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돼지고기의 다이옥신 오염 파문을 국산 돼지고기 수출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
벨기에산 돈육의 다이옥신 오염 문제로 지구촌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파문을 국내산 돈육의 수출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김현기 농업지도사는 8일 "벨기에산 돈육의 다이옥신 파문으로 유럽산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 최대규모 돼지고기 수입국인 일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며 "일본시장을 두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국산 돼지고기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97년 자국 수요량의 51%에 이르는 72만8천t의 돼지고기를 수입했으며 이는 전세계 교역량의 30%를 차지하는 양이다.
지난해 국산 돼지고기의 대일 수출물량은 모두 9만t으로 이중 80%이상이 냉동육상태로 수출됐다.
국산 돼지고기의 대일 수출 강점은 바로 지리상 여건으로 냉동이 아닌 냉장상태로 수출할 수 있다는데 있다.
돼지고기를 일본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덴마크나 미국의 경우 일본에 도착하는 기간이 미국은 20일, 덴마크는 30일이 걸리지만 우리는 3일이면 족하다.
3일이라는 시간이라면 냉장상태의 유통이 가능하고 고급 신선육의 공급만 확실하다면 저렴한 물류비용으로 미국이나 덴마크보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설 수있다.
대일 수출의 또다른 강점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선호부위가 다르다는데 있다.
우리의 경우 삼겹살이나 목등심을 선호하는 반면 일본인들은 뒷다리고기나 안심, 등심 부위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수가격의 변동이 심하더라도 부위별 수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농산물 수출 의욕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지원책이 늘어난 것도 수출가능성을 높이는 한 부분이다.
그러나 돼지고기 대일수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있다.
97년 일본에 수출된 5만2천t의 돼지고기중 30%에 달하는 1만6천t이 일본에서 비정상품으로 판정돼 반품되거나 수출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돼지고기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1마리의 체중이 110∼120㎏일 때지만 수출물량 확보를 위해 규격돈이 되기도 전에 도축해 품질을 저하시키는 경우가 많고 도축장과 가공시설이 낙후돼 유통기한을 스스로 단축시키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의 냉장육 상태의 유통기간이 42일인 반면 우리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돼지고기 일본 수출을 위해 풀어야하는 또다른 숙제는 돼지콜레라다. 일본은 돼지콜레라가 발생하는 국가에서는 앞으로 수입을 완전 중지할 것임을 이미 선언했다.
미국과 달리 우리는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 계속 돼지콜레라가 발생, 완전 박멸을 위해서는 정부와 농가의 노력과 함께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현기 지도사는 "사실상 국산 돼지고기가 일본에 수출되기 시작한 시점이 대만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부터"라며 "우량종돈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수출업체의 경쟁력만 높인다면 다이옥신 파문이 오히려 국산 돼지고기 수출 기회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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