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위축, ‘비관론’이 주류

- 수요감소, 개.보수 통한 교체수요에 기대
- IT설비 투자, 2004년도에 비해 소폭 증가

2005년도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연구기관들의 전망이 국내 물류기기 시장에도 여과 없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은행은 2005년 ‘주요기업 설비투자 계획’을 통해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제조업부문에서 IT산업과 대기업의 설비투자 증가폭 둔화로 통신업, 유통업 등 비제조업 부문에서의 투자는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4년도 설비투자는 대기업 위주의 수출호조 업종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는 크게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환경 악화 등 설비 수요시장의 설비투자 마인드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설비투자 양극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소매 등 유통산업의 설비 투자는 전년대비 15.4% 증가를 예상하고 있으나 2004년 31.2%에 비하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지난 12월 실시한 ‘국내 기업의 투자특징과 과제’ 조사결과도 산업은행의 결과와 거의 일치했다.
국내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3일 까지 진행된 ‘국내 기업의 투자특징과 과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들은 기존설비 개보수나 업그레이드 등 기존 장비를 유지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공통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5년도 기업의 투자 성격을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측 모두 기존설비 개보수(39.6%)를 우선시 하는 것으로 조사 됐으며 신규 설비투자(19.0%)는 대기업 28.6%, 중소기업 14.4%로 나타났다.
기업의 투자저해 요인으로는 중소기업은 내수위축 지속(35.0%), 투자여력 부족(32.2%)을 꼽았으나 대기업은 신규 투자대상 부족(38.6%)이라고 답했으며 투자자금 조달방식으로는 대기업(69.3%)이 내부 유보자금, 중소기업(46.7%)은 은행 대출이라고 응답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올해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장차 시장, 호전 예상

택배시장과 제과시장을 대상으로 특장차를 공급하고 있는 제일특장 정찬진 대표는 2004년도 특장차 시장은 침체기를 맞았지만 2005년도는 특장차들의 대거교체 작업이 예상되어 호전양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한다.
정 대표는 “중국의 건설경기 과열 여파로 인한 특장차 원자재 값 폭등 등으로 특장차 제작업체는 매우 어려운 2004년도를 보냈다. 그러나 2005년도 상반기부터 불요불급한 차량의 교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인 특장차의 교체주기는 5년에서 6년 사이로 2005년도가 교체주기에 맞물려 수요증가를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년 물류기기시장 축소 전망

물류센터를 운영중인 업체들 또한 센터 내 물류설비를 증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업체마다의 시장특성에 따라 투자 양상이 크게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도서판매사인 YES24의 경우 불경기에 매출이 신장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불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자기개발 등의 학습수요 상승으로 도서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YES24 최용 팀장은 “2005년도에도 매출량이 증대할 것으로 조사 되고 있어 센터 내 컨베이어 등의 물류설비들을 증축할 예정이며 장기적인 불경기가 지속 될수록 도서의 매출량은 늘어 날것으로 판단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류설비 업체들은 2004년도에 이어 2005년도 물류기기 시장의 축소를 예견하고 있다. 물류시장 전반에 걸쳐 수요가 늘고 있지 않아 일부 영세 물류설비 제조업체들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2004년도 말 파산을 신청한 중소 물류장비 업체의 한 대표는 “IMF이후 이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쥐 꼬리만한 수요를 가지고 동종 업체간의 치열한 싸움이 지속되다 보니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업체들은 버텨낼 재간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며 “2005년 물류기기 시장 역시 전체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IT물류 투자, 성장세 지속

한편 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2005년도 최대의 설비투자 시장은 반도체 등의 IT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도 63.4%의 증가세에 비해 2004년도는 6.1%의 소폭 투자신장이 전망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삼성SDS 등 대기업들이 반도체, AVG, 스토커 등 크린설비 위주의 생산물류설비 투자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 시장의 확대가 물류생산시장에 판도를 바꿔놓고 있으며 향후 물류시장은 전산화, 자동화추세로 변모해감으로써 IT가 접목된 설비수요가 늘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IT물류 시장의 확산에 대해 CJ System 이호섭 팀장은 “2000년 이후 유통과 물류설비 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IT 물류설비 시장은 2002부터 2005년도 이후 까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종 물류설비업체 힘든 한해

2005년도 물류설비시장과 관련, 전문가들은 물류설비시장의 소비회복이 단기적으로 물류설비투자 활성화를 이끌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경쟁력 제고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2005년, FTA의 본격적인 협상진행으로 외국계 물류장비들이 국내에 진입한다면 국내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하고 있다. 토종 물류업체들에게는 2005년도가 힘겨운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성기 기자 ? skpark@klnew.co.kr designtimesp=1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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