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백척간두에선 물류업계 외항해운

"국가신인도 하락이 최강해운 위신깎는다"

환차손, 거품이지만 가장 큰 충격
수출입 불균형으로 장비효율성 하락
해외차입 불가능으로 투자위축

국적외항선사들을 괴롭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환차손. 지난해 11월말을 기준으로한 국적외항선사들의 외화부채에서 발생한 환차손은 1달러당 1,500원을 기준으로 5조6,740억원에 달한다.
금융시장에서 분석하듯 외항해운업체들은 운임수입을 달러로 벌어들이고 달러로 나가는 영업관련 비용이 전체의 65%에 불과해 원화절하가 영업수지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어차피 외화부채는 달러 이자와 원금 상환이라는 부담을 강요한다.
거기다 환차손이 결산처리시 적자나 순수익 감소를 가져오기 때문에 대외적인 기업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업이미지 손상은 주가의 하락(금융가에서는 외항해운업의 주가가 2~3배정도 왜곡돼 있다고 보고 있기는 하다.)과 함께 기업전체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자금경색에 따른 투자위축이 외항해운기업들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미 올해 외항선사들은 가장 중요한 영업수단이요 자산인 선박을 추가로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이 나와있다. 장기 영업전략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부채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아예 배를 판매 시장에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선박의 추가확보를 논한다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는 상황. 배를 팔더라도 기존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선이나 어떤 형태로든 필요한 선박을 대체 확보해야 하는 데 이 역시 만만치가 않다. 용선료 역시 달러화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며 운임이 그같은 추가비용을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해운시장이다.
국적외항업계는 달러를 벌어들이는 孝子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국적외항업계는 총 영업수입의 절반이상을 우리나라 수출입화물 수송이 아닌 제3국간 화물 수송으로 벌어들이고 있다. 그만큼 달러획득의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영업량의 절반인 국내 수출입화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고충이다. 원화 평가절하로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에 따른 수출물량 증가가 기대되고 가시화되고 있으나 국내 시장의 경색에 따른 수입물량 감소가 수출물량 증가효과를 상쇄시켜 버리고 있다.
특히 외항선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수출물량 증가와 수입물량 감소에 따른 인.아웃 불균형. 나갈 때는 배를 가득 채울수 있을 지 몰라도 들어올 때는 빈 배로 들어와야 하는 것이다. 그만큼 장비효율성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된다는 것. 선박은 운항을 하지 않고 정박해 있어도 정박료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 가득 채운 배나 빈 배나 운항비용은 똑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운임회복을 기대한다면 상황판단 부재를 지적당하고 말 것이다. 특히 정기선 해운시장의 시황은 당분간 회복불가능이란 진단을 받은지 오래다.
국적외항선업계 역시 국가경제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모두가 같이 노력해야 하고 외항업계도 고통을 감내하며 동참해야 한다는 데 이의가 없다. 그러나 상당히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이미 국적외항업계는 세계에 해운시장에서 만만하게 봐서는 안될 무서운 존재로 인식돼 있다. 그만큼 국가의 위상제고와 국익 증진에도 일조를 해온 업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국제사회에서의 국가신인도 하락이 그같은 국적해운기업들의 국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기업들의 국제위상이 국가신인도와 하나로 묶여 흔들림으로써 받는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억울함이 관계자들의 마음에 가득하다. 국적외항선사에 대한 국제해운시장내의 소문이 양산되고 있는 것도 그 예가 되고 있다. 수송물량 확보에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선박확보 등 투자를 위한 해외 금융차입이 도대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내놓고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 고작해야 노후 비경제선의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선사간 인수.합병 등이다. 그러나 해양부가 제시한 방안을 넘어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 또는 그 이상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성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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