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원 물류문화연구소 소장

만물은 흐른다! 2 - 상품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어떤 것들이 흐르고 있을까? 아마 지구에서 가장 많이 흐르고 있는 것은 물일 것이다. 물은 지구의 3/4를 덮고 있다. 그 물이 머물고 있는 위치는 대부분 바다. 전체의 97%나 된다. 이런 물은 모여 있다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을 형성하고 곧 비가 되어 땅으로 내려온다. 스며들며 흐르고 모였다가 다시 하늘로 오르는 순환을 반복한다.
다음으로 정보를 들 수 있다. 정보통신기기의 급속한 발전으로 정보량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테이블에 얹어진 TV 모니터에 앉아 전 세계의 정보통신을 연결하는 통신인들의 숫자는 대략 줄잡아 1억명이 될 것이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전세계에 연결된 네트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흐르고 있다.
정보만 흐르는 것이 아니다. 상품도 흐른다. 국내.외 화물(상품)량은 해마다 평균 30% 이상 증가한다. 화물량이 증가하는 것은 글로벌화에 병행한 당연한 현상이다. 유통소매업의 세계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월.마트社는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저가(低價) 공급을 하고 있다. 글로벌 아웃소싱은 원자재가 싼 곳이면 세계 어디에서나 조달하며, 생산원가가 싼 곳이면 세계 어디에서나 생산하고, 팔릴 가능성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에서든 팔겠다고 하는 것으로 물동량 이동의 증가를 가져온다.
흐르는 것은 물, 정보, 상품 외에도 유행, 공기, 피(血) 등이 있고 흐름이 중요한 것들이다.
"요즈음 과연 물은 잘 흐르고 있는가? 정보는 잘 흐르는가? 상품은 잘 흘러가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그렇다는 대답을 얻기는 힘들 듯하다.
물의 흐름을 크게 왜곡시키고 있는 것은 엘리뇨 현상이다. 엘리뇨는 지구의 대기온도가 평균 4~5도쯤 상승하므로 발생하는 기현상으로 물의 위치를 크게 바꾸고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비가 내리는가 하면 어느 곳은 너무 많이, 어느 곳은 아주 없어서 세계는 재난을 당하고 있다.
21C의 재앙이라고 불리워지는 밀레니엄버그는 정보의 흐름을 왜곡시켜서 발생될 흐름은 재앙인 셈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계이지만 그 흐름을 무시하면 인간이 그 기계로 큰 재앙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된다.
아직도 상품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나라는 대부분 지불되는 물류비가 높은 나라들이다. 물류비가 높다는 것은 간단히 설명하면 상품이 이동되면서 걸리는 요소가 많다는 이야기다.
물의 흐름을 왜곡시켜서는 절대 안된다는 사실을 게릴라성 폭우로 우리는 경험했다. 정보의 흐름을 혼란스럽게 하면 어떤 재앙이 닥칠 지 두려운 마음이다. 그러나 상품의 흐름을 우습게 생각하면 어떻게 될 지 아직은 모두 생각을 못하는 듯 싶다.
지금은 결코 상품의 흐름을 쉽게 생각할 없는 시대에 와 있다.
<한상물류자료정보센터 부설 물류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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