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가 세인의 감정으로 따라잡기 힘들만큼 빠르다는 의미에서 현대사회는 변화의 시대를 넘어서 단절(단절)의 시대가 되었다. 어제의 표준은 오늘에 통용되지 않고, 오늘의 객관이 내일에는 주관이 되어버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인식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오늘날 유통업계와 물류현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유통산업의 순환을 표현한 수레바퀴 이론(Wheel of Retailing)을 시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속도는 미처 우리가 대처하기에 숨가뿔만큼 빠르게 지행되고 있다.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내세워 서로 동떨어져 있던 한국 유통산업과 학계의 유기적인 협조를 촉구하는 무언의 압력과도 같은 이 현상을 보면서 조만간 닥쳐올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물류부문의 대비를 염려하게 된다. IHS(Interactive Home Shopping)의 등장을 일례로 보면, 미국의 경우 96년에 불과 5억달러에 불과한 IHS 부문의 매출이 2000에는 무려 3,000억 달러에 이르리나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IHS는 새로운 유통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유통의 혁명적 변화는 거래 행위의 형식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류부문의 상응하는 발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Supply Chain상에서의 소유권이전 경로(Ownership Channel)의 변화, 즉 단순화는 필연적으로 물류경로(Logistics Channel)의 변화, 즉 미세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물류부문에서 발생하는 정보량은 폭증할 것이며, 미래 물류의 경쟁력의 원천은 정보유통의 활성화가 될 것으로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유통경영의 환경이 Supply Chain의 관리로 전환되는 것은 물류관리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물류관리자는 물류전반에 관한 이해는 물론, 경영전반의 이해와 경제환경에 관한 예측력, 그리고 정보시스템에 관한 탁월한 통제력을 갖춘, 명실공히 ''Allrounder’이어야 하는 것이다.
일부 교육기관의 물류교육 프로그램이 부진을 면치 못한다고 한다. 물론 불황일수록 교육에 투자하라는 말이 경영난에 시달리는 현업에 대해서는 공허한 구호로 들릴수도 있게지만 미래에 대한 염려가 드는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남서울대 교수>

최재섭 전 남서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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