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선사들의 컨테이너 해상수송운임 인상에 대한 아시아지역, 특히 우리나라 화주들의 반발수준이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선사들은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선사들의 운임인상 계획이 화주들의 반발에 밀려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던 최근 수년간의 동향을 감안할 때 상상키 어려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에대해 해운선사들과 시황분석 기관들은 “이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루어지는 극히 자연스로운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5월 시행예정인 일괄운임인상에 대해, 구주항로 취항선사들은 7월의 일괄운임인상에 대해 ‘자신있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북미 및 구주 수출항로에서의 운임급상승은 수급개선과 空컨테이너의 절대부족이 주요인’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운임인상 불가피론에 힘을 싣고 있다. 보고서를 통해 정기선 해운항로 시황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올해 In.Out바운드 수급 불균형 심화>
수출용 空컨 300만TEU 부족 ‘악소리’
수출항로 운임상승, 당분간 지속될 듯

97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북미 및 아시아/구주항로 인.아웃바운드 물동량 불균형은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아시아/북미항로에서 對북미 수출물동량에 대한 수입물동량 비율은 95년 90.8%로 비교적 균형을 유지했으나 이후 점차 하락, 97년에는 78.0%로 불균형이 표면화되기 시작해 아시아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98년에는 56.1%로 급락했다.
올해도 아시아권의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불가능해 51.2%선을 보일 전망. 아시아/구주항로 역시 97년 78.2%에서 98년 60.6%로 급락하기 시작해 올해도 58.7%에 이를 전망이다.
이처럼 수출입 물동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북미 및 구주항로에서 발생하는 수출용 공컨테이너의 부족량도 크게 늘었다. 수출입물동량 불균형에 따른 수출용 공컨 부족량과 아시아권에서 생산된 현지 확보 컨테이너 박스 등을 고려해 산출해보면 아시아지역의 북미 및 구주항로에서 부족한 수출용 공컨테이너 수량은 97년 46만1,000TEU에서 98년에는 282만3,000TEU로 크게 늘어났다.
올해도 년간 생산능력이 212만TEU인 아시아권의 컨테이너 생산시설이 100% 가동되더라도 공컨테이너 부족량은 년간 308만4,000TEU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제 컨생산시설 가동률, 개별국가의 상황,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기타항로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러한 수출용 공컨 부족난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해운시장 운임은 선복 수급상황에다 선주 및 화주의 협력관계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해 결정돼 왔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의 급융위기 이후 북미 및 구주항로 수출입 물동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수출입 물동량 불균형이 거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북미 및 구주 수출항로 수급상황만을 고려할 때 이들 항로에서 수출물동량, 즉 운송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가격으로서의 운임을 상승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운항선대의 선복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컨테이너 용기도 적기에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아시아지역에서는 북미 및 구주항로에서 년간 300만TEU에 이르는 수출용 공컨테이너의 부족량을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송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는 운송서비스의 공급량을 심각하게 제한함으로써 수출화물의 적기수송을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운임상승을 가속화시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한 수급이 극도로 악화돼 운임이 최저의 수준에 미물고 있는 수입항로에서 수익성의 확보는 물론 원가의 보전도 거의 불가능한 운항선사들로서는 수입항로를 통해 북미 및 구주지역으로부터 회수되는 공컨테이너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이들 공컨테이너의 실질적인 이용자이며 수혜자인 수출화주에 부담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론.

다시말해 수출화주들은 수출항로에서의 운임상승요인과 함까 수입항로에서 발생하는 공컨테이너의 회수비용도 상당부분 부담할 수 밖에 없어 북미 및 구주수출항로 컨테이너운임의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운임인상 움직임>
守勢에 있던 선사, 攻勢로 전환
수출항로 연속 운임 끌어올리기

<북미항로 선사들의 强攻> 97년 이후 미국의 수입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아시아권 수출경쟁력이 상승, 대북미 수출 컨물동량이 급증세를 보이자 항로내 운항선대의 평균선적률이 보조를 맞춰 상승하기 시작했다.
98년들어 항로내 연간 평균선적률이 88.3%에 이르는 등 만선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자 북미항로 수출운임동맹(ANERA)은 5월 1일 품목별 기준운임을 조정하는 한편 6월 1일에는 성수기할증료에 이어 장비재배치할증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8월 17일에는 성수기할증료를 다시 인상했다. 그해 10월 1일에는 TEU당 150달러, FEU당 300달러의 GRI를 실시, 년초 TEU당 2,135달러 내외였던 기준운임을 TEU당 2,945~3,090달러선으로 끌어올리는 등 인상률이 38~45%를 보였다.
99년들어 98년 미해운개혁법 발효로 ANERA 및 북미항로수입운임동맹(TWRA)의 사실상 해체에도 불구,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이 5월 1일부로 아시아/북미서안항로에서 FEU당 900달러, 아시아/북미동안항로에서 FEU당 1,000달러의 GRI를 실시하는 한편 컨테이너당 90달러의 파나마운하통과료를 징수토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게다가 6월 1일 이후에는 FEU당 3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를 부과해 11월 30일까지 적용시킬 예정이어서 FEU당 1,300~1,400달러에 이르는 큰 폭의 운임인상이 예상된다.

<구주수출항로도 ‘지금이 기회’> 구주항로운임동맹(FEFC)도 고착돼 버린 운임불안정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97년초 운임률표상의 명목운임을 TEU당 817~898달러, FEU당 1,554~1,742달러로 인하, 현실화시켰다. 그러나 98년초 이후 동남아, NIEs, 일본 등 주요국가에서 대구주 수출이 급증하면서 평균선적률이 크게 상승하자 그해 7월 1일에는 아시아권 주요지역에서 차등적으로 TEU당 150~300달러, FEU당 300~600달러의 GRI를, 이어 10월 1일에는 일괄적으로 TEU당 150달러, FEU당 300달러의 GRI를 단행했다.
올들어서도 4월 1일 일본을 대상으로 TEU당 150달러, FEU당 300달러의 GRI를 단행하는 등 운임률표상의 대구주 수출운임을 인상했고 7월 1일에는 아시아전역에서 TEU당 300달러, FEU당 600달러의 GRI를 추가 단행할 계획이다.

<정기선항로 수급진단>
아웃바운드 滿船, 화주 선복확보 비상
아시아/북미 수입 컨물동량, 수출의 절반

<수출항로의 환호성> 아시아권의 대북미 및 대구주 수출물동량의 급증으로 수출항로 평균선적률이 상승, 수급이 크게 개선됐다. 97년 전년대비 15.4% 증가한 572만3,000TEU를 기록한 바 있는 아시아권의 북미항로 수출물동량은 98년 전년비 19.6% 증가한 684만5,000TEU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전년비 11.0%가 늘어 760만TEU에 이를 전망. 이에따라 아시아/북미수출항로 평균선적률은 97년 77.8%, 98년 88.3%, 99년 93.9%로 상승, 말그대로 ‘滿船’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항로내 수급개선이 운임 상승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구주 수출항로도 마찬가지. 97년 중국 및 서남아지역의 물동량 증가로 전년대비 9.0%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로 279만8,000TEU의 물동량을 보인 아시아/구주 수출항로 물동량은 98년 외환위기 확산과 함께 전년대비 19.5%나 늘어난 334만5,000 TEU(추정)에 이르렀고 올해도 8.0%가 늘어 361만8,000TEU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아시아/구주 수출항로 평균선적률은 97년 62.2%, 98년 72.6%, 99년 73.3%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특히 지중해, 아프리카, 중동 등 통과 및 연계수송지역의 물동량을 감안할 경우 구주수출항로 평균선적률은 최고 20%포인트까지 상승, 실질적인 평균선적률이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돼 대부분 선사들이 만선에 가까운 운항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흔들리는 수입항로> 수입항로 상황은 전혀 다르다. 97년 전년대비 3.0% 증가한 446만3,000TEU를 기록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바 있는 북미/아시아 수입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전년비 무려 14.0% 줄어든 383만9,000TEU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년말까지 1.4% 늘어난 38 9만1,000 TEU로 소폭 증가가 기대된다. 그럼에도 불구 올해 수입항로 평균선적율은 48.2 %에 불과해 절반을 빈 배로 운항해야 하는 등 수급악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구주/아시아 수입항로의 경우 올해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전년비 4.8% 늘어난 212만3,000TEU를 기록할 전망. 그러나 올해 구주/아시아 평균선적률은 48.2%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급악화가 예상된다.

<정기선항로 운임동향>
수년간 이어지던 운임하락세, 마침내 반전
수입항로 바닥세 운임은 벗어나기 어려워

<상황반전> 세계 정기선시장에서는 90년대 중반이후 초대형선

인도 본격화 등 선복량이 급증한데다 선사간 M&A 및 전략적 제휴 확산으로 보유선대 운항효율이 개선되면서 선복과잉, 시황악화를 유발했다. 이에따라 세계 정기선 시장의 주요 기간항로의 운임불안정이 지속됐고 특히 북미 및 구주항로에서는 97년 하반기까지 인겲틸 양방향에서 전반적인 운임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아시아의 극심한 경기침체와 미국의 호황이 정점에 이른 98년 들어서는 북미항로 이스트바운드에서, 구주항로 웨스트바운드에서 뚜렷한 운임 회복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운임동향> 아시아/북미항로의 경우 이스트바운드(대북미 수출항로) 시장평균운임은 98년 1/4분기 이후 급격한 회복세를 보여 4/4분기에는 TEU당 1,614달러까지 상승했다. 아시아/구주항로 웨스트바운드(대구주 수출항로) 역시 1/4분기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다 4/4분기에는 TEU당 1,455달러까지 올랐다.
반면 아시아/북미항로 웨스트바운드(대북미 수입항로) 운임은 하락세가 지속돼 98년 4/4분기중 TEU당 842달러선을 기었으며 아시아/구주항로 이스트바운드(대구주 수입항로) 역시 98년 4/4분기중 TEU당 807달러에 불과한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95년 이후 지속적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기점 항로 운임동향> 상황은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한 항로도 마찬가지. 우리나라/북미서안항로 시장평균운임의 경우 98년 1/4분기 TEU당 829달러에 불과하던 수출항로(E/B) 운임이 그해 4/4분기에는 TEU당 1,013달러에 이르렀으며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북미서안/우리나라 수입항로(W/B) 운임은 96년 1/4분기 이후 하락세가 지속돼 98년 4/4분기에는 TEU당 662달러선에 이르렀다. 올해도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
또 95년 3/4분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97년 4/4분기 TEU당 870달러로 바닥을 친 우리나라/북미동안 수출항로 운임은 98년 들어 운임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98년 3/4분기 이후에는 TEU당 1,100~1,150달러를 유지했으며 올들어서도 뚜렷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북미동안/우리나라 수입항로 운임은 96년 상반기까지 TEU당 1,300달러의 안정세를 유지하다 이후 하락세로 반전 98년 4/4분기에는 3년전의 절반수준인 TEU당 744달러로 떨어졌고 올해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구주 수출항로 시장평균운임은 96년 2/4분기 이후의 하락세를 벗어나 98년 1/4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회복, 4/4분기에는 TEU당 1,186달러, 99년 1/4분기 TEU당 1,247달러에 이르는 등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구주/우리나라 수입항로 운임은 95년 이후 장기적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채 98년 4/4분기 TEU당 744달러까지 하락했다 금년도 1/4분기에는 급기야 TEU당 520달러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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