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품 위주에서 '토털 물류시스템'으로

- 시장규모 3000억원대, 기업규모.업종 따라 차이 극명

우리나라 물류설비 시장을 바라보며 유독 자동화 설비 분야만을 '클로즈 업' 하기에는 조금 이르고 성급하다는 판단이 든다. 그것은 기자의 견해 뿐 아니라 시장의 공급자 입장에서도 대체적으로 같은 시각이다. 그만큼 아직은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굳이 사전적 의미를 빌어 설명하자면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업무를 처리,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자동화'라는 의미인데 이제 물류설비 시장에서의 자동화는 이 뿐만을 이르지 않기 때문이다. 즉, 생산과 보관/유통/가공 및 수배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물류의 전 과정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거나 또는 최소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각 부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물류업무의 전 과정을 처리함으로써 저비용, 고효율화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간략하게나마 물류자동화 설비시장을 수요자 시장과 공급자 시장으로 나눠 살펴보고 관련 기업들의 동향과 전망을 알아보기로 한다.

[수요시장 동향]
경기회복으로 내수시장 활성화가 관건

현재 우리나라 물류자동화 설비 시장은 거점물류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거점물류라 함은 한 마디로 물류센터(창고)에서의 물류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물류센터 내에서 일어나는 입/출고, 보관, 가공, 분류, 피킹 등의 업무 수행은 그간 인력에 의한 수작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그러다보니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 그로 인해 각 물류업무 단위별로 각종 장비와 설비가 도입되었다.
이렇게 도입된 단품 위주의 설비 및 장비들은 각 물류업무의 단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데 호환성이나 연계 가능성이 적어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킨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적 물류시스템 설계 측면에서 '토털 물류시스템'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즉, 단품 위주로 각각 발주, 시공됐던 물류설비가 일관 종합 시스템으로 시공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급자는 연계 분야의 사업 확장과 개발 역량 확보를 통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요자는 일괄 투자로 인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중복투자를 방지하며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수요시장 동향은 한마디로 기업 규모 및 업종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형편이다. 즉, 수출 및 내수 호조세인 일부 대기업 및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가 활발할 뿐, 그 외 업체는 설비투자에 대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즉, 수요시장 활성화의 관건은 내수시장 회복 등 경기회복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내수 회복을 통한 물동량 증가만이 설비투자를 가속시킬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첨단 전자산업 분야와 제약, 식품 및 유업, 중량물, 자동차관련 분야에서 설비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유통 및 의류, 화학 등은 투자 완료 및 장기 불황 등에 따라 상당기간 더 수요가 냉각될 것으로 보여진다.

[공급시장 동향]
단품위주 시장 퇴조, 토털 시스템을

그간 물류자동화 설비 관련 공급시장을 살펴보면 대기업군의 공급업체가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는 구조에서 중소업체들이 단품 위주의 전문화된 아이템을 갖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연계 아이템 및 사업분야로 사업을 급속히 다각화하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간 단품 위주로 사업을 해왔던 중소업체들은 수익성 제고 및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연계사업분야를 집중 개발하여 시장에 적용하는데 성공하며 대기업 공급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인 가격경쟁력과 신속한 대응력을 바탕으로 시장의 일정영역을 지켜나가고 있다.

[전망 및 대책]
연계 아이템 개발 등 대책 마련할 때

현재 물류자동화 설비 국내 시장규모는 2004년 기준 약 3,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매년 5~8%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시장이 그리 크지 않고 불황 등의 이유로 성장속도가 더디게 진행됨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해외진출을 추진 또는 진행하고 있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또한, 그간 단품 위주로 개발, 공급되던 각 물류 하드웨어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개발, 적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물류업무의 특성상 호환성과 연계 가능성을 고려하여 투자 손실을 줄이고 고효율을 이루고자 하는 수요자와 앞서 언급한 대로 연관 분야로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성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공급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수요자들이 하드웨어 설비 도입 전에 컨설팅 의뢰를 통한 전반적인 현상진단과 분석 결과를 통해 하드웨어 설비 발주가 이뤄지는 경향이 많아졌다. 즉, 컨설팅 등을 통해 물류업무 수행에 대한 단편적 현상 외에 자사의 사업방향을 고려한 물류거점과 시스템 인프라 구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진행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물류자동화 설비 시장의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해서는 공급자들은 이 같은 시장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인프라 네트워크 산업인 물류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들의 주력제품과 연계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관련 아이템 확장을 위한 기술개발 능력과 사업분야를 확대, 강화시켜 시장에 적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 기업의 이해관계에서 떠나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공급시장 참여자들이 전향적으로 전략적 제휴와 M&A도 심각히 고려해봐야 한다.
또한, 국내 생산거점의 해외 이전 등이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해외 동반진출을 통해 해외 진출 국내기업의 물류자동화 설비시장을 공략하며 해외시장의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년부터 정부에서 추진하는 물류 유통정보화와 일관수송시스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물류표준설비 인증제를 적극 활용하여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임형균 기자, elogis@klnews.co.kr designtimesp=1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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