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다를 바 없다”

KMI, 해운업 건전성 평가기준 합리화 주문

“해운기업에 대한 획일적인 부채비율기준(200%) 적용은 아테네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침대 하나를 놓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침대보다 크면 잘라 죽이고 작으면 늘려 죽였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 다를 바 없다”
금년말까지 부채비율을 200%까지 끌어내려야 하는 일부 국적외항선사들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해운물류연구실에서 국적외항해운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부채비율기준 제시를 주문하고 나섰다.
KMI 해운물류연구실의 강종희 연구원은 同실이 발행하는 주간 해운.물류속보를 통해 “모든 기업의 건전성을 부채비율로 평가함으로써 산업특수성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해운업을 차별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해운업에 대한 부채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외항해운산업의 붕괴는 단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종희 연구원은 이어 “해운업은 자본집약산업으로서 총원가에서 자본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60%에 이르며 이 비중은 최근 선박의 대형화, 고속화 및 전용화와 같은 기술혁신으로 오히려 증가추세에 있다”면서 “고가의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차입이 불가피하며, 결과적으로 외항해운기업의 부채비율은 타산업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외항해운업의 특수성을 언급했다.
그는 또 “해운산업의 높은 부채비율은 전용선과 같은 안정적인 운송체제의 발달에 기인한 바 크다”면서 외항해운업의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해운경영환경에 대해 덧붙였다.
다시말해 포항제철,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과 장기수송계약이 체결된 전용선박들은 원가보상을 전제로 확보되는 것이므로 자금차입이 용이하며 또한 차입비율이 높다는 것.그렇다면 해운기업에 대한 안정성은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나?
강종희 연구원은 “해운산업의 건전성은 부채비율보다 전용선의 확보와 같은 사업의 안전성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해운업의 건전성 평가기준을 부채비율이 아닌 고정장기적합률과 같은 합리적 기준으로 대체해야 하며 만약 대체가 아렵다면 산업특성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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