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문제는 사회전반에 걸쳐 시급을 요하고 있는 해결과제다. 해운항만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해운항만분야에서는 선박운항 및 항만하역작업의 자동화가 진전되면서 보급프로그램중 90% 이상이 2000년문제를 안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사용량이 급증해왔다. 따라서 시스템 보완이 되지 않는다면 운항, 경보, 감시 체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매우 크다. 특히 선박운항과 하역작업에 있어서는 대형재난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98년 5월 호주 항만당국은 2000년 문제에 대한 대책이 수립돼 있지 않은 선박에 대해 ISM(선박안전과 관련한 국제규격)의 적용과 연계해 선박의 입출항에 통제를 가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선박의 경우 자동화 추세에 따라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2000년 이전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世紀가 전환되는 시점에서 선박의 감항성을 포함, 선원, 화물에 대한 안정성 및 기타 해양환경 보호 측면에서의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위치를 자동으로 확인해주는 자동항법, 자동항로확인 장치인 GPS의 경우 1980년 1월 6일을 기점으로 10바이트를 사용, 날짜 산정을 하기 때문에 1,024週째가 되는 1999년 8월 21일이 되면 0(zero)주째로 인식, 이날을 1980년 1월 5일로 파악하게 되므로 GPS 수신기 자체가 오작동할 염려가 있다.
최근 훈련받은 선원들의 경우 GPS 등 최신 전자장비에 의존하고 있고 2000년 문제와는 거리가 먼 전통적 항해장비(Chronometer, Sextant, magnetic compass 등)의 사용에는 미숙하기 때문에 자동기기의 오작동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1999년 8월 21일의 1년 후인 2000년 8월 21일이 1981년 1월 5일로 인식된다면 2000년 8월 21일 부산항에서부터 1,300km 동북방 태평양해상 일정지점을 운항하기로 돼 있는 선박의 GPS는 1981년 1월 5일 운항일지를 찾아 항로를 바꾸게 될 것이다. 또 만약 그 선박이 1981년 1월 5일 당시 신조직후 대서양항로에 투입됐던 선박이라면 항법장비들은 대혼란에 빠져 '유체이탈'(?)을 통해 대서양으로 배를 옮기려 할 것이다.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선박운항에 있어서만은 큰 문제가 없다"는 낙관론도 없지 않다. 국적외항선사인 한진해운의 경우 최근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자동항법장치를 비롯한 선박운항 프로그램의 경우 2000년 문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엄청난 사건'은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만하역에 있어서는 경우가 다르다.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하역기기가 잘못된 위치에 컨테이너박스나 중량화물을 내려놓게 된다면 화물의 정확한 선적이나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한편 해양수산부도 PORT-MIS(항만운영시스템) 등 해운.항만부문 Y2K(밀레니엄 버그) 문제 해결을 위해 올 연말까지 연도코드를 2자리에서 4자리로 변경키로 했다. <김성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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