쟁력은 해운항만 분야의 정보화"라면서 21세기가 "바다의 경쟁력이 바로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한다.

경영 정상화, 내실다지기에 총력

* 취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1년간 어떻게 KL-Net의 살림을 꾸리셨습니까?
- 취임 후 가장 시급했던 것은 금융사고로 인한 회사의 정상화와 내실을 다지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조직력 강화와 경영 합리화에 힘썼습니다. 사업부분에서 전자화폐사업, 연안여객선 전산매표사업 등 사업성이 불투명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였고 사업부문별, 프로젝트별 원가와 수익성 관리를 강화하였습니다. 또한 PLISM(항만물류통합정보시스템)과 LogisBill(전자세금계산서) 등 신규 사업 추진으로 회사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 금융사고 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는지요.
- 지난해 1월 발생한 금융사고는 출자회사인 ㈜뷰텍 관계자들의 부정으로 발생한 것입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 저는 우선 금융자산에 대한 가압류 부분은 자체 자금으로 완전 해소하여 자금운용을 정상화하였으며 고객사들을 직접 찾아가 회사의 안정성과 향후 비전에 대해 설득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현재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 등 5개 상호저축은행과 형사소송(93억원)을 진행중입니다. 다행히 지난해 10월, 당사가 신안상호저축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의 소에서 승소하여 향후 다른 소송에서도 유리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금융사고 피해보전을 위해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는 등 소송 승소율을 제고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은 감소하였으나 순익은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82억6,400만원으로 전년대비 10.6% 감소하였으나 영업이익은 11억8,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7.3%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당기순이익은 10억3,900만원을 달성함으로써 전년도 출자회사인 뷰텍의 부도와 부정 채무 보증으로 인한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 흑자로 전환되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산장비 납품사업부문을 축소한 것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비절감을 통해 경영내실화를 실현함으로써 매출은 다소 감소하였지만 오히려 이익은 증가함으로써 수익성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해운항만분야 RFID사업 검토중

* 지난 3월 초 'RFID World 2005' 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방문 소감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 취임 초기부터 저는 RFID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의 주역이 바로 RFID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마침 대규모의 컨퍼런스가 열린다고 해서 참석했습니다.
'RFID World 2005'는 RFID 전문 전시 및 컨퍼런스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써 인텔,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여 RFID 관련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중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RFID 중국관'을 별도 구성해 나올 만큼 관심이 높았습니다. 2일 동안 매일 4개의 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된 컨퍼런스에서는 △공급망 최적화 △RFID 인프라와 네트워킹 △향상된 RFID 어플리케이션 모델 △RFID 시스템에서의 정보관리 △능동형 태그 응용방안 △다양한 사례 분석 등이 논의됐습니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RFID 현황 등을 주제로 한 컨퍼런스는 앞으로 우리나라 RFID 사업을 가늠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KL-Net도 RFID 관련 사업에 진출하신다는 말씀이십니까?
- 아직 당사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RFID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다만 지난 10년간 쌓아온 항만물류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해운항만물류 분야에 RFID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 분석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KL-Net은 선사, 운송사, 터미널 등 주요 고객들의 업무처리를 더욱 효율화함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RFID 리더기와 응용 비즈니스 업무 간에 메시지 관리를 지원하는 미들웨어 개발에 초점을 두게 될 것입니다. 물론 기존 솔루션과의 연동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nonstop 서비스를 실현해야겠지요. 단, 주파수 통일 문제나 표준화 문제 등이 정립돼야 좀 더 사업구상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 같습니다.

RFID, 해운항만 핵심경쟁요소

*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싸비 현장 방문은 어떠셨습니까?
- 썬과 싸비를 방문해 관련 RFID시스템의 테스트를 보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움직이고 있었는데도 RFID 테그를 통해서 상품의 입출고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을 보고 실질적인 적용이 조만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RFID 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사회가 합의하는 표준화문제(예-주파수대역)를 준수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태그의 부착위치 및 각도 등 각 분야에서 적용 시 야기되는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RFID 적용에 따른 기존 업무 프로세스의 수정 및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이용자들의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선진기업의 사례를 연구 분석하여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해야 할 것이며 하루빨리 응용기술과 H/W의 개발로 글로벌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운항만 분야의 RFID 적용을 얘기해보도록 하죠.
- 향후 RFID 기술의 해운항만산업에 대한 적용 가능 범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움직이는 모든 것 즉, 차량, 물건, 컨테이너 등의 모든 업무에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해운항만 분야에서 미국을 주도로 e-seal(전자봉인)을 RFID로 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며 적용범위로는 컨테이너의 visibility와 트래킹(tracking)이 현실적으로 우선 적용될 것입니다. RFID를 도입할 경우 컨테이너의 수급에 큰 효과를 가져와 결국 해운항만 경쟁력을 제고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며 터미널에서의 양적하 업무 무인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컨테이너에서 시작해 내부 박스 단위, 아이템 단위까지 점점 세부 분야로 태그 부착이 검토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국내 해운항만 물류정보화의 수준을 진단해주십시오.
- 우리나라 해운항만분야의 정보화는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사실 선진국과 비교해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Port-Mis는 해외 컨퍼런스에서도 자주 우수 사례로서 발표될 정도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B2G 영역에 비해 B2B 영역이 조금 성숙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화주와 선사, 화주와 터미널사업자 간의 정보는 공유가 아직 부족합니다. 정보공유에 대한 불신과 마인드 자체의 문제인데, KL-Net은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PLISM이라는 통합항만 물류정보시스템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선적시스템 정보화하는 완료됐고 아직 수출입 화물 정보화를 개발중인데 이 시스템이 B2B영역의 정보화를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간 KL-Net은 수출입 EDI 서비스와 Port-MIS 구축을 통한 '서류없는 항만물류'를 실현시킴으로써 관련 문서를 75종에서 22종으로 간소화, 연간 약 250만건의 서류제출건이 폐지되었고 연간 약 300억원으로 추산되는 물류비용을 절감함으로써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해왔습니다.

"2005년을 해외진출 원년으로"

* 아쉽게도 아직 해외 진출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올해 경영목표는 기존 서비스의 안정된 사업기반 아래 신규사업 활성화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있습니다. 우선 대고객서비스 강화와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해 기존사업부문의 내실화를 꾀하고 아울러 시스템구축(SI)과 운영(SM)사업은 그동안 축적된 전문지식과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여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신규사업인 PLISM과 LogisBill서비스가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또한 최근 우수한 해외 영업인력을 영입하고 ATOMS와 PORT-MIS 등의 경쟁력 있는 항만운영 솔루션을 가지고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 올해를 해외진출 원년의 해로 반듯이 만들겠습니다.

* 신규사업인 LogisBill서비스가 톡톡한 효자노릇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 창립 11주년인 2005년에는 그동안 국내 해운항만 물류정보화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을 기반으로 PLISM(항만물류통합관리시스템) e-Shipping(선적자동화) 전자세금계산서(LogisBill)사업의 조기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기반을 마련하고 기존의 B2G시장과 함께 물류분야 B2B시장을 하나로 묶는 '통합 전자물류 플랫폼'의 꿈을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유사제품과 차별성을 갖춘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서비스로 현재 LG전자, 동방시스템, 유라시아 해운, 범한여행 등에 서비스를 제공중인 LogisBill은 기업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앞으로 그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자무역촉진법 올바른 개정을...

* KL-Net은 종합물류정보망 사업 전담자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종합물류정보망 사업에 있어 사업자 간 역할 분담에 대해 잡음이 많은 것 같습니다.
- 경영학에서 말하는 독점의 폐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기회가 배분되야 합니다. 시장경쟁에 있어서 독점은 가격과 서비스 퀄리티의 퇴보를 가져올 뿐입니다.
1996년 우리 KL-Net과 KT-Net이 종합물류정보망 공동사업자로 지정되어 현재까지 각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양사가 물류 및 무역분야에서 같이 공존하면서 물류 경쟁력과 정보화에 있어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로 인한 정보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옳습니다.
현재 양사는 정부의 지원없이 각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사업 위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어 국가차원의 물류정보화 추진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양사는 더욱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종합적인 물류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무엇보다 전담사업자의 투자만으로는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법적, 제도적 지원은 물론 재정적인 지원도 필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전자무역촉진법 개정안'에 대한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 기업의 이익보다 이용자의 편의가 무엇인지를 우선시하여 법개정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편의 위주의 개정은 반대입니다.
제 생각으로 일정기업에게 모든 문서의 중계와 보관, 증명 등의 업무를 수행케 해서는 독점의 폐해가 예상됩니다. 중계기능은 분야별로 일정자격을 갖춘 복수의 사업자에게 개방하여 전자무역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보관 및 증명은 중계기능과 분리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보관 및 증명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은 산자부 산하의 독립적인 조직이거나 기존의 공공적인 한국전산원 같은 국가기구에서 맡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KL-Net은 이미 이런 의견을 관련 부처에 제출한 상태이고 담당자들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압니다. 앞으로도 당사는 해양수산부, 건설교통부 등 관련 정부기관과 선주협회, 해운대리점협회 등 물류업계와 연계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동보조를 취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그동안 KL-Net을 믿고 이용해주시는 해운물류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업무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전자무역의 기반이 되는 수출입물류정보의 허브역할로서의 서비스를 구축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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