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했지만 수익성은 악화

2004년 국내 택배시장의 기상도는 한마디로 ‘흐린 후 갬’이었다. 올 들어 택배시장은 전년에 비해 15% 안팎의 성장을 보여 외부적으로는 소폭 성장을 보인 셈이다. 물론 2~3년 전만 해도 년간 20~50%의 고 성장을 지속하던 택배업계가 올해 10% 내외의 성장률에 멈춘 데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지난해 2/4분기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국내 소비불황이 택배산업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수년간 여타 산업과 비교해 고 성장을 이어온 택배시장이 어느 정도 최고점에 다다른 만큼 향후에는 수십퍼센트의 급성장은 끝났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견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택배시장은 그 어느 해 보다도 깊고도 긴 터널을 지나왔다는 평 이다. 전체 물량은 10%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 각 택배업체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악화됐다. 이는 물량 확보를 위해 각 택배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마다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기 때문으로 풀이되며, 서비스 경쟁이 아닌 단가 경쟁으로 일관한 것이 낳은 결과다.
한편 올해 택배시장은 내부적으로 중견 택배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외부적으로는 정부의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으로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며, 또한 결자해지의 투쟁과 경쟁에서 벗어나 향후 시장에서의 상생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되돌아보는 2004 국내 택배시장]
처리 물량 제자리수준, 수익 악화일로
화운법 개정으로 내우외환 이중고 겪어

올해 국내 택배시장은 상반기까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악화와 맞물려 물량 면에서 제자리 수준에 준하는 소폭 성장에 그쳤으며, 수익은 단가인하에 따라 악화일로를 걸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름 이후 추석을 앞두고 택배시장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새해 시장에 희망의 불씨를 살려놓은 상황이다.
올해 국내 택배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물동량은 지난 몇 년간 시장 수준에서 큰 폭은 아니지만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단가면에선 지난 해에 비해 낮아져 이로 인한 수익률 회복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각 사별로 투자와 노동력을 쏟아 부었는데 반해 수익은 없이 헛장사를 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의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이 올해 택배시장의 특징이다.
이와 같은 원인으로는 대기업을 포함해 신생 중견 택배사들과 우체국 택배 등을 포함해 대기업 택배사들까지 각 업체별로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에 따른 택배 단가 하락이 주 원인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이 덕분에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었지만 길게 보면 시장왜곡은 이미 시작됐으며, 종국에는 소비자와 택배서비스 제공업체 모두 손해라는 지적이다.
한편 택배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어려움과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에 따라 택배협의회 구성을 추진하는 등 자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좀더 낳은 시장경쟁을 위해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벌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도 시장 역시 택배운임 경쟁은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어서 업계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올해 초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으로 국내 택배시장은 한 동안 심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택배시장 특징은 중견 택배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따라 전체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민간 택배사들과 달리 거대 공기업인 우체국택배는 박재규 단장 취임으로 계기로 사기업 경영마인드를 접목시키면서 그 동안 지적됐던 서비스 개선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전략을 정비하는 등 내년도 택배시장을 위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각 택배사들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 업그레이드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단순한 택배서비스에서 벗어나 전략적 제휴와 택배사업 외 문화사업에도 전력 투구하며 이미지 개선에도 별도의 노력을 기울였던 한해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 택배사 중 ㈜한진과 현대택배의 최고 경영진이 새롭게 교체돼 다양한 경영전략이 선 보였으며, 신생 택배기업 들의 게릴라식 물량확보를 통해 괄목할 만한 약진도 눈에 띤 한 해 였다.

[미리보는 2005, 국내 택배시장]
수익향상에 초점, 서비스 경쟁 펼칠 듯
2/4분기부터 운임경쟁 재현 예상

대부분의 택배시장 관계자들은 내년도 택배시장에 대해 전망에 대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10% 내외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각 업체들은 수익향상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주목된다. 하지만 서비스 경쟁의 경우 대기업 택배사들과 중견 택배사 모두 안정적인 서비스 체제를 구축한 만큼 시장에서의 물동량 확보를 위한 각축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2005년 1/4분기까지는 택배물량이 폭주하는 성수기로 각 업체들이 어느 정도의 서비스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여지지만 비수기로 접어드는 2/4분기부터는 또 다시 운임 단가경쟁을 보일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예상의 배경은 그간 개인 소비자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왔던 우체국택배까지 기업고객 확보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단가를 재조정하고 공격적인 시장 선언을 함에 따라 택배업체 간 운임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여기다 중견 택배사들 역시 올해의 여세를 몰아 더욱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더욱 치열한 경쟁구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국내 소비회복과 더불어 진정한 물량회복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한편 2005년 택배시장은 완만한 성장을 보이지만 지속적인 소비 경기 위축으로 성장률 폭은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택배 전문가들은 “내수 시장이 회복 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택배시장의 고성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요율경쟁의 한계에서 벗어나 서비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특화서비스 결합 형식의 M/A 시도 등의 택배시장 ‘질적’ 변화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의 경우는 업무의 효율성, 고객서비스 향상 측면을 검토해 홈쇼핑,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 등 기업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현재 전국 망으로 이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의 전략을 수립했다. 백유택 택배사업팀장은 “대한통운택배의 일체형 PDA도입은 본격적인 택배 IT화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라며, “선진화된 택배기법의 보급을 통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진의 경우 2005년 경쟁시장이 기존 물류시장 및 택배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변화되었음을 인지하고 경쟁요소를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 개선에서 더 나아가 경쟁력 있는 서비스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며, 컨테이너의 운용확대, 신규터미널 구축, 시간상품 개발, 1:1 클레임 관리체계 수립등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 이다.
특히 각 업체별로 고객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며, 교육과 더불어 처우개선에도 더욱 힘을 기울이면서 가격과 서비스 두마리 토끼를 쫓는 치열한 시장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 성과와 새해를 보는 시각]
대기업 10% 내외 저성장, 내년 비관적
신생·중견택배 물량 처리수치 약진 돋보여

올해 주목 할 부문은 신생 택배사들과 중견 택배사들의 물동량이 약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택배물량 증가세의 경우 3PL 매출액에서 열세에 놓여 전체 서비스 경향은 택배에서 3PL시장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전체 택배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 되며, 전체 물동량 수치는 각 사의 집계수준에 따라 대기업 택배사들의 경우 상반기 월 평균은 각각 450만개에서 500만개 선을, 하반기 들어서는 600만개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견 택배사들의 경우 올해 천만개 수준을 보여 월 평균 80만개에서 많게는 100만개 수준을 보였으며,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와 비교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60%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올해 각 업체별로 물동량과 매출액 수준과 내년도 예상치를 살펴보면 ㈜한진의 경우 2004년도 예상매출은 6,603억원(7.3% 성장)으로 추정되며, 2005년도 매출목표는 9%가 증가한 7,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특히 2005년도 택배 매출목표는 약 10.6%가 증가한 1,72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물량은 21%가 늘어난 5,140만 박스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경우 올해 취급 택배 물동량은 약 5,000만 개를 상회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이보다 약 15% 성장한 5,750만 개의 물량 취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대한통운의 경우 국내 택배업체 중 개인물량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올해에만 전체 취급 물량 중 약 1,500만 개에 달하는 개별 소비자 택배 물량을 취급했다.
이와 함께 올해 택배업계 4위로 등극한 CJ GLS의 경우 택배사업은 6% 성장한 1,400억원의 매출액을 나타냈으며, 택배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규 고객사 영업의 확대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자평했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물류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전사적으로 확산해 20억원의 원가를 절감했으며 클레임도 전년 0.025%에서 0.009%로 줄였다. 2005년 택배사업 매출액은 14.2%가 증가한 1,600억원으로 계획하고 국제택배 및 업계 1위로 오르게 위해 다양한 마케팅 영업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택배의 경우 지난 추석에 기록한 국내 하루 최고 처리 물량인 36만/일 박스를 처리해 올 8월에 작년 10월에 달성한 4,000만박스를 넘어서는 등 물량 확대를 가속화 했으며, 여타 택배사와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려 업계 최초로 올해 6천만 박스를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전체 택배시장의 거대 공륭인 우체국 택배의 경우 금년도 예상실적은 전체 매출액 부문에서 2조3,3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택배 매출액의 경우 약 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물동량의 경우 6,400만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도 예상 매출액은 수세적으로 잡아 2조500억원의 목표치를 잡았으며, 택배 매출액은 2,300억원에 물동량은 7,400만개를 예상하고 있다. 우체국택배의 경우 이미 올해 콜센터 완비와 민간 택배사들과 동일한 서비스 질을 선보이며,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고, 부가세 징수로 인한 가격조정에도 나설 계획이어서 전체 시장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한편 중견 택배사들의 경우 KGB특급택배의 경우 올해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올해 약 700만개의 물동량을 수치를 보여 주당 약 20만개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2005년도의 경우 주당 30만개 처리를 목표로 150%성장세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옐로우 캡의 경우 11월 말 현재까지 1,031만개를 핸들링 했으며, 일일 처리 물동량은 약 4만개를 상회해 올해 목표치를 달성했다. 올해 매출 예상치는 400억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도 목표는 월간 처리목표를 2,000만 박스, 600억원을 예상했다. 아주택배의 경우 올해 처리 물동량을 1,350만개로 예상하고 있으며, 매출액 역시 422억원으로 추정해 지난해와 비교해 약 40%의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내년도 처리 물동량 예상치 역시 올해보다 늘어난 1,750만개를 예상해 주당 33만개를 목표로 잡고, 매출액 역시 560억원을 예상목표로 확정했다.
<손정우 기자·jwson@klnews.co.kr designtimesp=24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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